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New Jeans) : 마이애미 베이스(Miami Bass)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뉴진스(New Jeans) “How Sweet”이 발표됐다. 마이애미 베이스(Miami Bass) 장르를 기반으로 자극적인 일렉트로 사운드가 더해져 신선하고 반짝이는 느낌을 주는 댄스팝 곡으로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뉴진스 멤버들의 보컬이 매력적인 싱글 타이틀곡이다. 그동안 뉴진스는 활동을 통해 저지 클럽, UK개러지, 드럼앤베이스 등 다양한 장르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했던 뉴진스(New Jeans)가 이번에는 마이애미 베이스를 적극 차용했는데 마이애미 베이스(Miami Bass)는 도대체 어떤 장르인지 살펴보자.

마이애미 베이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악기가 하나 있다. 로랜드(Roland)사의 TR-808이라는 드럼 머신을 알아야 이해가 빠르다. TR-808은 1980년대 초반 로랜드에서 출시한 아날로그 드럼 머신이다. 당초 개발 목적은 밴드에서 실제 드러머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결과물은 실제 드럼 소리와는 전혀 다른 독특한 뿅뿅거리는 사운드를 내게 되었다. 이런 이질적인 사운드 때문에 밴드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단 3년 만에 12,000대 정도만 판매되고 생산이 중단됐다. 

그런데 의외의 곳에서 이 사운드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이 독특한 사운드가 뜻밖에도 포스트 디스코, 힙합, R&B 등의 장르에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특히 마빈 게이(Marvin Gaye)의 “Sexual Healing”이 히트하면서 808 사운드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댄스 음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808은 펀치감 있는 킥 드럼과 로우 영역의 표현력이 뛰어나 다양한 피치 조절이 가능했기 때문에, 트랩, 하우스 등 여러 장르에서 활용되고 있다. 결국 실패작으로 여겨졌던 로랜드(Roland) TR-808은 독특한 사운드로 인해 음악계에 새로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 808 힙합/랩

로랜드(Roland) TR-808은 힙합과 랩 장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드럼머신 중 하나다. 펜더 스트라토캐스터가 록 음악에 미친 영향력만큼 808은 힙합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유의 펀치감 있는 킥 드럼 사운드가 힙합 비트에 활용됐다.

  •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808은 하우스, 테크노, 트랩, 드릴 등 다양한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장르에서 활용되고 있다. 로우 베이스 영역의 표현력과 다양한 피치 조절이 가능해 이러한 장르에 적합한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

  • R&B/팝

1980년대 마빈 게이(Marvin Gaye)의 “Sexual Healing”이 히트하면서 808 사운드가 R&B와 팝 장르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후 컨템퍼러리 R&B에서도 808이 널리 사용되는데 TR-808은 독특한 사운드로 인해 의도치 않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 발전에 기여하게 됐다.

마이애미 베이스는 1980년대 중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탄생한 파티-클럽 음악 장르이다. 당시 유행하던 일렉트로 훵크(Electro-Funk)의 빠른 리듬에 베이스라인이 강조된 비트와 성적인 가사가 더해져 새로운 스타일로 등장했다. 주요 특징은 강렬한 베이스라인과 중저음 비트가 특징이다. 이는 오늘날 남부 힙합의 상징인 로랜드 808(Roland TR-808) 사운드의 효시가 됐다.

빠른 템포 BPM 130-140 이상의 경쾌한 리듬으로 파티와 클럽에서 주로 연주됐는데 하이햇 치칫치칫 패턴의 16비트 리듬이 특징적이다. 가사는 주로 성적인 내용이 많았고 이런 사운드는 미국 내에서도 동부-서부 힙합 중심에서 벗어나 남부 힙합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마이애미 베이스는 강렬한 베이스라인, 빠른 템포, 하이햇 리듬 등이 두드러지는 파티-클럽 음악으로, 오늘날 남부 힙합의 뿌리가 되었다.

Roland TR-808 드럼 머신을 많이 사용하며 특히 독특한 808 킥 드럼 사운드를 주로 사용하는데 최소한의 악기 사용으로 단순하고 베이스가 풍부한 프로덕션이 특징이다. BPM이 약 130~140 범위로 빠른 템포로 열광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댄스 분위기를 선사한다. 스크래치, 트랙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보컬 샘플과 프레이즈의 사용으로 파티 분위기를 조성한다. 일렉트로, 펑크, 소울, 디스코, 레게 등 라틴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영향을 받았고 엉덩이를 강조하고 당시 도발적인 것으로 간주 되었던 “트월킹”과 같은 관련 댄스가 특징이다.

1980년대 중후반에 2 Live Crew, MC Luscious, Gucci Crew II, Poison Clan과 같은 아티스트들이 초기 마이애미 베이스 사운드를 개척했다. 이 당시 마이애미 베이스의 가장 유명한 곡들은 1990년대 중반 태그 팀(Tag Team)의 “Whoomp! (There It Is)”, 69 Boyz의 “Tootsee Roll”, Quad의 “C’mon N’ Ride It (The Train)”과 같은 히트곡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마이애미 베이스는 쿠바, 도미니카, 아프리카-브라질 음악의 요소를 융합한 하위 장르를 통해 도시의 다양한 문화적 영향을 기념했습니다.그 영향력은 음악을 넘어 대담하고 다채롭고 드러나는 스타일로 패션과 댄스 트렌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태그 팀(Tag Team)의 “Whoomp! (There It Is)” 1993년 빌보드 핫 100에서 2위를 차지한 상징적인 마이애미 베이스 트랙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DJ DOC “슈퍼맨의 비애”라는 노래에서 이 핵심사운드가 쓰일 정도로 많이 들어본 노래일 것이다. 

69 Boyz의 “Tootsee Roll” 1994년에 발표된 노래로 성적으로 노골적인 가사를 선보이는 그들의 시그니처 히트곡이다. 이 외에도 Quad City DJ’s의 “C’mon N’ Ride It(The Train)” 1996년에 발표된 노래로 마이애미 베이스와 하우스 음악을 혼합한 팝 히트곡이다.

Freak Nasty의 “Da Dip”은 1997년에 발표된 곡으로 영향력 있고 널리 샘플링 된 마이애미 베이스-게토테크 크로스오버 트랙이다.

MC Luscious의 “BOOM! I Got Your Boyfriend”은 전형적인 마이애미 베이스 원히트 원더곡이고 L’Trimm의 “Cars That Go Boom”(1988)은 베이스가 많은 사운드 시스템 문화를 기념하는 초기 주류 히트곡이다. 이처럼 1980년대 후반 마이애미에서 시작된 마이애미 베이스 음악은 이후 수십 년 동안 등장한 다른 여러 음악 장르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남부 랩-힙합에 대한 영향력은 대단했다.

마이애미 베이스는 1990년대와 200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남부 랩 사운드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강렬한 808 비트, 성적으로 노골적인 가사, 파티 중심의 테마는 릴존(Lil Jon) 및 잉양트윈스(Ying Yang Twins)와 같은 아티스트의 크렁크 음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마이애미 베이스 청사진은 Juvenile, Master P, Cash Money Records와 같은 남부 래퍼들의 작품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파티음악에 특화됐다고 알려진 것처럼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에 미친 영향력은 더 큰데 원시적이고 미니멀한 프로덕션과 마이애미 베이스의 묵직한 베이스는 게토테크와 부티 하우스 같은 일렉트로닉 댄스 장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스타일은 808 킥 드럼과 마이애미 베이스의 노골적인 가사를 디트로이트와 시카고의 더 하드한 테크노 및 하우스 요소와 융합했다. 이 장르의 영향력은 독특한 사운드를 샘플링한 주류 팝 히트곡까지 확장됐다.

이런 영향으로 1990년대와 2000년대 남부 힙합이 상대적으로 언더그라운드 현상으로 남아 있는 동안 마이애미 베이스는 2000년 이후 남부 힙합의 주류 지배력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했는데 타협하지 않는 사운드 특징은 힙합과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융합한 수많은 지역 클럽 장르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리고 2024년 뉴진스(New Jeans)의 “How Sweet”은 마이애미 베이스를 기반으로 멋진 댄스팝으로 완성했다. 특유의 비트가 주는 신선함과 청량감이 넘치는 곡이다.

해안가에서 발달한 음악은 기본적으로 파티에 어울리는 신나는 분위기를 가져온다. 지나치게 쾌락주의를 추구한다는 반감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 지역에서 탄생시킨 음악은 클럽과 댄스홀에 적합하게 진화했고 이후 남부 힙합 사운드에 영향을 미쳤고 “크렁크”와 “트랩”이니 즐기는 음악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뉴진스가 이번 마이애미 베이스(Miami Bass) 장르선택은 탁월하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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