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콩국수 맛집 : 화성칼국수, 형제만두

여름만 되면 즐겨 찾아 먹는 음식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냉면, 막국수, 밀면, 콩국수, 물회, 초계국수, 삼계탕 정도가 될 텐데, 이열치열이라고 더운 날 뜨거운 음식을 땀 뻘뻘 흘려가면서 먹는 음식들도 있지만, 시원한 맛에 먹게 되는 음식이 바로 냉면, 막국수 같은 비빔국수류의 음식들에 손이 더 자주가기도 한다. 여름에 즐겨 먹는 콩국수 역시 별미 중에 별미다. 강릉 콩국수 맛집 소개.

콩국수를 못 먹어요.

사실 콩국수를 먹기 시작한건 서른이 넘은 나이부터다. 콩국수의 맛을 몰랐던 것도 아니고 어릴 때 콩국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으로 먹지 못했는데 그건 바로 비린내 때문이었다. 어릴 때 생긴 음식 트라우마로 실제로 못 먹는 음식들이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나에게 콩국수가 그런 음식이었다. 생애 처음 먹은 콩국수에서 나는 콩 비린내는 잊히지 않는다. 

주변에 이 콩 비린내 때문에 콩국수를 못 드시는 분들이 꽤 있는데, 이런 경우는 십중팔구는 나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콩국수를 파는 곳도 많이 없어서 집에서 콩국수를 해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리 제대로 삶고 별별 첨가물을 넣어도 단백질이 풍부한 콩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비린내를 잡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콩국수 비린내 때문에 콩국수를 멀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콩 비린내를 어떻게 잡을까?

콩은 아무리 품질 좋은 콩을 제대로 삶아도 비린내는 남는다. 메주콩, 서리태, 흰콩 등 그 어떤 콩을 쓰든 비린내는 날 수 밖에 없는데 결국 이 비린내를 잡는 것이 관건이다. 콩을 너무 살짝 삶으면 비린내가 나고, 너무 많이 삶으면 메주 냄새가 난다. 콩은 8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주고, 끊인 후 10분 이내로 삶아 주는게 관건이다. 대부분 콩을 충분히 불리지 않은 상태에서 삶으면 비린맛이 나고 고소한 맛이 덜하다. 

요즘은 식당에서 파는 콩국수에서는 이런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마트에만 가도 각종 콩국물을 상품으로 내 놓고 파는 경우도 많고, 손쉽게 집에서도 면만 삶아서 콩국물에 오이 토마토를 썰어 넣고 콩국수를 해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마트에서 파는 강릉초당 냉콩국물을 자주 사서 먹는 편이다. 면을 삶아서 직접 집에서 만들어 먹는데 비리지도 않고 생각보다 맛이 훌륭하다. 집에서 먹는 콩국수도 이제는 상향평준화된 맛이라 하겠다.

콩국수는 언제부터 먹었을까?

그럼 도대체 언제부터 콩국수를 먹었을까? 언제 누가 어떻게 처음 만들었는지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조선시대 기록에 양반들은 잣을 갈아 만든 국물에 면을 말아먹었고, 서민들은 콩을 갈아 만든 국물에 면을 말았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주로 국수전문점, 중국집, 분식집에서 여름 계절음식으로 여름철에 특히 즐겨 찾으니 한정상품인 경우가 많다. 사실 면은 따로 정해진 것이 없어 중화면이나 소면에 말아 먹기도 하고, 칼국수면이나 다양한 면을 넣어서 먹는다. 가끔 어떤 식당에 가면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해 우유나 두유, 땅콩을 갈아서 넣어주기도 한다. 

강릉 콩국수 맛집 : 화성칼국수 서리태콩국수

어릴 때 못 먹던 콩국수를 회사 바로 앞에 있는 이집에서 내놓은 서리태 콩국수로 처음 먹으면서 어느 정도 극복을 했다. 직원들이랑 단체로 점심시간에 갔는데 다 먹는 콩국수를 나만 못 먹는 것도 이상했고 점심메뉴로 콩국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먹어보니 비린내는 없었고 맛있었다. 그제서야 콩국수의 제 맛을 알아간 것 같다. 이제는 웬만한 콩국수는 거의 다 먹는 편인데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준 경우다. 

서리태

화성칼국수는 평소 칼국수 맛 집으로 즐겨 찾는 곳이다. 장칼국수도 걸쭉하고 장칼국수에도 콩가루를 뿌려준다. 이 집은 서리태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곳이다. 서리태는 껍질은 검고 속은 파란 콩으로 10월에 서리를 맞은 후에 수확한다고 해서 서리태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리를 맞아 당도가 높아 다른 잡곡과 함께 밥에 넣어서 먹거나 떡을 만들 때 함께 넣어서 먹기도 한다. 서리태는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고 식물성 지방질도 많다. 

화성칼국수는 여름만 되면 칼국수보다는 오히려 이 서리태 칼국수가 더 인기다. 이집은 된장찌개, 김치찌개, 청국장 맛 집이기도 하다. 저녁에는 오리훈제, 오리구이, 삼겹살 메뉴도 많이 나가는 편이다. 그럼에도 날이 슬슬 더워지기 시작하는 6월말부터 9월초까지 점심메뉴는 거의 서리태 칼국수만 하고 있다.

다른 메뉴를 먹고 싶어도 눈치가 보일 정도다. 하지만 정말 건강해 질 것 같은 여름별미 걸쭉탱글탱글한 서리태 콩국수는 내가 먹어본 콩국수집중에서는 최고다. 아주 걸쭉하고 면발은 탱글탱글 먹물파스타가 연상될 정도로 점도가 높은 콩국수집이다. 

강릉 콩국수 맛집 : 형제만두

두 번째 소개해 드릴 집은 강릉 형제만두집이다. 사실 이 집은 만둣국 맛 집이다. 사골을 우려낸 국물에 김치만두가 예술인데 겨울에 한 달에 2-3번은 찾는 집이다. 사장님이 식재료 재료값이 올라가 늘 툴툴거리는 편이지만 음식을 만드는 정성만큼은 최고다.

사골을 늘 우리고 계시고 갈 때마다 늘 김치를 담그고 계시는 것 같은 느낌이다. 겨울메뉴는 사골만두국과 장칼국수고 여름메뉴는 콩국수와 밀면이다. 강릉에서 제대로 밀면을 맛볼 곳이 없는데 이곳에 가면 굳이 부산까지 가지 않아도 강릉에서 부산의 밀면 맛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여름별미 콩국수는 국물부터 맛보는데 고소하고, 고소하고 또 고소하고 진하고 진하다. 이집 콩국수 면발은 장칼국수에 쓰는 면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살짝 가는 듯 쫄깃하고 콩국물을 적당하게 머금고 있어 쫄깃하고 스르르 목 젓을 타고 잘 넘어간다. 그리고 이집의 맛의 비결은 김치다. 늘 갈 때마다 김장을 담그고 계신 것 같은데 미리 김장을 담가두고 익힌 다음 작년 김치를 내놓는데 아삭아삭한 식감에 맛까지 일품이다. 이 김치로 만두소를 만드니 맛이 없을 수 없다. 고소함을 더해줄 콩가루도 위에 살짝 뿌려져 있고, 특이하게 소금을 주는데 소금물을 식초통같은데 담아서 준다. 적당히 알아서 뿌려 먹으라고 한다. 

이집 사장님은 단골들에게 꼭 한 말씀 하신다. 만둣국을 먹든 콩국수를 먹든 만둣국은 사골 국물 정말 좋으니 남기지 말고 다 다 드시라고, 콩국수도 역시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이니 꼭 바닥까지 먹으라고 한다. 남기면 섭섭해 한다. 결국 음식은 정성이고 그만큼 파는 음식에 자부심이 있는 집이다. 꼭 드셔보시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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