“가자미눈을 뜨다.”라는 말이 있다. 몰린 눈의 모양새 때문에 흘겨보다는 뜻인데, 예전에는 생긴 게 못생겨서 또, 일명 세꼬시 뼈째생선으로 먹는 편이라 입안에 까끌까끌한 느낌이 싫어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식감이 좋아지는 나이가 됐나보다. 이제는 없어서 못 먹지, 있으면 언제든 환영하는 생선이다. 가자미는 꽤 좋은 맛있는 식재료다. 강릉 맛집 소개.
가자미는 어떤 생선인가?
가자미로 불리는 물고기가 있다. 넙치라 불리는 광어랑 참 비슷하게 생겼는데, 눈 기울어진 방향이 반대쪽이라 그걸 보고 보통 구분한다는데 솔직히 봐도 잘 모르겠다. 외국에서는 인기 있는 생선이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높은 편이다. 가자미회로 무침으로 먹기도 하고, 조림이나 튀김 생선구이로 많이 먹는다. 지느러미와 몸통쪽 살이 쫄깃쫄깃한 편이고 흰살생선인만큼 기름지지 않고 담백한 맛이 좋다. 구이로 먹으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상당한 별미다. 그리고 특이하게 함경도에선 가지미로 식해를 담가 먹었다. 속초아바이 마을이나 고성쪽 강원북부쪽에서 맛 볼 수 있다.
가자미 회무침을 넣어 만든 강릉 맛집 아바이회국수
속초에 가면 아바이회국수라는 간판의 회국수집이 몇 군데 있는데, 함경도 실향민들이 내려와 마을을 형성한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 이 가자미를 이용한 아바이회국수집이 생겨나면서 알려진 것 같다. 그런데, 몇 명 속초 현지인들은 아바이순대는 많이 먹어봤지만, 아바이회국수는 잘 모르겠다는 얘기들을 한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보면 백종원이 찾아간 속초 아바이회국수집이 유명하다.
강릉 맛집 아바이회국수
강릉 포남동 MBC강원영동 방송국 근처에 “아바이회국수”라는 간판을 단 현지인 강릉 맛집이 하나있다. 이곳을 알게 된지도 20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언제부터 영업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사가 근처고 늘 그 자리에 있어서 가끔씩 방문하는 곳이다. 지금은 테이블 6~7개 정도가 놓여있고 그리 가게가 넓은 편은 아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길쭉한 가게 모양 때문에 죄식 테이블들이 길게 놓여있어서 늘 방문하면 꽉 차있고 강릉현지인들이 점심시간쯤이면 줄을 서서 대기했던 곳이다. 실제로 20명 정도 들어가면 꽉 찬다.
웨이팅이나 줄서기 싫으면 점심시간을 무조건 피해서 방문하기 추천한다. 오전 10시30분에 오픈해서 저녁 7시까지 영업한다. 라스트오더는 오후6시30분이라고 적혀있지만, 저녁시간에 방문하려면 반드시 전화를 하고 가야한다. 보통 장사가 잘 될 때는 재료가 다 소진되어 저녁장사를 안 할 때가 종종 있다. 점심시간은 피하고 오픈런이나 11시부터 방문하거나 1시 이후에 방문해야 긴 웨이팅 없이 먹을 수 있다.
강릉 맛집 아바이 회국수의 특징은?
회국수, 회덮밥, 회무침 이렇게 메뉴는 딱 3개다. 우선 앉으면 회국수로 먹을지 회덮밥을 먹을지 고르면 된다. 메뉴를 주문하면 노란색 양은주전자에 아주 뜨거운 육수부터 갖다 준다. 사실 이걸 먹으로 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굉장히 뜨겁다. 육수는 손잡이가 달린 엔틴한 커피잔을 사람수 대로 주는데 거기에 따라 마시면 된다. 멸치육수인데 살짝 진한느낌도 있지만 묘하게 맛있어 회국수나 회덮밥이랑 같이 먹으면 궁합이 너무 좋다. 기본 2~3잔은 먹고 나오게된다.
메인 메뉴는 쪽파, 오이, 날치알, 김가루에 국수가 담겨 나오면 회국수가 되는 것이고 국수대신 밥이 담겨 나오면 회덮밥이다. 그리고 핵심인 회무침이 탑처럼 쌓여서 나온다. 가자미회에 해조류(다시마같은데?)와 가늘게 썬 무채가 잘 버무려진 회무침이 따로 큰 그릇에 담겨 나온다. 회무침 양이 약간 많다고 느껴지지만 회국수나 회덮밥에 골고루 넣어서 비벼주면 딱 적당하다. 먹다가 부족하면 회무침을 더 넣어서 먹다보면 그 많던 양이 바닥이 난다.
부드러운 가자미회에 가늘게 썬 무채가 아삭아삭한 식감을 내며 양념은 매콤한 듯 새콤하고 여기게 산뜻한 단맛도 살짝 느껴진다.
회국수와 회덮밥을 다 경험하고 싶으면 무조건 회국수를 시키고, 공기밥을 하나 추가하면, 회국수와 회덮밥을 골고루 다 맛볼 수 있다. 주로 이렇게 먹는 편인데, 바닥까지 박박 긁어 먹게 된다. 그리고 깨끗하게 비운 그릇에 멸치육수를 넣어 두세 바퀴 휘휘 돌려 양념까지 깨끗하게 비워먹는다.
반찬은 딱 하나다. 잘 익은 백김치가 나오는데, 회국수와 회덮밥에 백김치는 무조건 옳다고 본다. 이 황금비율의 맛을 어떻게 찾았는지도 궁금한데, 처음에 백김치를 받고는 반신반의 하지만 입에 넣으면 바로 안다. 왜 회무침에 백김치를 내놓는지 알게 된다.
포장은 비추
하나더, 배달은 안 할 뿐더러 사람이 많으니 방문해서 포장해 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포장은 비추다. 가까운 거리 포장해서 10분 이내에 먹을 수 있다면 괜찮지만, 20분이 넘어가면 회무침에서 물이 생겨 식감과 맛이 별로다. 회무침은 가게에서 바로 먹는게 최고다. 육수도 가게에서 먹을 때 그 뜨겁고 깊은 맛이 포장에서는 안 느껴져 아쉽다. 그럼에도 사람이 많아서 나는 가끔씩 포장해서 사무실에서 먹는다.
이 아바이회국수는 강릉 맛집이다. 마치 처음보면 투다리간판처럼 보이고 가게가 작고 테이블이 몇 개 없어서 단체로 먹기도 애매하고, 가끔 점심시간에 걸리면 긴 웨이팅도 감수해야 하지만, 이집을 한번 알면 길게 오래가는 단골집이자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