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게(Raggae)

레게음악은 누구나 들어봤고 잘 알려진 장르다. 자메이카에서 생겨난 장르로 70년대부터 꾸준히 다양한 장르와 융합과 변형을 이뤄가며 확장하고 있는 음악장르가 레게라고 할 수 있다. 자메이카 상징적인 음악. 레게.

그런데 레게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우리는 가장 먼저 레게머리부터 떠올린다. 드레드록스라는 헤어스타일의 하나로 머리카락을 여러 가닥으로 땋아 늘어 뜨린 머리 모양으로 한때 국내에서도 엄청 유행했던 헤어스타일이다. 레게 가수들이 주로 해서 레게 머리라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지만 영어권에서는 드레드록스라고 한다.

레게의 탄생에는 칼립소(Calypso)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리브해에 있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발생한 음악으로 바베이도스, 자메이카 섬 등에서 번창한 음악으로 풍자적인 노래형식으로 이뤄진 장르로 칼립소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누가 뭐래도 단연 해리 벨라폰테 덕분이다. “Day-O”나 “Martilda” 같은 노래다. 

자메이카 레게의 발전과정

카리브해의 민속 음악 칼립소가 자메이카에서 정착하면서 멘토(Mento)라는 흑인들이 춤을 추기 위한 장르로 발전했고 거기에 스윙재즈에 기초를 둔 악기 편성으로 춤을 추기 위한 곡을 만들다 탄생한 것이 바로 스카(Ska)음악이었다. 독특한 리듬 백비트 리듬이라고 째깍째깍하는 기타 리듬 소리가 마치 스카스카처럼 들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스카(Ska)다.

순서대로 따져보면 “칼립소→멘토→멘토+스윙재즈→스카→록스테디→레게” 이렇게 발전했다.

스카(Ska)는 비트가 조금은 빠른 스타일이었는데 여기에 조금 느린 분위기의 스카(Ska)가 록 스테디(Rock Steady)가 됐고 최종 단계에 이른 것이 바로 레게(Reggae)라는 음악 장르다. 템포는 스카나 록스테디보다 느린데 다른 음악과 구별하는 것은 느린 템포, 기타나 피아노의 색다른 비트, 세 번째 비트의 강조, 당김음의 멜로디와 베이스 라인의 사용이 특징적이다. 

레게는 가사에서 사회 비판적이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지만, 초기에는 사랑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가볍고 개인적인 주제를 다루는 경우도 많았다. 초기 레게 밴드들은 모타운 사운드나 애틀랜틱 소울과 펑크 노래를 커버해서 들려줬고 특히 소울펑크음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점점 레게라는 장르가 어느 정도 안착을 하고 라스타파리 교리에 영적인 부분을 가미하면서 가사가 크게 변화했고 인류애나 사랑, 사회비판적인 내용과 종교적인 주제를 논하기 시작하면서 가사가 심오해 지고 사회 정치적 주제인 흑인 민족주의, 반인종주의, 반식민주의, 반자본주의, 정치 체계에 대한 비판들이 가미되는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자메이카에서 레게가 유행하기 시작할 때 이 신선한 리듬에 많은 사람이 열광했고 서구권의 팝 음악 중에 최초로 레게 리듬을 도입한 노래는 비틀즈의 “Ob-La-Di, Ob-La-Da”다. 에릭 클랩튼도 밥말리의 레게 곡 “I Shot The Sheriff”를 리메이크해 자신의 앨범에 싣기도 했고, 심지어 하드록밴드 레드제플린도 “D’yer Mak’er”라는 레게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처음 저 노래제목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의아했는데, 져메이커라고 발음을 하더라.  빌보드에서 레게음악으로 탑텐과 넘버원을 차지한 가수는 쟈니 내쉬(Johnny Nash)였다. “Hold Me Tight”로 탑텐에 안착, 쿨러닝의 주제곡으로 알려진 “I Can See Clearly Now”로 빌보드 넘버원을 차지한다. 영화 쿨러닝에서는 지미 클리프(Jimmy Cliff)가 리메이크한 버전이 쓰였다.

레게의 변형, 서브장르(파생장르)

덥(Dub) : 레게에서 좀 더 발전한 댄스음악들이 있는데 덥(Dub)이라는 장르가 여기에 속한다.

2000년 이후에 나온 덥스텝과는 조금 다르다. 덥은 당시 자메이카에서 유행하는 사운드 시스템(Sound System) 문화와 연관이 있다. 자메이카에서 파티를 댄스홀이 아닌 야외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조금 더 빵빵한 사운드를 들려주기 위해 스피커들을 쌓아서 조합하는 등의 실험들을 하다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더 빵빵한 사운드와 리듬에 기인한 장르가 바로 덥(Dub)이다.

베이스를 강조하고 거기에 에코도 넣고 어떻게 하면 공간감을 부여할까 궁리하다 만들어진 장르고, 이 장르는 이후 정글 장르에도 영향을 미쳤고, 후에 테크노에도 영향을 주면서 덥 테크노라는 장르까지 만들어졌다.

댄스홀레게 : 레게와 댄스의 만남은 댄스홀 레게가 있었다.

자메이카가 영국연방에 속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국 음악씬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1990년대 레게음악은 올드스쿨 레이브와 결합해 정글이란 장르가 탄생했고 여기에 드럼 앤 베이스를 낳게 된다. 이때 전 세계를 강타한 것이 바로 영국밴드 UB40류의 레게팝이고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김건모, 룰라, 투투, 마로니에, 임종환 같은 레게댄스홀 뮤직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파파 위니(Papa Winnie), 샤기(Shaggy)같은 레게 댄스가수들도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파생 장르 정글은 박미경으로 대표되는 정글사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0년 이후에는 EDM과 결합한 뭄바톤이라는 장르로까지 발전한다. 이후 레게톤 등 다양한 장르의 모티브가 됐다.

레게와 힙합도 멋진 콜라보를 이뤄냈는데 Nas & Damien Marley – As We Enter 라는 곡은 레게와 힙합이 어떻게 합을 맞췄는지는 아주 잘 보여준 사례다. 데미언 말리(Damien Marley)는 레게의 대명사 밥 말리(Bob Marley)의 아들이다.

러버스록 : 최종적으로 레게로 가는 길목에 있던 록스테디와 레게 사이에 태동한 서브장르가 하나 있는게 바로 러버스록(Lovers Rock)이다.

시작은 자메이카에서 였지만, 유행을 이끌었던건 바로 영국 런던이었다. 슬로우템포의 베이스와 같은 리듬이 조금더 강세를 주고 있는 낭망적인 사운드를 주무기로 하고 있다. Dennis Brown – Love Has Found Its Way 라는 곡을 들어보면 단적으로 아 이런 분위기가 러버스록이라고 느낌이 바로 올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러버스록을 선보인 그룹은 김반장이 이끌던 윈디시티(Windy City)음악이라고 볼 수 있다. “Lover’s Rock”이라는 대놓고 들려주는 트랙도 있다.

스카펑크 : 말그대로 자메이카 스카리듬에 펑크음악이 결합된 스타일이다.

특히 금관악기 브라스파트가 꼭 들어가는 연주를 중심으로 들어간 스타일이고 핵심이다. 90년대 얼터너디브밴들이 등장하면서 그런지-브릿팝-네오펑크 등 다양한 모던록음악들이 등장할 때 스카펑크도 함께 나왔다.

Reel Big Fish, Sublime, Mighty Mighty Bosstones 같은 팀이 대중화에 하는데 큰 몫을 했고, 국내에서는 레이지본, 사우스카니발, 킹스턴 루디스카 같은 팀들이 이 스카펑크 음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18년 11월 자메이카 레게음악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추가됐다. 이 결정은 레게가 인류의 평화, 저항, 사랑, 인류와 사회 정치 문제에 관한 담론에 기여했고 레게음악 자체의 역동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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