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수제비 맛집 : 돈까스 맛있는 집

가끔 수제비가 땡길 때가 있다.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무심한 듯 뜯어서 국물에 넣어 익혀낸 요리로 반죽의 모양을 제외하면 칼국수와 매우 흡사하다. 이름이 재밌는데 손으로 접었다고 해서 수져비-수제비가 됐다고 한다. 지금이야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지만 밀이 귀했던 시대에는 귀한 음식이어서 양반들이 먹었던 고급요리에 속했고, 미국의 원조로 밀가루가 들어오면서 서민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수제비 핵심은?

이 수제비라는 음식이 재밌는 것이 수많은 식당들이 있지만 수제비 전문점은 못 본 것 같다. 수제비는 칼국수집이 제일 잘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 속담에 ‘국수 잘 만드는 사람이 수제비도 못할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주 간단한 레시피가 장점인 음식이다. 또는 매운탕이나 추어탕에 넣어 먹는 부차적인 사리같은 느낌이다. 라면 스프에 수제비를 뜯어 넣어서 먹는 경우도 있다. 

수제비의 핵심은 쫄깃함이다. 질감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반죽을 얼마나 쫄깃하게 하는 것이다. 반죽을 수타로 오래 치댄 뒤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넣어둬야 쫄깃함이 살아난다. 문제는 집에서 해먹기에는 귀찮으니 수제비를 파는 식당을 찾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강릉사람들은 수제비를 먹을 바에야 감자옹심이를 먹으러 가는 편이다. 그럼에도 수제비 집을 검색해 보면  강릉 옛날수제비라는 구정면에 맛집이 하나 있는데 수제비 먹으러 구정까지 가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강릉 현지인 수제비 맛집 : 돈까스 맛있는 집

수제비 맛 집 간판이 ‘돈까스 맛있는 집’이다. 포남동 청송아파트 하나로마트 바로 건너편에 있는 분식집이다. 이집 음식은 메뉴가 많지 않다. 그런데 가게간판을 왜 이렇게 지었는지, 예전에는 확실히 임팩트 있는 간판인데 요즘처럼 검색을 해야 하는 시대에서는 저 이름으로 검색하면 강릉 온갖 돈까스 집들이 다 검색되어서 찾기가 쉽지않다. 그래서 핸드폰에 전화번호를 저장해서 늘 전화를 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그것조차 귀찮으니 검색을 했는데 검색결과는 찾는데 1-2분 정도 걸리니 확실히 요즘에 검색에 특화된 식당명은 아니다.

간판이름답게 돈까스 맛 집이다. 일반 돈까스와 치즈돈까스, 플러스 돈까스(일반 돈까스의 곱빼기), 생선까스 이렇게 4가지 돈까스 메뉴가 메인이다. 그 외 제육덮밥과 김치덮밥, 날치알 돌솥밥 3가지 밥 종류와 여기에 감자수제비, 얼큰수제비 수제비 2종류, 쫄면, 비빔국수, 라면 4가지 면 종류 메뉴가 전부다. 계절메뉴로 여름에는 열무냉면, 열무국수 겨울에는 손만두국이 있다. 

사장님이 손맛이 좋아서 여기 메뉴는 뭘 선택해도 다 맛있다. 밑반찬도 전부 맛있고 돈까스도 자주 먹는 편이고, 제육덮밥은 내 입맛에는 강릉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집 수제비가 정말 예술이다. 수제비가 특별난 특제양념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기본 국물만 잘 내면 맛있는 편이다.

담백한 수제비는 단연 감자수제비고 전날 술을 조금 마셨다면 김치가 들어가 있는 얼큰수제비를 선택하면 된다. 수제비가 쫄깃한 것이 가끔씩 생각나는 맛이다. 

사실 두 종류의 수제비중에 그날그날 먹고싶은 걸 시키면 되는데, 늘 고민이다. 둘 다 맛있는데 중국집에가서 짜장이랑 짬뽕이랑 뭘 먹어야 할 지 고민하는 그런 느낌이다. 감자:얼큰 1:2 정도로 시켜먹는다. 난 얼큰이 더 땡기는것 같다. 얼큰수제비는 김칫국 느낌에 수제비를 넣어서 적당히 얼큰하게 먹기좋다.

17년 된 동네 분식집 : 돈까스 맛있는 집

사장님은 이 장소에서 30년을 장사를 하셨단다. 처음에는 옷가게를 하다가 2007년부터 돈까스 맛있는 집을 운영하고 있다. 가게 평수는 10평 남짓 주방은 뻥하고 뚫려있고 2/3가 홀이고 1/3이 주방이다.

배달은 안하며 테이블도 6개정도밖에 안 된다. 밥하기 싫을 때 가끔씩 퇴근길에 포장해서 집에서 먹을 때가 있는데 전화로 미리 전화해 놓을면 10분이면 요리가 뚝딱 나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들고 가서 먹으면 된다. 말 그대로 동네 맛 집인데 비오는날 수제비 땡길때 종종 찾는 곳인데 아주 맛있다. 사장님 굉장히 친절하다. 가끔 포장해 갈 때 밑반찬도 더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그냥 이곳에서 오래오래 장사하셨으면 좋겠다. 주변 회사원들이나 주택가에서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 점심시간에는 늘 자리가 없다. 다른 모든 메뉴들이 맛있으니 꼭 방문해 보거나 포장해서 드셔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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