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낙지볶음 맛집 : 길손

문어, 오징어, 낙지, 주꾸미 같이 흐물흐물한 애들을 무척추 동물이자 두족류라 부른다. 얘들을 매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에 칼칼하게 볶아서 오징어 볶음, 주꾸미 볶음, 낙지 볶음 이렇게 해서 많이 먹는다. 맛도 거의 비슷비슷하지만 차이라면 식감이 미묘하게 다르고 같은 양념에 볶더라도 다른 풍미가 느껴진다. 이런 볶음은 대표적인 밥도둑들이다. 아는 선배는 낙지만 먹으면 꼭 한마디 한다. “낙지는 시름시름 앓던 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고 낙지를 먹으면 그렇게 든든하단다. 낙지가 무슨 산삼도 아니고 그럼에도 낙지는 식감도 쫄깃쫄깃 좋고 맛과 영양면에서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

낙지볶음 간단 레시피

요리법도 생각보다 간단하다. 레시피라고 할 것도 없고, 낙지, 양파, 대파, 홍고추, 청양고추, 깻잎이 다고 양념으로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다진마늘, 다진생강, 설탕, 참기름이 들어가는 정도다. 손질한 낙지를 물에 2-3분 데치고 한입크기로 썰어서 참기름과 생강즙을 뿌려 재워 놓고 야채를 손질해서 낙지랑 마구마구 섞어주고 야채와 양념을 전부 볶으며 된다. 사실 키포인트는 낙지와 양파다. 낙지는 오래 익히며 쪼그라들고 양념이 잘 베여들지 않기 때문에 쎈 양념으로 빠르게 볶아내는 게 포인트다. 또, 낙지볶음에 소면이 빠지면 섭섭하다. 

강릉 현지인 낙지 볶음 맛집 : 길손

어떤 식당에 가면 메뉴가 달랑 하나인 곳들이 있다. 사실 이런 식당은 맛집일 확률이 굉장히 높다. 한 우물만 파는 식당, 그 메뉴 전문점일 확률이 120%다. 단일메뉴 하나로 승부하는 맛집으로 강릉에 그런 집이 몇 군데 있는데 소개할 집은 강릉에서 낙지볶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이 바로 “길손”이라는 식당이다. 단일메뉴 하나이기 때문에 자리에 앉으면 일행이 몇 명인지? 사리를 넣을지 말지만 고르면 바로 셋팅되고 불에 달달달 볶아주고 먹기만 하면 된다. 

이곳에 방문할 때는 점심시간 12시를 피할 것을 권한다. 11시30분에 가도 식당은 이미 꽉 차 있는 상태고 웨이팅 줄이 늘어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일메뉴고 테이블들이 많다보니 회전률이 굉장히 빠른 편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바로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단일메뉴고 이미 오랜 기간 장사를 하셨던 분들이라 확실히 손이 빠르다.

상차림과 맛은?

테이블에 앉자 마자 인원수 만큼 기본 셋팅이 이뤄지고 바로 이어서 큰후라이팬에 낙지가 한가득 담겨서 나온다. 이제 달달달 볶아주기면 한다. 기술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지켜보면 된다. 볶다보면 낙지와 야채에서 기본적으로 물이 나온다. 물이 자작자작 나오면 국자로 휘휘 몇 차례 저어주면 야채들 숨이 죽는다.

기다림의 미학이 뒤따르는 음식이 바로 낙지볶음이다.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오래 볶으면 낙지가 쪼그라든다. 한 3-4분 정도 저어주면 되고 5분이상 되면 어느 정도 먹을 정도가 된다. 관건은 강불로 빨리 볶아주는것이다.

어느 정도 익은것 같으면 여기에 소면을 반드시 넣어준다. 소면이 빠지면 굉장히 섭섭하다. 그리고 양푼그릇에 김과 밥을 넣고 그 위에 볶은 낙지볶음을 위에 얹어서 마구마구 비벼주면 끝이다. 앗 이때 기호에 맞게 참기름을 살짝 넣어서 먹어도 좋다. 그리고 이제 먹을 일만 남았다.

이 얼마나 간단한 식사 한끼란 말인가? 밥과 비벼놓은 낙지볶음에 생김을 싸서 먹어도 좋고, 그냥 숟가락에 듬뿍 얹어서 입속에 넣기만 하면 된다. 낙지는 쫄깃쫄깃 식감이 훌륭하다. 늘 이집에서 먹을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낙지와 양념배합이 황금비이다. 양념은 당연히 이집만의 비법 양념이겠지만 사실 먹다보면 별게 없을것 같은데 묘하게 맛있다.

떡볶이도 들어있다. 낙지는 중국산이라고 적혀있지만, 상관없이 맛 만 좋다. 이 집을 방문할 때 손님이 많다 보니 포장만 해서 가는 분들도 많고 영업시간은 점심만 하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딱 영업한다. 저녁때 먹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6시 30분까지 포장해서 집에서 먹을 수는 있다. 물론 식당 운영의 노하우가 있어 힘들여 저녁 장사까지 하느니 점심때 반짝 영업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주차는 쉬운편이다. 마당에 15대 정도 주차할 수 있고 옆쪽 라인 근처에 주차를 하고 조금만 걸어도 쉽게 올 수 있다. 가끔 입맛 없거나 기운 딸린다고 생각할 때 이곳을 방문해서 낙지볶음을 먹는다. 그렇다고 한달에 몇 번씩 찾지는 않지만, 가끔 점심메뉴 고민할 때 “길손 낙지볶음요~”라고 강릉사람에게 얘기하면 어느하나 반대하거나 거절하지 않을 만큼 현지인 맛집으로 유명한 편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저녁때 못 먹는점과 점심시간 12시에는 피하는 것을 권한다. 일찍 가거나 아니면 오후 1시 이후에 찾으면 아주 편하게 맛있는 낙지볶음을 먹을수 있다. 강릉오면 꼭 맛봐야할 낙지볶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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