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츠(Moments) Story

귀르가즘이란 얘기가 있다. 단순한 감각을 넘어서 청각으로 느낄 수 있는 유희와 위로, 쾌감을 귀르가즘이란 표현을 종종 쓰는데 음악을 들으면서 가끔 이런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달콤하다 못해 귀가 아예 녹아버릴 것 같은 노래를 들었을 때인데, 요즘 모멘츠(Moments)라는 소울 알앤비 보컬그룹의 앨범을 듣는데 이렇게 실키실키(Silky Skily)하고 달콤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완전 푹 빠졌다. 어렵게 모멘츠 앨범을 구했는데 자꾸 생각나고 듣게 되는 앨범이다. 달콤함의 끝판왕 정도 된다. 소울(Soul) 알앤비(R&B) 보컬그룹 모멘츠(Moments) Story.

모멘츠(Moments)의 원래 멤버는 마크 그린(Mark Greene), 에릭 울푸스(Eric Olfus Sr.), 리차드 그로스(Richard Gross), 존 모건(John Morgan)이 1960년대 중반 워싱턴 DC에서 결성한 흑인 알앤비 보컬그룹이었다. 모든 그룹들이 그렇지만 이 팀 또한 멤버교체가 굉장히 잦은 편이었다. 

  • 브라운, 굿맨 & 모건 (Brown, Goodman & Morgan) 3인 체제

처음에는 멤버가 4명이었지만, 4중주단으로 라이브 무대를 돌면서 트리오로 축소된다. 이때 오리지널 멤버는 모건(Morgan)만 남고 바리톤 굿맨(Goodman)이 투입되었고, 새로운 테너 윌리암 빌리 브라운(William Billy Brown)으로 대체됐다. 이 멤버로 1969년 이들은 4개의 앨앤비 히트 싱글을 발표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리게 된다. 1970년에 모멘츠(Moments) 최고의 히트곡인 “Love On A Two Way Street”를 발표하는데 이 곡은 빌보드 핫100 챠트에서 3위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는다. 

  • 레이, 굿맨 & 브라운 (Ray, Goodman & Brown) 3인 체제

“Love On A Two Way Street”를 녹음한 직후 차트에 올라가기 직전에 오리지널 멤버인 모건(Morgan)이 빠지며 새로운 멤버 쟈니 무어(Johnny Moore)로 교체됐지만 라이브 무대에 나타나지 않아서 바로 해고됐다. 그 자리를 새로 합류한 해리 레이(Harry Ray)가 투입되면서 모멘츠(Moments)로서 가장 긴 라인업이 될 트리오가 완성된다. 이 라인업으로 가장 오래 활동을 이어간다. 

새로 투입된 해리 레이(Harry Ray)는 “If I Didn’t Care”, “Sexy”를 포함하여 모멘츠(Moments)의 후속 히트곡 대부분에서 리드 보컬을 맡으며 팀내에서 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다. 1973년 “Mama”, 1975년 “Look At Me(I’m In Love)”는 알앤비 차트 1위까지 오르며 전성기를 보내게 된다. 

1979년까지 그룹은 총 27개의 R&B 차트 히트를 기록했는데 이때 소규모 음반레이블 스탱(Stang)을 떠나 더 큰 규모의 폴리도어 레코즈(Polydor Records)와 계약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그룹명에 대한 법적 분쟁이 발생하여 새 레이블에서는 <The Moments>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그룹 이름을 멤버들의 성인 <Ray, Goodman & Brown>으로 변경한다. 

새 이름의 첫 번째 싱글인 “Special Lady”는 1980년 초 R&B 차트 1위, 팝 차트 5위에 오르며 그들의 가장 큰 히트작 중 하나가 된다. 같은해 “Inside Of You” 포함해 몇 곡의 히트곡이 더 발표된다. 1982년 폴리도어(Polydor)로 옮긴 후 네 번째이자 마지막앨범이 발매된다.

이후 해리 레이(Harry Ray)는 솔로 활동을 위해 팀을 떠난다. 해리 레이(Harry Ray)는 신성 흑인음악 레이블 슈가 힐 레코즈(Sugar Hill Records)에서 <It’s Good To Be Home>앨범을 발표한다. 

해리 레이(Harry Ray)가 떠난 자리는 루더 밴드로스(Luther Vandross)의 백 보컬인 케빈 레이 오웬(Kevin “Ray” Owens)으로 대체됐다. 그런데 해리 레이(Harry Ray)의 유일한 솔로 앨범이 발표되고 마이너 히트 “Sweet Baby”를 마친 후 다시 팀에 돌아와 합류한다. 1992년 해리 레이(Harry Ray)는 뇌졸중을 앓다 1992년 45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2000년 이후에도 꾸준히 앨범들을 발표하지만 예전의 인기만큼 사랑을 얻지는 못했지만 2003년 알리시아 키스(Alicia Keys)의 요청으로 그녀의 노래에도 참여하며 함께 투어도 다니며 다시금 주목을 잠시 얻기도 했다. 2008년까지 모멘츠(Moments)시절의 히트곡과 레이, 굿맨 & 브라운(Ray, Goodman & Brown) 시절의 히트곡들을 모아서 공연을 꾸준히 이어갔다. 오리지널 멤버였던 Goodman은 2010년 67세 나이로 사망했고, 브라운(Brown)만 유일한 멤버로 2022년까지 공연을 이어갔다.

모멘츠(Moments) 앨범 중에 가장 훌륭한 앨범 한 장을 뽑으라면 단연 이 앨범을 꼽고 싶다. 앞선 앨범에서 “Look At Me (I’m In Love)”는 매우 좋은 성적을 거뒀고, 해리 레이(Harry Ray)가 투입되면서 더욱 부드럽고 풍성하며 소울풀한 사운드를 이어갔다.

헤리 레이(Harry Ray)의 속삭이는 가성이 굉장히 설득력 있고 이 앨범에서 A면 트랙은 전곡이 다 좋을 정도로 훌륭하다. 비공식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트랙은 “With You”였고, 차트에서는 “I Could Have Love You”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압도적인 하모니로 숨이 막힐 것 같은 트랙 “I Don’t Want To Go”가 A면 마지막 곡으로 포진되어 있다.

그리고 빌리 브라운(Billy Brown)의 테너가 압권인 “Don’t Cry Out Loud”가 수록되어 있다. 사실 이 노래는 멜리사 맨체스터(Melissa Manchester) 노래로 먼저 들었던 곡으로 그녀의 히트곡 가운데 한 곡이었는데 멜리사 맨체스터(Melissa Manchester)가 오리지널 가수인줄 알았다. 나중에 모멘츠(Moments)가 멜리사 맨체스터보다 먼저 레코딩해서 발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데 실제로 멜리사 맨체스터(Melissa Manchester)는 이 노래를 레코딩하고 히트할 때도 가사 내용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노래는 멜리사 맨체스터(Melissa Manchester)의 대표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그녀보다 모멘츠(Moments)가 부른 이 버전은 더욱 소울풀하고 감명적이다. 

Melissa Manchester – Don’t Cry Out Loud

A면에 수록된 모든 노래가 싱글로 발매된 알앤비(R&B) 히트곡들이었고 달콤하고 달달한 실키한 노래들로 가득하다면 B면에는 템포가 있는 밝은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펑키한 트랙 “Come In Girl”, “Running”이 귀를 잡아 끌고, 묘하게 매력적인 디스코 트랙 “Stay”는 전염성도 강하고 경쾌한 베이스 라인과 적절하게 찔러주는 신디사이저 소리가 귀를 휘어잡는다. 왜 이 노래는 싱글로 발매하지 않았는지 의아할 정도다. 그리고 펑크 그루브 넘버 “Clap Your Hands To The Music” 역시 훌륭하며 이 앨범에서 정말 단 한곡도 버릴 곡이 없다.

확실히 알앤비(R&B) 발라드와 펑키(Funky)넘버들 못 하는게 없다는 흑인음악의 정점에 서 있던 앨범이다. 혹시 이 앨범이 눈에 보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집어 들어야 한다.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