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숨은 맛집 : 원성식당

강릉에도 수많은 중국집들이 있지만, 강릉에서 제일 오래된 중국집이 명주동에 위치해 있다. 무슨무슨 반점, 루, 각 이런 이름이 아닌 그냥 원성식당이다. 간판제목만 봤을때는 중국집이 아니고 무슨 백반집 같은 느낌이지만 앞을 지나면 배달오토바이가 딱 보이고 “나 중국집이야”하는 외모와 사진들이 붙어있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포스가 후덜덜한데 정말 오래 한 자리에서 영업을 한 모습 그대로다.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 나이대도 중장년이상의 나이대가 있는 손님들이 많이 찾고 현지인들이 많은 편이다. 강릉 숨은 맛집 노포 중국집 원성식당.

한국식 중화요리를 파는 음식점을 중국집, 중식당, 반점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집에서는 이름과 달리 오므라이스, 짬뽕, 잡채밥 등 본래 중국에 없는 요리가 많으며 짜장면등 한국식 중화요리를 메인으로 하고 여름에는 냉면, 콩국수, 밀면 같은 계절메뉴를 파는 곳도 있고 업소마다 김치볶음밥, 제육볶음, 돈까스같은 메뉴를 판매하는 곳도 있다.

재미있는 것이 한국의 중국집 이름에는 주로 끝에 ~반점, ~각, ~루, ~성, ~원, ~관, ~강, ~궁 등이 들어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중국집에서 나오는 음식의 기원을 찾아보면 송나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채기름이 발명되기 전에는 주로 찜요리나 탕요리가 발달했는데 유채기름이 발명된 뒤에는 볶고 튀기는 요리가 중국에서 보편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유채기름보다는 돼지기름을 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말과 대한제국 때 인천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에서 시작된 중국식당의 기원이다. 해방이후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는데 70년대까지 만해도 중국집이 아닌 청요릿집으로 제법 고급 요리에 속했는데 80년대 외식산업이 활성화 되면서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현재의 중국집이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집의 핵심은 배달이었다. 면 요리는 만든 후에 즉시 먹지 않으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속배달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강릉에서 제일 오래된 노포 중식당이 바로 원성식당이다. 1971년에 문을 열고 영업을 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50년이 훌쩍 넘은 긴 세월 한자리에서 중국음식을 선보였던 노포 중에 노포다.

1970년 초반 전국적으로 중국집들이 생겨날 때 강릉 명주동에 자리 잡은 이 식당은 강릉 현지인 중국집으로 가장 많이 추천하는 메뉴로는 “짬뽕밥”,“간짜장”,“볶음밥”,“잡채밥”,“탕수육”을 들수 있다. Since 1971, 내 나이보다 많은 이집은 전통의 강릉 숨은 맛집이며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인근에 배달도 하고 있어 식당에서 밥을 먹다보면 점심시간에 끊임없이 배달전화가 울려댄다.

70년대 강릉의 업타운은 단연 명주동이었다. 현재 임영관아터에 강릉시청이 있었고 강릉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이기도 한데 주방장이자 원성식당 사장님은 강릉 명주동의 산증인 같은 분이다. 이 사장님의 웍질은 화려하기로 이미 정평이 나있을 정도다. 

짜장면은 춘장과 야채, 고기 등의 재료를 다시 식용유에 볶아 면에 비벼 먹는 한국식 중화요리로 중국의 작장면이 한국에 유입된 뒤 변형된 현지화 된 음식이다.

메뉴판을 보면 가격이 착하다. 6000원, 요즘 어디가서 6000원짜리 짜장을 먹을수 있을까? 그런데 이집에서는 간짜장을 더 추천한다. 원래 짜장면은 모두 간짜장이었다고 한다. 1970년대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물을 첨가해 묽게 만들고 점도는 전분으로 처리하는 물짜장이 등장하면서 현재의 짜장면의 형태가 완성된 것이다. 간짜장은 양념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바로 볶아서 만든다. 

짬뽕도 비슷한 경우로 채소와 해산물, 육류등을 볶아 육수로 끓여낸 얼큰한 국물에 면을 넣어 만든 한국식 중화요리다. 원성식당 짬뽕은 무난하지만 주변 지인들의 추천은 짬뽕보다는 짬뽕밥을 더 많이 추천해줘서 늘 방문할 때 짬뽕밥을 먹는다.

짬뽕과의 차이는 계란후라이가 올라가 있는 정도 차이뿐이다. 대게 짬뽕밥을 시키면 당면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원성식당은 특이하게도 짬뽕의 면이 살짝 들어있다. 짬뽕면이 들어가 있고 그 면부터 후루룩 먹고 밥을 말아서 먹으면 된다.

짬뽕의 내용물은 홍합, 오징어, 돼지고기, 조개, 양파, 애호박, 콩나물, 당근이 우선 눈에 보이는 식재료다. 여기에 후추를 살짝 뿌려서 먹는데 보기에는 굉장히 매콤하고 칼칼한 느낌이지만 그렇게 매운편은 아니고 자극적이지 않고 약간 칼칼한 맛은 있다. 국물을 먹었을 때는 훅이 느껴질 정도로 국물은 나쁘지 않고 괜찮은 편이다.

잡채밥은 한국식 당면잡채와 중국식 고추잡채를 반반 섞은 것 같은 메뉴로 잡채를 볶아서 밥에 얹어주는 한국식 중화요리다. 일반 잡채보다 기름기가 살짝 있는 편이고 매콤한데 아마도 고추기름 때문인 듯 하다. 요리할 때 탕수육용 길게 썬 고기를 같이 넣어주는데 사실 이 맛에 잡채밥을 먹는다.

원성식당에서 먹는 잡채밥은 주문하고 바로 신선한 재료와 당면을 볶아서 나오기 때문에 맛이 없을수 없다. 잡채밥에도 계란후라이가 얹어준다. 짬뽕밥을 안 먹는 경우는 주로 잡채밥을 시켜서 먹는 편이다. 

저녁시간 회식때 방문해서 이것저것 요리를 여러개 시켜서 먹어봤는데 전체적으로 너무 맛있다. 난자완스, 양장피, 팔보채, 탕수육을 시켜서 먹어봤는데 난자완스와 탕수육이 특히 좋았다. 탕수육은 새콤달콤 예전 중국집에서 먹던 추억의 그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기본적으로 소스가 따로 나오지 않고 얹어져서 나온다. 

거의 모든 메뉴가 훌륭한 편이라 인근에 배달도 정말 많은 편이다. 노포답게 식당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뻥 뚫린 주방에서 연세 지긋한 사장님의 웍질은 노련하기만 하고 사장님의 손맛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 음식 하나하나 모든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려낸 중국집에서 느낄 수 있는 거의 모든 맛을 제대로 살려낸다. 긴 세월을 한 자리에서 중국집을 운영하고 그 세월만큼의 단골이 찾는 곳이라면 믿고 찾을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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