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장칼국수 맛집 : 안목바다식당

장칼국수는 강릉의 소울푸드다. 어릴 때 할머니가 새참으로 끓여줬던 장칼국수 맛은 잊히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논이나 밭에 일하러 가시면 할머니는 늘 새참을 준비하셨는데 새참의 가장 단골 메뉴는 장칼국수였다. 고추장, 된장으로 맛을 낸 장칼국수는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니 당연히 집집마다 끓여낸 장칼국수는 맛이 다 달랐다. 논두렁에 앉아 먹던 장칼국수는 세상 그 어떤 맛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리운 맛이다. 강릉 장칼국수는 크게 두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육수를 해물로 내는지 고기 육수를 내는지에 따라 확실하게 차이가 났다. 해물은 시원한 감칠맛이 특징이고, 고기육수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강릉에는 유명한 장칼국수집들이 많은데 그중에 약간 매콤 칼칼 알싸한 집이 하나 있다. 안목바다식당 장칼국수, 칼만두를 소개한다. 

강릉사람들은 현재 안목바다식당의 위치가 안목이 아니라 병산동 감자적과 옹심이 거리이고 남항진으로 들어가는 입구 쪽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아니 병산동 남항진 입구에 위치한 가게 이름이 왜 “안목바다식당”이야?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 나름 이유가 있다. 원래 안목바다가 훤히 보이는 곳에서 영업을 시작했고, 그러다 자리를 옮긴 곳이 병산동 현재 위치에 식당을 재오픈했는데 가게 이름을 그대로 “안목바다식당”으로 쓴 것이다. 사실 거리상으로 봐도 그렇게 멀지도 않고 안목도 가깝고 하니 굳이 이름을 바꿀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안목에 있을 때도 나름 단골들이 많았던 편이고 그때는 콩국수를 먹기 위해 종종 찾았었다. 장칼국수도 인기가 많은 편이었는데 이집만의 특징은 약간 매콤하고 칼칼한 맛이 특징이다. 강릉에서 장칼국수집들이 길에 줄을 늘어선 젊은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집은 현대장칼국수와 형제칼국수가 있다.

이집의 특징은 맵다. 단계별로 매운맛이 특징이고 젊은 친구들이 이 매운맛을 꽤 선호하는 편인 것 같다. 항상 지나다니며 봐도 젊은이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30대에 해장하러 형제칼국수나 현대장칼국수집을 자주 찾았지만 이제는 웨이팅을 하며 기다리기에는 에너지가 너무 빠진다. 그리고 매워도 너무 매워졌다. 그런데 안목바다식당은 적당히 매콤하고 알싸하고 칼칼한 매운맛이 오히려 적당하니 좋아졌다. 

안목바다에 있을 때 보다 현재 위치로 이전했을 때 운치는 오히려 더 있다. 한옥 주택을 개조해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고 한옥 뒷쪽에 대나무도 멋들어지게 자리하고 있어 분위기는 훨씬 더 좋아졌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입소문이 났는지 여기도 웨이팅을 해야 되는 곳이 됐다. 점심시간에 주로 방문을 하는 편인데 늘 10분-15분정도 기다려야 한다. 

이런 기다림이 싫으면 11시30분정도에 방문하며 기다림을 줄일수 있다. 이곳에 오면 주로 먹는 메뉴는 딱 정해져 있다. 동절기 10월부터 4월까지는 칼만두를 먹는 편이고 5월부터 10월까지는 장칼국수를 먹는다. 그리고 한여름 더울때는 당연히 콩국수를 선택한다. 

기본적으로 장칼국수에 만두가 3-4개 정도 들어간 메뉴가 칼만두다. 동절기에만 판매를 하는데 장칼국수도 맛보고, 만두도 먹고 싶으면 이 메뉴가 베스트라고 본다. 만두는 김치와 소고기를 갈아 함께 넣은 소고기 김치 만두로 매일 직접 빚는 손만두다.

정확하게 어릴 때 할머니가 빚어서 끊여준 손만두의 느낌이다. 요즘 시중에서 파는 만두피의 얇은 그 느낌이 아니고 두툼하고 할머니가 빚어준 손만두의 맛이다. 칼만두는 김치가 맛을 어느 정도 좌우하는 편인데 살짝 맛이 다를 때가 있는데 이건 아마도 김치가 익은 정도와 김장을 언제 했는지에 따라 맛이 약간씩 달라질 때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장칼의 칼칼한 맛과 어우러져 매콤함이 더한 맛있는 칼만두라고 할 수 있다. 

장칼국수는 경고문이 있다. 얼큰 매콤한 장칼국수라고 적혀있다. 그래서 주문할 때, 조금 덜 맵게 해달라고 꼭 말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살짝 칼칼하고 매운 편이다.

그런데 이게 눈물 쏙 빠질 정도의 매운맛이 아니고 중독적인 매운맛이다. 젓가락이 계속 가는 매운맛이고 전날 술이라도 먹었다면 해장으로 정말 딱인 느낌이다. 가끔 해장으로 장칼국수가 땡기는 날 들르는 곳이다. 정말 땀을 뻘뻘 흘리며 알코올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고추장과 된장 베이스로 만든 장칼국수인데 고추장에 비중이 더 높은 편이듯 하고 여기에 땡초를 넣어서 매운맛을 낸 것 같다. 그리고 표고와 파도 왕창왕창 들어가 있다.

이 매운맛은 확실히 캡사이신을 쓴 화학적인 매운맛이 아닌 매운 고추가 들어가 있는 맛있는 매운맛이다. 그리고 메밀전병은 무조건 주문하라고 추천한다. 메밀전병은 약간 매콤한 편인데 장칼국수나 칼만두 나오기 전에 미리 입가심으로 매콤함을 섭취해 두면 좋을 듯하다.

메밀전병에는 특이하게도 구운 마늘이 들어가 있어 살짝 달달한 맛도 느껴지고 상당히 맛있고 에피타이저로 먹게 되는 메밀전병이다.

사실 안목바다식당의 가장 인기 메인메뉴는 하절기에 먹는 콩국수 맛집이었다. 적어도 콩국수 때문에 이집을 많이 방문했는데 여름도 아닌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서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바로 매콤 칼칼한 장칼국수가 입소문이 나면서부터였다. 사실 콩국수만 먹으러 왔던 집이 어느새 매콤 장칼국수 맛집이 되어 있었다. 장칼국수나 칼만두 둘 다 양이 꽤 많은 편이고 중독적이고 맛있는 매콤칼칼얼큰한 맛이다. 매운걸 못 먹는다면 반드시 덜 맵게 해달라고 꼭 얘기해야 한다. 해장용으로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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