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데몬(My Demon) OST LP

드라마나 영화는 안 봤지만 단지 OST 때문에 음반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우연히 접한 노래 한 곡 때문에 음반을 구입했다. 마이 데몬 OST LP다. <마이 데몬>이 어떤 작품인지 전혀 몰랐다. 그런데 노래는 유튜브를 통해 우연히 듣게 됐고, 더군다나 뉴진스(New Jeans)가 예전 노래를 리메이크했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예전에 코나가 불렀던 노래를 마이 데몬 OST 에 수록했다. 노래만 보고 덥석 구입한 마이 데몬(My Demon) OST LP 이야기.

OST,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riginal Sound Track) 영화나 게임, TV드라마 등 해당 작품을 위해 새로 작곡된 음악을 수록한 음반을 일반적으로 이렇게 부른다. OST 중에서 가사가 없는 연주곡은 오리지널 스코어(Original Score)라고 칭한다. 작품을 위해 창작곡 중에 가사가 있는 것을 오리지널 송(Original Song) 이라고 부른다. 각각의 음반으로 발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통적으로 OST는 작품에 삽입된 보컬곡이나 연주곡인 오리지널 스코어(Original Score)를 한 곳에 실어 발매하는 음반을 통칭해서 OST라고 부른다. 그런데 역사가 깊은 시상식들 아카데미 시상식이나 골든 글로브 같은 시상식에서는 스코어와 송을 엄격히 나눠서 시상한다. 

영화와 TV매체가 발달하면서 OST 시장은 동반성장해 왔다. 심지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각종 영상매체가 각광받으며 영상의 쓰인 음악들은 더 많아 졌고, 더 많은 시너지를 함께 내고 있다. OST에는 대개 각 장면 혹은 주인공들의 테마가 담겨 있다. 그래서 사랑이 샘솟거나 고백하는 장면일 때 나오는 음악, 두려워하거나 위기가 닥쳐올 때 나오는 음악, 남녀 주인공들을 위한 음악 등이 있고 시청자들은 이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 분위기를 함께 떠올리게 된다. 

영상 매체와 OST가 같이 좋으면 더 없이 훌륭한 경우다. 이런 경우는 영화나 드라마 흥행까지 대박이 터지고 자연스럽게 OST까지 골고루 사랑받으며 OST 판매량도 같이 상승한다. 영화나 드라마 쪽에서 이런 경우는 심심찮게 많이 봐 왔다. 그런데 아쉬운 경우는 OST는 좋은데 영상 매체가 별로거나, 반대로 영상 매체는 좋지만 OST는 별로인 경우도 있다. OST가 별로인 경우는 논외로 하겠다. 아쉽게도 영화나 드라마는 별로인데 “OST는 좋았어.”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상 매체가 망작인 경우 흔하게 하는 말 중에 “다 별로인데, 그거 OST는 좋았어!” 심심찮게 들었던 얘기일 수 있다. 작품의 호불호가 갈리지만 OST만큼은 누구나 인정하는 명반인 경우도 있다.  

단 한편도 못 봤고, 시놉시스를 봤을 때 취향과 멀어도 너무 먼 판타지 드라마였다. 실제로 정보를 찾아보니 10~20대 여성층 한정으로 OTT를 중심으로 높은 화제성을 유지한 드라마였다. 넷플릭스에서도 60개국에서 탑10에 들었고, 해외 틱톡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주연 배우들의 비주얼과 케미, 판타지 드라마에 걸맞는 연출과 OST까지 좋은 반응이 많았지만 다만 높은 화제성과 좋은 완성도와는 별개로 시청률은 아쉬웠다는 게 흠이었다. 

이 작품 역시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악마 같은 재벌 상속녀 도도희와 한순간 능력을 잃어버린 악마 구원이 계약 결혼을 하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로 김유정, 송강, 이상이가 출연했다. 송강과 김유정은 요즘 핫한 연기자인건 알고 있다. 송강은 넷플릿스 드라마 <스위트홈>에서 이미 봤던 배우였고, 김유정도 아역 때부터 종종 봤던 친구였다. 메인 커플의 비중이 많은 드라마로 예쁜 화면과 그 장면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이 좋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OST참여 가수들만 봐도 이 앨범은 구미가 확 땡기는 OST앨범이었다.

뉴진스(New Jeans), 로이킴, 던, 샘김, 요아리, 에스타의 윈터, 10CM, 강민경까지 LP카페에서 발매 소식을 보고 덥석 질렀다. 그리고 한참 걸려 LP제작이 완료되어 배송 됐는데 만듬새가 훌륭하다 못해 이건 거의 굿즈의 가까운 LP Vinyl이었다.

포스터를 방불케하는 스틸포스터가 빼곡하게 들어가 있었다. 드라마를 안 봤는데도 고퀄리티의 내용물을 보고 놀랐는데 드라마를 본 시청자가 이 음반을 구입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드라마를 볼 마음은 1도 없다. 아무리 음악이 좋아도 취향을 타는 드라마고 흥미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장르다. 

20대 가뭄에 비 오듯 노래방에 갈 일이 있을 때 가끔 부르던 노래가 있다. 음치-박치가 노래방 갈 일도 별로 없었지만, 가끔 알코올의 힘을 빌려 한 곡을 뽑을 일이 있을 때 불렀던 노래가 바로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였다. 1996년에 발표된 배영준 작사-작곡의 곡으로 이소라가 피처링한 앞부분이 매력적이었고 룸바 계열의 빠르지 않은 여름 노래로 가끔 생각나는 곡이었다. 

배영준은 코나 해체 이후 그룹 더블유(W) Where The Story Ends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고 멜로딕한 그의 작곡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했다. 2006년 보컬리스트 Whale을 영입해 W & Whale로 개명했고, 2012년에는 JAS를 영입 W & JAS로 활동을 이어갔다. 작사-작곡가 배영준과 그룹의 리더의 그를 좋아했다. 

뉴진스(New Jeans)가 리메이크한 이 노래를 유튜브에서 봤을 때 드라마 장면이 흘러나온다. 이 노래 프로듀서는 그동안 뉴진스(New Jeans)와 함께 호흡을 맞춰온 250(이오공)이 편곡을 맡았다. 원곡의 몽환적이고 트로피컬한 분위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말랑말랑한 멜로한 신스팝 사운드와 미니멀한 비트 사운드를 가미해 뉴진스(New Jeans) 스타일로 리메이크했다. 

이 외에 나머지 곡들은 드라마를 위해 쓰여진 창작곡이다. 사운드트랙 리스트만 봐도 초호화 캐스킹에 그에 어울리는 가수들이 대거 포진 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LP판을 다 돌려봤는데 나쁘지 않지만, 드라마를 보지 못한 관계로 드라마와 상관없이 각각의 노래만 듣다 보니 감정이입이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기, 촬영, 영상 편집, 연출 등은 서로 유기적 연결 고리가 강한 편인데 OST는 영상의 분위기만 효과적으로 잘 살리면 되는 요소다. LP가 하나의 굿즈가 된 이 시대에 딱 어울리는 OST LP Viny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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