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 맛집 : 옥봉식당 순대국밥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한 대목이다. 이 작품의 배경인 평창군 봉평은 이 작품 덕에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효석 문학관부터 마을 전체가 메밀꽃 필 무렵으로 꾸며있다. 봉평은 메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라 입구부터 메밀 음식점들을 만날 수 있다. 봉평 맛집 옥봉식당을 방문했다.

봉평 현지인들의 맛집은?

봉평에 가면 메밀로 만든 막국수나 메밀전병을 안 먹고 오면 섭섭하다. 거기에 메밀전, 메밀묵, 메밀막걸리 빠지기 쉽지 않다. 메밀음식 하나는 먹고 오기 마련인데 불현듯 맛집이 메밀 음식점들밖에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봉평 사람들에게도 현지인 맛집 중국집도 돈가스집도 백반집도 있을텐데 하는 궁금증에 현지인에게 맛집을 추천받았다. 추천 맛집은 바로 국밥집이었다. 봉평에서 국밥이라니 할 수도 있지만 추천인 딱 한마디 했다. “그냥 먹어봐!” 넵~!!

메밀꽃 필 무렵에는 장돌뱅이이 허생원이 나오는데 배경이 봉평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봉평 장터 안에 위치한 국밥집을 한 곳 소개받았다. 시장안쪽에 위치해 있는 <옥봉식당>이라는 곳이다.

시장안 국밥집이라 허름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규모는 작았지만 실내가 아주 깔끔하다. 각종국밥 종류가 메인메뉴고 가게는 같은 자리에서 현재 30년째 운영 중인 곳이란다. 봉평에서 장이 서는 날 인기가 특히 많다고 한다. 

옥봉식당 순대국밥의 특징은?

토종순대국밥, 따로국밥, 선지해장국, 우거지해장국, 순두부해장국 등 다양하니 취향껏 주문하면 된다. 고민하기 귀찮다. 하면 무조건 순대국밥을 시키면 된다. 현지인도 토종순대국밥을 추천했다.

이집은 수제순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일주일치의 순대를 직접 만든다고 한다. 순대에 내장, 선지, 당면, 찹쌀 같은 기본 속에 20가지가 넘는 온갖 양념들이 들어간다. 비법은 당연히 비밀이다.

이집 순대국밥은 특이하게 우거지가 들어간다. 보통 먹는 순대국밥은 진하고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 일반 순대국밥이라면 이 집만의 특징은 우거지가 들어가 개운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간도 적절하다. 흔히 맛 볼 수 있는 순대국밥의 느낌은 아니지만 자꾸만 국물에 손이 간다. 우거지를 넣게 된 계기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깍두기를 많이 담그는데 남는 무청을 말렸다가 식재료로 쓰기 시작했다. 

순대국밥에 무청이 들어가서 장터국밥 느낌이며 제주도식 소고기 해장국 느낌도 나는데, 순대국밥과 장터국밥 또는 사골우거지국밥의 어느 중간 지점에 있는 순대국밥이 이집만의 특징이다. 

순대국밥 맛과 무장아찌

그리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순대 특유의 잡내가 없다. 이 말은 잘 삶았다는 얘기인데, 개중 꼬릿꼬릿한 국밥 특유의 냄새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살짝 아쉬울 수 있다. 국밥에서 나는 냄새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다. 사실 나는 어릴 때 이 냄새가 싫어 순대를 20대중반이후부터 먹게됐다. 어릴 때 국밥골목을 코를 막고 지나칠 정도였다. 

순대와 내장,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는데 가격 또한 마음에 든다. 요즘 어디를 가도 순대국밥 한 그릇 가격은 기본 1만원 이상인데 이집은 9000원이다. 

들깨를 뿌려서 국물 맛을 보는데, 숟가락을 놓을 수 없는 맛이다. 또한 긴 무 장아찌가 밑반찬으로 나오는데 순대랑 같이 먹어도 좋다. 밑반찬을 보면 양념들이 진하게 꾸덕꾸덕하게 베어서 엉겨있는 느낌이고 반찬도 기본적으로 맛있다. 추천하는 조합은 채 썬 무장아찌 순대랑 같이 먹으면 궁합이 너무 좋다. 

이 무장아찌를 따로 판매하고 있다.  

먹고 나서 드는 생각은 세상에 많은 순대국밥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슷한 맛에 순대국밥만의 맛이 있지만 이곳은 순대국밥의 맛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장터는 어느 장터를 가던 국밥집이 꼭 있다. 여담을 풀기 좋은 음식이 국밥이고 빠르고 푸짐하게 먹기에 적당하고 저렴하고 서민적이다. 장터에서 오랜만에 만난 이웃들과 지인들을 만나서 막걸리 한잔 기울이기에도 좋아서 장터국밥은 언제 어디서나 인기가 있고 장이 서는 모든 장터에는 이 국밥이 빠지지 않는다.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국밥이다. 인기비결은 가성비가 좋은 음식 또한 국밥이다. 직접 만든 순대와 잘 삶은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무청을 넣고 함께 끊여주면 봉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우거지 순대국밥, 든든한 한 끼가 완성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