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BRIT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을 수상한 가수가 있다. 2023년에 발표된 데뷔앨범 <My 21st Century Blues>가 평단과 상업적 성공까지 거둬들이면서였는데, 레이(RAYE)는 한 해 동안 시상식에서 최다 수상 및 후보 지명 기록을 경신했다. 적어도 2023년 영국에서는 무서운 신인의 등장이었고 센세이션이었다는 얘기다. 우연히 애플뮤직에서 알고리즘이 뜨면서 듣다가 반한 곡이 바로 레이(RAYE)의 “Worth It”이었다. 듣는데 2010년대에 발표된 노래인줄 알았는데 2023년 작이었다. “뭐지? 생각보다 너무 좋은데?” 첫 반응이었다. 어디서 이런 신예가 등장한 거야?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와 아델(Adele)의 뒤를 이을만한 가수가 바로 레이(RAYE)다. RAYE Story.
레이(RAYE)는 누구?
1997년 런던 남부 원즈워스에서 태어났다. 혼혈인데 가나-스위스계 어머니와 요크셔 출신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고 성장은 런던 남부에 위치한 크로이던에서 자랐다. 부모의 재능을 어느 정도 물려받았는데 아버지가 음악 감독이었고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팬이었고 니나 시몬(Nina Simone)의 노래는 그녀의 유년시절 큰 영감을 줬다고 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교회 합창단에서 복음성가를 불렀고 교회음악과 가스펠 음악을 듣고 자랄만큼 집안환경이 굉장히 음악적이었다.
14살에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아델(Adele)등 유명 가수들이 다닌 걸로 유명한 공연 예술 전문학교 브릿스쿨(BRIT School)에 입학하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한다. 이 학교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폐쇄적이라는 느낌으로 2년 만에 학교를 그만둔다. 학교는 그만뒀지만 오히려 주말 스튜디오 세션에서 전문적으로 노래를 쓰는 방법을 배우면서 10대 시절을 보냈다.
2014년 17살인 나이에 사운드크라우드(Soundcloud)에 EP <Welcome To The Winter>를 올렸고 “Flowers”, “Alien” 이라는 싱글들이 단박에 주목받아 대형 음반 제작사인 폴리도어(Polydor)와 계약한다. 2016년 첫 싱글 “I, U, Us”를 발매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비욘세(Beyonce), 리한나(Rihanna),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 존 레전드(John Legend), 엘리 굴딩(Elle Goulding) 등 여러 유명 가수에게 작곡, 피처링도 활발하게 하고, 게스트 가수로 공연도 꾸준히 이어간다.
영국 내 차트에서 참여한 곡들은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고 틈틈이 콜라보레이션, 피처링 참여는 이어졌다. 그리고 자신의 리드작이자 본인이름의 싱글앨범들이 발매된다. 콜라보, 피처링, 솔로곡등을 합치면 약 70여 곡정도 되고, 그녀가 쓴 곡들은 스포티파이에서만 무려 20억이 넘는 스트리밍 수를 기록했다.
2020년 11월, RAYE는 이전부터 준비했던 곡들과 새 싱글 “Love”가 포함된 첫 번째 미니 앨범 <Euphoric Sad Songs>를 발표했다. 총 9곡이 수록된 미니 앨범으로 “Natalie Don’t”,“Please Don’t Touch”,“Love Of Your Life”를 포함한 노래들로 댄스 팝, 디스코 팝 장르부터 발라드, 복고풍 소울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곡들로 채워졌다.
발표된 노래들은 미국과 영국 차트에서 40위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레이블과 계약한지 10년 가까이 됐는데 데뷔 앨범 발매가 차일피일 미뤄지는데 레이블은 그녀가 성공을 위한 기준에 도달할 때까지 그녀의 정규 데뷔 앨범 자금지원을 거부했고 계속해서 일회성 협업과 EP출시의 순환에 갇혀 스트리밍 데이터와 차트 순위의 악순환을 돌아야 했다. 결국 2021년 폴리도어 레코즈(Polydor Records)와 계약을 해지하고 독립하게 된다. 2014년부터 4장의 앨범 레코드 계약을 맺었지만 한 장이 앨범도 나오지 않은 것이다. 결국 레이(RAYE)와 폴리도어(Polydor)는 각자의 길을 가게됐다.
첫 번째 정규앨범 <My 21st Century Blues>
독립 후 날개를 단 특이한 경우였다. 독립 아티스트로 2023년 데뷔 앨범 <My 21st Century Blues>를 발표한 가운데, 싱글 “Escapism”이 틱톡(TikToK)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차트에 상위권에 랭크된다. 그야말로 엄청난 인기를 모으기 시작 했고 그 기세를 모아서 유럽과 북미에서 미니 투어에 들어간다.
2023년 첫 주에 1위를 기록하더니 “Escapism”은 드디어 영국 차트 정상에 올랐고 빌보드 핫100차트에 최고 22위까지 올랐다. 2024 브릿 어워드에서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6개 부문 수상해 역대 단일 시상식 최다 후보 및 최다 수상 기록을 경신했다.
이 앨범에는 무명 아티스트로 소속사와 결별하며 겪은 어려움을 표현한 “Hard Out Here”과 신체 이형증에 대한 노래 “Boby Dysmorphia”이나 어린 시절 경험한 성폭력에 대한 노래 “Ice Cream Man”, 약물 의존 “Mary Jane”과 같은 자전적인 가사들로 주목을 받았고, 환경파괴에 대한 불안을 노래한 “Environmental Anxiety”같은 사회적 공감을 일으키는 곡으로 호평을 받았다.
정말 무서운 신인의 등장이라고 할 만한다. 이 첫 번째 앨범은 레이(RAYE)의 분노와 솔직함으로 불평등한 음악산업에 대한 반항적인 반격이라는 의미도 크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앨범의 명혹한 주제의식이 조금은 산만하다는 점이 아쉽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 앨범에서 가장 행복한 노래가 바로 “Worth It”이다. 과거 소규모 클럽에서 라이브 악기와 현악, 금관으로 녹음된 이 노래는 따뜻하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쏟는 모든 시간이 미래에도 ‘그럴 만한 가치’가 될지 궁금해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자신에게 집중하는 데 사용하는 대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는 내용을 띄고 있다. 진득하고 바디감이 느껴지는 중저역의 넘실대는 그루브가 무엇보다 이 곡의 매력이다. 적당히 펑키하고 적당히 멜로딕하고 적당히 중독적인 노래다. 듣고 나면 또 듣고 싶어지는 그런 트랙이다.
레이(RAYE) 총평
레이(RAYE) 첫인상은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와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장점만 쏙쏙 뽑아놓은 이미지였다. 레트로 소울(Retro Soul)과 알앤비(R&B) 네오 소울은 기본바탕으로 깔고 톡톡튀는 인디음악과 다양한 댄스장르까지 모두 섭렵한 내공이 느껴질 정도였다. 질스캇(Jill Scott), 프랭크 오션(Frank Ocean), 로렌힐(Lauryn Hill), 비욘세(Beyonce)를 어릴 때부터 즐겨 들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타마 임팔라(Tama Impala), 붐베이 바이시클 클럽(Bombay Bicycle Club)과 같은 인디 록 밴드 등 다양한 음악적 토양위에서 자랐다.
레이(RAYE)음악에는 엘라핏제랄드(Ella Fitzerald), 니나 시몬(Nine Simone)의 고전에서부터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아델(Adele)도 느껴지며 로렌힐(Lauryn Hill)과 비욘세(Beyonce)의 정취도 느껴질 정도로 깊고 대중성을 포함하고 있다. 복고풍의 디스코 팝부터 펑키, 소울 R&B까지 다양하지만 그 속에서 기존의 스타일에서 보다 진화한 사운드를 추구하며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미래지향적 사운드를 들려주는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쾌한 트랙과 진심 어린 발라드가 어우러진 앨범으로 강렬한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귀를 사로잡는다. 소울풀한 발라드와 경쾌한 리듬의 댄스팝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 그리고 다양한 음악 스타일과 장르를 손쉽게 넘나들며 아티스트로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고 있고 무엇보다 그녀의 앞날이 계속 계속 기대되고 팝시장에서 어디까지 도달하고 유지할지 무척 기대되는 뮤지션이다. 마지막 영상은 2024 BRIT Awards에서 자신의 노래 3곡을 메들리로 공연했던 모습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