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현지인 백반 맛집 : 오솔길 식당 오징어볶음

백반집도 세대별 맛집이 있다. 보통 20-30대 젊은 친구들이 즐겨 찾는 곳이 있는가 하면 40-50대 직장인이나 중년들이 찾는 회사원 백반집도 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할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찾는 백반집이 있다. 백밥집이 다 거기서 거기일 것 같은데 이런 세대별 백반집 구분은 현지인 토박이들의 정서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 직장동료들과 자주 들르는 점심메뉴 백반집은 회사근처나 빨리 먹고 올 수 있는 곳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곳은 강릉 어르신들이 찾는 강릉 백반 맛집이다. 모든 메뉴가 다 맛있지만 오징어볶음 맛집을 소개한다. 

강릉 서부시장 용강동에 위치한 백반집 “오솔길 식당”이다. 어릴 때부터 초등학교 등굣길에 위치해 있어 지나다니던 곳인데 그때는 분식집이 눈에 들어오지 백반집은 갈 일도 없고 가본적도 없다. 이 집이 이 위치에서 언제부터 장사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예전부터 이 식당 간판은 있었다. 이 곳을 알게 된 것은 10년 전쯤 퇴직한 국장부장님들과의 회식자리가 있었는데 그때 이곳을 처음 알게 됐다. 작은 공연이후 뒷풀이 장소가 바로 “오솔길 식당”이었다. 그때 음식 맛이 진짜 시골 할머니가 해주던 음식과 반찬들의 그 맛이었다. 정말 이런 숨은 맛집이 있었나 싶었던 곳이다. 

그래서 가끔 점심시간에 몇 번 방문해 보면 아니나 다를까 동네 어르신들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많이들 찾고 있었다. 60-70대 어르신들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와 반주를 하는 풍경이 늘 익숙한 곳이었다. 나름 이유는 음식 맛도 이미 예전에 검증이 끝난 것처럼 들어오면 바로 메뉴부터 시키고 앉자마자 소주1병을 주문하고 밑반찬으로 반주부터 시작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메뉴는 굉장히 다양한 편이다. 백반만 해도 된장, 김치, 청국장백반이 기본백반이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빡짱장찌개 백반과 지누아리 백반이다.

지누아리는 타지역에서는 굉장히 생소한 메뉴일 것이다. 강릉이나 영동지역에 사는 30대 이상 사람들은 거의 아는 메뉴일 것이다. 지누아리는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 중 하나로 홍조식물로 톳과 비슷한 해초다. 지네처럼 생겨서 지누아리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알려졌다.

지누아리는 강릉 사람들에게 각별하다. 짭쪼름하고 새콤하면서도 식감이 오독오독하고 밥 한 공기는 뚝딱 먹을만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한다. 강릉토박이들 밥상에 자주 올라 올만큼 예전에는 흔해서 많이 먹던 음식이다. 물론 지금 이 지누아리도 귀해졌다. 

그리고 백반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들이 빼곡하게 메뉴를 채우고 있다. 닭도리탕, 오삼불고기, 돼지두루치기, 오징어볶음, 메기매운탕, 동태매운탕, 도루묵찌개, 명태찜, 가오리찜 사실 그 어떤 메뉴를 시켜도 사장님의 손맛이 좋아 기본이상의 맛을 보장한다. 까다로운 어르신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가게 분위기는 굉장히 옛스러운 벽지가 시선을 끈다. 아방가르드한 벽지색이 이집의 취향이 보통이 아님을 암시하는 것 같다. 예전에 방이 따로 있어 좌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긴 방의 단체석이 있었는데 최근에 가보니 테이블로 전부 바뀌어 있었다. 방이 아닌 홀에는 일반 테이블이 5개정도 놓여있다.  

오징어볶음 주문했다. 요즘 오징어볶음은 오징어 어획량의 감소와 가격상승으로 오징어볶음 메뉴는 거의 백반집에서 빼는 분위기다.

대게 이런 집에서는 중국산 오징어를 선호하지 않는다. 오징어볶음의 포인트는 신선한 오징어와 쫄깃쫄깃한 식감과 적당히 배어있는 양념 맛이 전부다.  

다양한 밑반찬 8가지가 기본으로 나오고 국은 그때그때 다르지만 방문했을 때는 황태해장국이 나왔다.

정말 맛은 이미 검증을 거친 곳이다. 보통 이런 비주얼의 오징어볶음은 밥 한 공기는 더를 외치게 된다. 기본반찬에 밥을 먹다가 오징어볶음을 밥에 쓱쓱비벼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단점은 전통시장근처라 주차가 어렵다는 단점은 있다. 주차안내 게시판이 있는걸 보니 도보로 4-5분거리에 있는 해람중학교 뒤편 공용무료주차장을 이용하면 그나마 주차는 용이하다. 서부시장유료주차장을 이용하고 주차증을 지참, 식당에서 확인받으면 1시간 무료다. 그런데 서부시장 유류주차장에 들어가도 주차차량이 많다는 문제는 있다.  주차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이집은 무조건 추천한다. 강릉사람이라면 지누아리 백반, 빡짱장백반에 눈이 저절로 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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