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 스캑스(Boz Scaggs) Story

리타 쿨리지(Rita Coolige)도 불렀던 발라드 “We‘re All Alone” 이 한 곡으로 보즈 스캑스(Boz Scaggs)를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베스트앨범에서 비슷한 분위기의 발라드곡 “Look What You’ve Done To Me”를 알게 됐고 20대 시절 보즈 스캑스(Boz Scaggs)의 최애곡은 이 두 곡이었다. 사실 다른 곡들은 전주만 듣고 패스패스한 결과였고 시간이 지난 후 앨범에 다른 곡들을 찬찬히 듣다 뒤늦게 보즈 스캑스(Boz Scaggs)의 진가를 발견하게 됐다. 적당한 리듬감 펑키하면서도 흑인음악을 기반에 둔 말랑말랑하고 소프트한 음악 스타일, 두 곡의 발라드 외에 “Lowdown” 정말 좋아하게 됐다. 그래서 다른 앨범들을 찾아 들어봤는데 살짝 저평가된 면이 있었다. 보즈 스캑스(Boz Scaggs) Story.

보즈 스캑스(Boz Scaggs)는 1944년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학창시절부터 탁월한 연주 실력을 보여 주위에서 천재소리를 들을 정도로 기타연주에 탁월했다고 한다. 12살 때 같은 학교 친구가 바로 스티브 밀러(Steve Miller)였다. 둘은 어린 시절 이미 밴드 마크스멘 밀러스 밴드(Marksmen Miller’s Band)를 결성해서 스티브 밀러가 보컬, 보즈 스캑스는 기타연주를 했다. 심지어 이 둘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도 위스컨신 대학에 함께 진학했는데 대학에서도 함께 밴드 활동을 이어간다. 이때 아델스(Ardells), 패불러스 나이트 트레인스(Fabulous Knight Trains)같은 블루스 밴드에서 함께 활동했다. 

그런데 보즈 스캑스(Boz Scaggs)는 대학을 중퇴하고 1965년 영국으로 건너간다. 이 당시 영국 런던에서는 블루스 음악들이 급성장하고 있었고 이곳에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성공은커녕 그룹은 몇 달 만에 해체하게 된다. 이 시절 2년간 유럽 일대를 순회하면서 버스킹으로 돈을 벌었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첫 솔로 데뷔 앨범 <Boz>를 녹음했지만 실패로 끝나고 만다. 

1967년 스티브 밀러(Steve Milller)로부터 자신의 밴드 스티브 밀러 밴드(Steve Miller Band)에 합류해 달라는 엽서 한 장을 받고는 보즈 스캑스(Boz Scaggs)는 바로 미국으로 달려간다. 이때 스티브 밀러 초기 앨범 두 장 <Children Of The Future>와 <Sailor>에 참여했지만 당시 서로 다른 음악 취향 때문에 스티브 밀러(Steve Miller)와 묘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다 결국 보즈 스캑스는 밴드를 탈퇴한다.

이후 1968년 아틀랜틱 레코드와 솔로 계약을 맺고 두 번째 앨범 <Boz Scaggs>를 발매하는데 실질적인 데뷔앨범은 이 앨범으로 보는 견해가 더 많다. 이 앨범에 수록된 싱글 “Loan Me A Dime”이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당시 올맨 브라더스밴드(Allman Brothers Band)의 듀언 올맨(Duane Allman)이 세션으로 참여해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판매량은 중간 정도였다. 

1971년 콜롬비아 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Moment>, 1972년 <My Time> 두장의 앨범을 발표하지만 판매량은 저조했다. 1974년 모타운 레코드 출신의 새로운 프로듀서를 데려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며 <Slow Dancer>앨범을 발표하는데 감미로운 소울 감각을 듬뿍 지닌 곡들이 포진해 있었다. 보즈 스캑스(Boz Scaggs)의 전성기를 열어갈 초석을 마련한 앨범으로 평가받게 된다. 

누가 뭐라고 해도 보즈 스캑스(Boz Scaggs)의 전성기의 시작은 1976년에 녹음된 <Silk Degrees>앨범이었다.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 후보에 올랐고 4개의 히트싱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It’s Over”,“Lowdown”,“What Can I Say”,“Lido Shuffle”이 큰 사랑을 받았고 그래미에서 5개 부분 후보에 지명됐고 최우수 리듬앤블루스 상을 수상했다. 이 앨범에는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We’re All Alone”도 수록되어 있었다. 심지어 보즈 스캑스(Boz Scaggs) 앨범에서 백보컬로 활동했던 리타 쿨리지(Rita Coolidge)가 리메이크해 1977년 차트 1위까지 차지했다. 

1976년 발표된 이 앨범 중에 “Lowdown”이 크게 인기를 얻었는데 당시 서서히 인기를 얻기 시작한 펑키디스코풍의 곡으로 베이스리듬이 정말 매력적인 곡이다. 사실 이 노래가 디스코 열풍에 불을 지핀 <토요일 밤의 열기>에 쓰일 뻔 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비지스(Bee Gees)가 참여하지 않았고 기획단계에서 주연인 존 트라볼타는 이 “Lowdown”에 맞춰 자신의 춤 안무를 짰다고 한다. 실제로 존 트라볼타는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노래와 보즈 스캑스(Boz Scaggs)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고 영화에 쓰일 예정이었지만 당시 이 노래는 이미 다른 디스코 영화에 쓰였기 때문에 영화사에서는 이 노래를 빼버렸고 <토요일 밤에 열기> OST는 비지스(Bee Gees)에게 돌아가게 됐다.

보즈 스캑스(Boz Scaggs) <Silk Degrees> 앨범은 여러가지 나비효과를 일으켰는데 이 앨범덕분에 그룹 토토(Toto)가 결성한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있다. 1976년 보즈 스캑스(Boz Scaggs) 앨범제작을 위해 여러 세션맨들이 참여하게 되는데 이때 키보디스트 데이빗 페이치(David Paich), 베이시스트 데이빗 헌게이트(David Hungate), 드러머 제프 포카로(Jeff Porcaro)였다. 사실 이 세사람은 이미 친구였고 당시 스탤리 댄(Steely Dan)의 <Pretzel Logic>과 같은 다른 앨범에서 자주 함께 공연을 한 사이였고 보즈 스캑스 앨범에 참여하고 투어콘서트를 가지며 밴드 토토(Toto)에 대한 전망이 확고해졌다. 더군다나 이들의 합이 얼마나 좋았는지 콜롬비아 레코드는 오디션없이 이 밴드와 계약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당시 최고의 세션맨들로 구성된 밴드 토토는 이렇게 결성하게 된다. 데이빗 페이치는 보즈 스캑스 <Silk Degrees>앨범이 없었다면 토토(Toto)는 결성되지 않았을거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토토(Toto)와 보즈 스캑스(Boz Scaggs) 이들의 우정은 수 십 년 동안 함께 공연도하고 다양한 콜라보 콘서트를 통해 끈끈함을 유지했다. 데이빗 페이치(David Paich)는 보즈 스캑스(Boz Scaggs) 2001년 앨범 <Dig>를 위해 다시 한 번 팀을 이뤄 11곡 중 6곡에 참여했다. 

앨범 투어는 가는 곳 마다 매진됐고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다음해인 1977년 <Silk Degrees> 후속앨범 <Down Two Then Left>앨범을 발표했지만 앞선 앨범이 워낙 성공적이라 후속 앨범은 나쁘지 않았지만 판매량은 저조했다. 이후 1980년 앨범 <Middle Man>은 “Jojo”와 “Breakdown Dead Ahead” 두 곡의 히트싱글을 발표하게 된다. 이후 “Look What You’ve Done To Me”, “Miss Sun”같은 곡들이 8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이어갔다. 

1980년대 이후 보즈 스캑스(Boz Scaggs)는 은퇴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며 사업가로 변신했다. 70년대 성공에도 불구하고 80년대 음악계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여행을 하고 가족 사업을 시작하고, 어린 자녀늘 키우며 시간을 보냈다. 공연은 자신의 클럽에서 가끔씩 제한적으로 열기는 했지만 투어는 돌지 않았다. 그는 8년만인 1988년 새 앨범을 발표하며 다시 등장했고, 스탠리댄(Steely Dan)의 도날드 페이건(Donald Fagen)과 함께 투어를 펼쳐기도 했다. 2018년까지 간간히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지금껏 발표된 앨범이 총 18장의 정규앨범이 있다.

2000년대 보즈 스캑스는 흑인 음악 취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흑인음악을 기반으로한 앨범들을 발표하고 있다. AOR 특성을 모두 버리지는 않았지만 블루스, 리듬앤블루스, 소울 음악을 더 깊게 파고든다. 이후 미국, 캐나다, 일본 순회공연을 자주 갖고 있다. 심지어 2024년 2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여 7차례 순회공연을 갖기도 했다.

보즈 스캑스의 일본 내의 인기는 대단하다. 일본사람들은 그를 AOR의 거장으로 칭송하고 있다. 참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고 다양한 음악과 편안한 목소리 톤으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보즈 스캑스(Boz Scaggs)는 확실히 좋은 곡들을 많이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다소 저평가된 경우도 있고 단지 “We’re All Alone” 한 곡만 라디오 신청곡으로 올라오지만 그러기에는 그가 남긴 좋은 노래는 차고 넘친다. 

2024년 6월이면 무려 80살이다. 앨범 3장을 추천한다. 베스트앨범 <Boz Scaggs Hits>는 전반적으로 보즈 스캑스의 베스트 앨범으로 그의 히트곡들을 다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듣고 싶다면 <Silk Degrees>,<Middle Man>을 추천한다. 그냥 전곡을 듣게 되는 앨범으로 <Silk Degrees>는 데이빗 페이치(David Paich)의 탁월한 어레인지와 탁월한 음악 센스를 확인할 수 있다. <Middle Man>은 AOR색채가 가장 강한데 토토(Toto) 사운드 전개와 기타의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 참여가 눈에 띈다. 그리고 프로듀서로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가 참여하는데 데이빗 포스터만의 특유의 사운드와 어레인지가 많이 느껴지지 않아 오히려 포스터의 색채가 적어서 이 앨범이 더욱 빛난다.

제프포카로의 리듬감을 느낄수 있는 “Jojo”와 스티브 루카서의 기타 솔로가 압권인 “Breakdwon Dead Ahead”도 좋고 발라드곡 “You Can Have Me Anytime” 등등 어느 한 곡 버릴 곡이 없을 정도로 앨범 구성과 완성도가 높다.  

바비 콜드웰(Bobby Caldwell), 마이클 프랭스(Michael Franks), 지노 바넬리(Gino Vannelli), 스탤리 댄(Steely Dan), 크리스토퍼 크로스(Christopher Cross)를 좋아한다면 100% 보즈 스캑스(Boz Scaggs)도 좋아할 확률이 높다. 보통 AOR음악들이 흔히 소프트 앤 멜로우(Soft & Mellow)로 대변되기도 하지만 이런 소프트한 록음악에 보즈 스캑스(Boz Scaggs)는 결이 살짝 다르다. 알앤비 흑인취향의 분위기와 적당한 기타톤과 펑키한 베이스라인으로 세련된 소리와 밸런스가 잘 어울려진 목소리를 가졌다. 펑키하면서도 말랑말랑한 그의 목소리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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