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삼겹살 맛집 : 서부시장 연지식당

전통시장, 재래시장 안에는 맛집들이 참 많다. 강릉 중앙시장은 이제는 강릉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필수코스가 된지가 오래다. 강릉에는 전통시장이 3곳이 있다. 중앙시장, 서부시장, 동부시장 이렇게 있는데 사실 이 좁은 소도시에 시장의 위치가 반경 5km안에 3개의 전통시장이 있다고 보면 된다. 3곳 모두 예전부터 강릉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맛집도 많고 이것저것 재미있는 곳들이 많다. 강릉 맛집 서부시장에 위치한 삼겹살 맛집 연지식당을 소개한다.

어릴 때부터 즐겨 찾던 시장 중에 서부시장을 꼽을 수 있다. 초등학교 바로 옆에 있어서 이 곳을 등-하교 하면서 수없이 지나다닌 곳이기도 하고, 학창시절 추억들이 곳곳에 묻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집은 중앙시장도 가깝고 서부시장도 가깝다. 걸으면 10분 내외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서부시장에는 어머니가 즐겨찾는 단골정육점과 기름집들이 있다. 이 단골정육점을 이야기 하자면 흥부정육점을 우선 꼽고싶다. 서부시장 입구에 자리잡고 있어 찾기도 쉽고 단골만의 특권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늘 좋은 고기를 끊어주는 곳이라 어릴 때부터 소고기, 돼지고기는 이 집 고기를 먹어왔다. 익숙한 맛, 늘 먹어온 고기 맛은 친숙하게 혀가 기억하기도 한다. 

전국에 있는 다양한 전통시장들이 현대화사업으로 깔끔해졌고 이용하기 편하게 리모델링 한 곳도 많다. 서부시장도 마찬가지다. 10여 년 전부터 변하기 시작하더니 주차장도 넓어지고 건물도 리모델링해서 깔끔하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예전 모습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도시재생 이런 사업으로 깔끔해졌고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도 열리고 있고, 야시장도 열리는 곳이 됐다. 물론 예전의 노포의 느낌을 그리워하는 분들도 많긴 하지만, 그럼에도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노포들을 보면 많이 편해진것도 사실이다. 연지식당은 이곳에서 30년을 장사한 노포다. 

예전에는 이 곳을 몰랐다. 초등학생이 지나다니다 알리도 없겠지만, 20-30대는 이 곳이 아닌 번화가에 있는 깔끔한 술집들을 선호했었는데 40넘어서 이 곳을 알게됐다. 노포는 노포만의 장점이 있고 맛을 선호하게 됐다고 할까? 이곳을 나이들어 알게됐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맛이다. 맛집으로 추천받어서 방문했다. 반한곳이다. 우선 메뉴판을 보면 그 가게, 그 곳이 어떤 장점이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맛집 메뉴판부터 살펴보자.

기본적인 메뉴판으로 다양한 메뉴들이 있다. 이런 노포, 선술집은 맛이 생명이고 어떤 메뉴를 골라도 기본이상으로 성공적이다. 그리고 나만의 루틴 같은게 있는데 우선 삼겹살을 주문한다. 삼겹살은 서부시장내에 있는 놀부정육점에서 매일매일 주문받은 만큼만 고기를 끊어오기 때문에 10분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그전에 우선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하는 것이 감자전이다. 감자전은 두가지 맛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데, 매운맛과 고추를 뺀 담백한 감자전 딱 두가지다. 취향껏 선택하면 된다. 담백한 맛을 선호하면 고추 빼면 그만이고, 난 고추를 송송송 썰어넣은 감자전을 선호한다. 이 감자전으로 소주 한 병정도 비우면 삼겹살이 나온다.

감자전에 소주를 먹다보면 삼겹살 메뉴가 셋팅된다. 이 고기가 어릴때부터 동네 고기 맛집 정육점에서 먹던 고기다. 삼겹살 그 어떤 삼겹살 전문점보다 고기질이 좋다. 저 색깔을 보라. 영롱하고 맛있어 보인다. 당연히 사장님의 삼겹살 자랑이 이어진다. 비계와 고기의 비율이 딱 적당하니 훌륭하다.

이제 열심히 굽기만 하면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집 삼겹살 맛의 비결은 김치다. 김치 맛있는 집치고 음식맛이 떨어지는 곳은 본 적이 없다. 돼지고기 삼겹살 기름이 흐르는 하류에 김치를 얹어주고 적당히 볶음김치를 만들어 먹으면 그것 이상으로 좋은것이 없다. 이 정도 고기에 소주는 2-3병은 기본이다.

노릇노릇 구어진 삼겹살은 정말 맛있다. 지금껏 함께 온 일행들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아왔다. 세상 제일 흔한 고기 삼겹살, 삼겹살은 그만큼 많이 먹고 제일 즐겨먹는 고기중에 하나다. 그래서 삼겹살 박사들은 차고 넘치다. 또한 삼겹살에 대한 철학은 누구나 있다. 그 까탈스런 입맛들은 늘 충족해 준 삼겹살 맛집이 바로 연지식당이다. 사실 사진상으로 보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고 고기질과 고기의 맛을 글로 표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결국 맛을 봐야 느낄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다른 메뉴들도 맛있다. 이집은 세식구가 모두 서빙과 일을 하고 있다. 여자사장님의 손맛은 이곳에서 30년 이상 장사를 하신 분이다. 남자사장님이 서빙을 하고, 따님이 감자전을 굽고 기본적인 전화예약을 받고 있고 일을 돕고있다. 그리고 매우 친절한 분들이다. 대놓고 친절과는 거리가 있지만, 음식을 내놓는 정성은 최고로 꼽고싶다. 무심한듯 음식을 내놓고 늘 한결같다.

그리고 이집의 특징은 3월~10월까지는 전화예약이 필수다. 전화로 꼭 예약을 해야 평상에서 먹을수 있다. 따로 평상 자리가 놓여있어서 주차장을 바라보고 비오는 날 찾으면 정취가 제대로다. 꼭 비오는날 평상에 앉아 삼겹살을 먹어보길 권한다. 빗소리와 삼겹살 기름튀는 소리는 멋진 하모니를 자랑한다.

위에 메뉴중에 반정도 먹어봤지만 거를 메뉴가 없다. 전체적으로 사장님의 손맛이 좋은 편이라 그 어떤 메뉴를 시켜도 기본이상으로 맛있다. 이것저것 메뉴걱정없이 편한사람이나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술자리에 메뉴를 걱정해야 한다면 무조건 이 집을 찾는 편이다. 기본이상이라 적어도 저녁과 술을 겸하는 자리에 맛으로 욕을 먹을 일은 절대 없다. 한달에 1-2번은 찾는 맛집중에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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