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장칼국수 현지인 맛집 2 – 청송장칼국수, 일송손칼국수

강릉 장칼국수 이야기.

강릉 토박이들의 소울푸드 장칼국수,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장칼국수는 당연히 전국 어디에서든 먹을 수 있는 음식인줄 알았다. 그러다 20대 이후 타 지역을 방문하고 여행하다 알게 된 사실은 그 어디에도 장칼국수는 없었다. 해물칼국수, 바지락칼국수, 닭칼국수 집은 많았지만 어딜 가도 장칼국수집은 찾을 수 없었고, 제일 많이 본 것이 바로 바지락칼국수였다.

그때 알았다. 장칼국수는 강원 영동지역에서만 먹는 향토음식이었구나. ‘아니 이렇게 맛있는 장칼국수를 왜 안 먹었지?’ 이후 아시다시피 먹방이 유행하고 전국 곳곳에 숨은 맛집과 푸드파이터들과 다양한 유튜버 먹방까지 등장하며 대한민국은 먹방중이라고 느낄 만큼 먹는 것에 진심을 드러냈고, 강릉을 대표하는 먹방으로 장칼국수가 서서히 알려지게 됐다.

우선 백종원의 3대천왕과 최고의 사랑에서 윤정수 고향나들이에서 장칼국수집들이 소개되면서 이제는 웨이팅은 당연히 필수고 긴 줄을 서야 장칼국수 한 그릇을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사장님들에게 죄송하지만 속으로 나만의 단골집들이 이제 더 이상 알려지지 않은 현지인들만 아는 맛집으로 남아주길 은근 기대하게 되는 곳들이 생겨났다.

 

포남동에 위치해 있는 청송장칼국수의 첫 느낌은 양이 많다.

회사 선배의 소개로 찾게 된 곳으로 입암동 공단에 위치한 동일장칼국수와 매우 비슷한 느낌의 장칼국수 집이다. 이곳의 특징은 멸치국수로 육수를 낸 것 같고 바지락, 호박, 표고버섯, 청양고추 그리고 냉이가 포인트다. 예전에 냉이향이 진해서 좋아했는데, 요즘은 냉이 구하기 힘든지 냉이나 애호박, 버섯 같은 재료의 양이 조금 준 느낌이고 대신 매콤한 청양고추의 양이 조금씩 늘어 맵고 칼칼한 느낌으로 살짝 변한 것 같다. 반찬은 열무와 깍두기로 단출하고 장칼국수랑 깍두기 궁합이 좋다.

최근 방문했을 때 보니까 좌식으로 앉아서 먹었던 자리에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구운만두와 물에서 건진만두 메뉴가 추가됐다. 면 요리는 먹을 때 배가 많이 부르지만 생각보다 소화가 빨리되는 경우가 많아 2~3 시간 뒤에 허하다는 분들이 있다. 자~ 이럴 때 공기밥과 구운만두 같은 걸 추가로 먹어주면 아주 든든하겠다.

또 한 곳은 바로 근처에 있는 “일송손칼국수” 집이다.

이 집은 특이하게 장칼국수에 손으로 빚은 만두를 넣어서 장칼만두국이 메인이다. 장칼국수도 먹고 싶고, 만둣국도 먹고 싶을 때 고민 없이 시키면 된다. 사장님 “장칼만”이라고만 하면 된다. 직접 손으로 빚은 김치만두가 포인트다. 피가 얇지 않고 약간 두툼한 편이면 터져서 나오는 경우가 없다. 김치만두가 3개 또는 4개정도 들어있는데, 풍미도 좋고 장칼국수의 얼큰함과 만두의 만남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장칼만둣국
일송손칼국수

당면, 부추, 두부, 고기, 김치가 적당히 큼직하게 들어가 있고, 어릴 때 할머니가 빚어주신 김치만두의 느낌이며 적당한 김가루와 깨, 거기에 계란을 풀어서 포만감이 높은 편이다. 참고로 반찬으로 무생채와 양배추김치가 나온다. 아마도 만두 안에 김치가 들어가다 보니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양배추김치로 내 놓은 것 같다. 그리고 청송장칼국수처럼 냉이가 들어가 있어 은은하게 냉이향이 올라온다.

기본적으로 장칼국수는 술 마신 다음날 가장 먼저 생각하는 해장음식이다. 짬뽕도 좋지만 강릉토박이들은 짬뽕보다 장칼국수가 더 땡기는 편이라 본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다. 얼큰한 장칼국수 한 그릇에 몸에 녹아있던 알코올이 방출되는 느낌이다. 강릉유명 장칼국수집들이 웨이팅을 거쳐야 한다면 이런 현지인 장칼국수 맛집에 한 번 방문해 보시라.

1 thought on “강릉 장칼국수 현지인 맛집 2 – 청송장칼국수, 일송손칼국수”

  1. 장칼은 금학.엄지네,중앙시장 안쪽 이름없는 집들이 어릴땐 유명했는데 요즘은 곳곳에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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