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빠지지 않는 음식 중에 이건 꼭 먹어야 하는 것이 바로 잔치국수다. 지금이야 뷔페식으로 바뀌어서 식성에 따라 취사선택이 가능하지만, 예전에는 강릉에서는 잔치국수는 꼭 먹어야 결혼식을 보고 온 느낌이었다. 관용어로 “국수 언제 먹여 줄래?”라는 말은 결혼 언제 하냐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많은 지역에서 결혼식 잔치의 단골음식으로 잔치국수보다는 갈비탕을 내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대략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무렵 대세 잔치음식이 바로 갈비탕이었다. 갈비탕의 이미지는 단체로 미리 주문하고 먹는 음식의 느낌이 살짝 강한 편이다. 그런데 가끔 왕갈비를 잡고 뜯고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강릉 갈비탕 맛집 중에 한 곳인 학마을한우 갈비탕을 먹고 왔다.
갈비탕
갈비에 고기 국물을 내어서 만든 음식이 바로 갈비탕이다. 돼지갈비보다는 거의 소갈비를 쓰는 편으로 갈비와 양지 등을 오랜 시간 우려내고 국간장과 소금, 양념 등을 넣고 푹 끊인다. 보통은 고기가 붙은 뼈를 건져먹고 나서 밥을 말아 먹어 마무리하는 편이다.
결혼식장이 아니라도 많은 식당이 한우 갈비탕을 판다. 간혹 수지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갈비 옆에 붙어 있는 뼈와 살로 한우 마구리를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집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구분은 어떻게 하느냐? 갈비를 보면 Y자 모양으로 갈라진 부분, 연골이 뭉쳐 붙은 부분이 있다면 한우 마구리를 쓴다고 보면 된다. 이런 집은 패쓰하는 것이 좋다.
강릉 학마을한우 갈비탕
우선 학마을은 강릉 구정에 있는 마을 이름이고 학마을한우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주차장이 아주 넉넉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1층은 정육 작업실과 정육선물세트를 판매하는 곳이며 2층으로 올라가야 식당이다.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다리가 불편하신분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식당도 넓은 편이라 자리가 많은 편으로 안쪽에 룸도 있고 홀도 굉장히 넓다. 몇 번 방문했을 때 자리가 없어서 기다린 적은 없지만, 점심시간에 방문해 보면 단체손님이 조금 있는 편이다. 저녁시간에는 회식이나 모임 장소로 유명하다고 한다.
보통 식당에 가보면 손님들의 연령대를 살피는 편인데, 평균 연령이 높으면 우선 믿음이 간다. 삶의 나이테만큼이나 맛집에 대한 선호도나 입맛에 예민한 편인데 평균연령대가 높다면 사실 실패할 확률이 굉장히 낮다.
마음은 한우를 덥석 집어서 굽고 싶지만 점심으로 갈비탕을 먹기 위해 왔기 때문에 빠르게 갈비탕을 주문했다. 참고고 명품갈비탕(소)와 (중)이 있는데 가격차이는 3000원 정도 나는데, 한우갈비가 1대인지 2대인지의 차이정도 되겠다. 주문하자마자 물과 밑반찬 깍두기, 배추김치, 나물무침 3가지가 나오고 추가는 셀프바에서 담아오면 된다.
주문하고 5-7분정도 기다렸더니 바로 뚝배기에 팔팔팔 끊는 갈비탕이 딱 나온다. 후추 팍팍 치고 간을 살짝 보고 소금을 살짝 넣어서 국물맛을 보는데, 인삼과 대추가 들어있어서인지 손질을 잘해서 인지 잡내는 하나도 나지 않는다.
한우갈비를 정성스럽게 푹 고아내어 진한 풍미를 느낄수 있고 핏물과 지방을 꼼꼼하게 제거했는지 끝내주게 시원하다.
당면을 살짝 건져먹으며 고기를 몇 저름 집어서 간장소스에 콕콕 찍어 먹으면서 갈빗대 옆에 붙어 있는 고기들을 발려내서 갈비탕에 두루두루 섞어주고 고기를 집어먹고 이제 공기밥을 투하할 타이밍이 됐다고 느끼는 순간이 갈비탕에 넣기만 하면 된다. 이제부터는 생각할 것도 없이 폭풍흡입하면 끝이다. 뜨끈하게 흰쌀밥을 말아먹다보면 어느새 속이 든든하고 몸보신한 느낌이 든다.
맛은 진하고 깔끔하고 맑고 담백한 기본이상의 맛을 충분히 보장하며 잡내는 일절 없다. 오래된 갈비탕 집에 가면 고기 특유의 냄새가 눅눅하게 배어있는 곳들이 있다. 맛집의 요소 중에 노포와 변하지 않는 맛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식당특유의 냄새가 불쾌하면 밥맛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크기만큼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고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깔끔한 홀의 분위기가 그대로 맛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확실히 사람이 많이 찾는 만큼 그만큼 청결이나 모든 부분에 신경을 꼼꼼하게 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