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 파파로티 스토리

어머님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가수들이 있다. [미스터 트롯]의 임영웅, 김호중, 영탁, 장민호, 정동원 등의 이름이 얼핏 떠오른다. 울 엄마는 정동원을 그렇게 좋아한다. 어머니 친구들 역시 좋아하는 트롯 가수들이 몇 명씩은 있다. 소위 말하는 덕질을 하는 어머님들도 많다. 아이돌 덕질 못지않은데 어머니들의 덕질이다. 실제로 엄마 친구 중에 김호중을 그렇게 좋아하는 분이 계신데 본가에 갈 때마다 김호중 CD며 LP 음반을 몇 장씩 얻어온다.

엄마 친구는 내가 음악을 좋아하는 걸 잘 알고 계시고 음반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계신다. 특히 LP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계시니 자연스레 김호중 CD며 LP 음반을 이미 여러 장 선물을 받았다.

같은 앨범 중복 음반들도 여러 장이지만 그래도 선물을 해주신다. 덕분에 음반 선물과 함께 김호중 앨범들을 LP와 CD로 들어볼 기회를 얻었다.

역시 들어봐야 왜 인기인지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 확실히 매력적인 보이스컬러와 안정적인 발성이 인상적이고 클래식 오페라 앨범과 트로트 앨범을 들을 때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일타쌍피의 느낌이랄까? 각각을 분리해서 들려주는 능력이 뛰어나다. 장르의 이해도와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

영화 파파로티로 본 김호중

김호중을 볼 때마다 삶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 같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누구든 그들의 삶 자체는 모두 한 편의 드라마지만 유년시절부터 짧은 시기에 이렇게 드라마틱한 삶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극적인 사람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영화 <파파로티>의 주인공이 김호중이었다는 얘기는 나중에 미스터트롯을 통해 들었다.

2013년에 개봉한 이제훈과 한석규 주연의 영화를 재밌게 봤는데 실화라는 사실도 놀랐는데 그 실존인물이 나중에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김호중이었다는 얘기는 한편의 드라마같은 이야기였다.

2008년 세종 음악콩쿠르, 전국 수리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당시 음악스승인 서수용 선생님이 인터넷에 올린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2009년 예능프로 강호동의 <스타킹>에 고딩 파바로티로 출연해 화제가 됐었다.

이 스타킹 출연 영상을 본 독일에서 연락을 해서 독일 유학까지 떠나게 됐다. 서수용 선생님은 6개월간 김호중을 출퇴근 시켜가며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를 연습시켰고, 그 때 제작한 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고 이 영상을 본 담당PD에 의해 스타킹에 출연하기에 이르렀다.

보통 성악가가 오랜 기간 걸려서 배우는 곡이 네순 도르마(Nessun Dorma)인데 이 곡을 3개월 만에 완벽하게 연습해서 고3때 스타킹에 출연한 것이다. 사실 이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데 이 어린 학생이 조폭활동까지 했었다. 영화감독이 끌릴만한 스토리는 확실하다.

파파로티는 김호중의 인생 스토리 중에 10대 시절의 이야기지만 논픽션이 갖고 있는 이야기의 힘은 더 와 닿기 마련이다. 극중 김호중 역할은 배우 이제훈이 성악을 가르친 서수용 선생님 역은 한석규가 열연했다. 영화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극적인 재미를 위해 조금은 부풀리거나 가공하기 마련이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왜 감독이 이 이야기에 끌렸는지 알만하다. 일종의 성장영화로 꿈과 희망에 어떻게 다가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으리라 짐작된다.

파파로티 스토리

영화 스토리는 운동 좋아하는 어린 시절 김호중이 있다. 축구도 잘하고 중학교 때는 이종격투기 선수로 부산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까지 할 정도로 운동신경도 좋았다. 성악은 음반매장에서 우연히 듣게 된 파바로티의 네순 도르마(Nessun Dorma)에 매료되면서 성악을 시작했다.

중3 울산 임마누엘 교회에서 지도를 받았고 경북예고에 합격까지 한다. 하지만 가난했던 집안 형편에 레슨을 받을 수 없는 신세에 레슨 받은 친구들과의 간극을 느끼며 학교생활은 자연스럽게 불성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싸움도 잘하고 힘도 좋으니 조직에 스카웃 돼 조폭세계에 몸을 담게 된다. 어린 마음에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유혹에 몸 담았지만 퇴학 위기까지 내몰린다. 하지만 음악스승 서수용 선생님을 만나고 그의 헌신 아래 조직 생활에서 발을 빼고 성악에만 매진하게 되고 콩쿨까지 참여하면서 우승하는 장면까지가 영화의 내용이다.

유학 이후 “내일은 미스터트롯” 지원

독일에서 2년 유학 후, 다양한 음악과 대중성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고민을 하던 중 [내일은 미스트롯]을 보면서 남자편을 하면 무조건 참가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뒤는 알다시피 2020년 미스터 트롯 출전해 탑 4위를 기록했다.

사실 성악을 전공한 만큼 풍부한 성량과 안정적인 발성과 호흡, 창법은 기본기가 되어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장르별 발성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분명 시간이 많이 필요했을 것이다. 성악을 하다가 트로트 창법으로 바꾸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시행착오를 겪었다.

결국, 장르별 자기 목소리를 찾는 도전과 발전 중인 현재진행형이다. 2020년 앨범 [우리家] 53만장, [더 클래식] 50만장 판매로 밀리언셀러로 등극했고 엄마 친구에게 선물 받은 앨범이 바로 이 음반들 CD와 LP였다.

물론 유명세가 있다 보니 김호중은 논란과 사건-사고가 있는 편이다. 당연히 조폭과 관련된 논란도 있었고 불법도박, 전여자친구 폭행 의혹 등 조금 과도한 의혹들이 많은 편인데 허위보도와 악성 댓글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기도 했었다.

나이에 비해 드라마틱한 인생 여정을 보낸 건 누가 뭐라 해도 확실하다. 이런 모습에 팬들은 그를 좋아하는 것이겠지만, 김호중의 좀 더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주길 바라는 바도 있다. 기존에 잘하는 장르 외에 못 하는 장르가 없는 가수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가수이고 싶어요.”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는데 결국, 이 한마디가 앞으로 김호중의 행보를 결정짓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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