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있다. 강릉은 감자옹심이, 초당순두부가 생각나고 춘천은 막국수, 춘천닭갈비가 떠오른다. 강원도 삼척은 어떤 음식이 떠오를까? 삼척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백이면 백 모두 곰치국을 얘기한다. 곰치국이라. 곰치 그 정체는 무엇일까? 곰치국 삼척 맛집 “만남의 식당” 소개한다.
곰치국은?
예로 삼척지역 연근해에서 흔히 잡히는 곰치라는 생선이 있다. 물메기를 삼척 지역에서는 ‘곰치’, ‘물곰’이라고 부른다. 해안에서 겨울에 많이 잡히는 물고기로 못생겼다. 살점이 물컹거려서 횟감으로 쓰기도 애매하고 포로 쓰지도 못하니 어촌에서는 인기가 없던 생선이었다. 그런데 한겨울 포구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그물 작업하던 어부들이 언 몸을 녹이기 위해 이 곰치를 김치랑 넣어서 끊여먹던 음식이 바로 곰칫국이다. 그런데 90년대 중후반부터 삼척을 방문하던 여행객들이 삼척지역에 놀러와 먹어보고는 그 이색적이고 특색적인 맛에 별미가 됐다.
사장님이 들고 있는 생선이 곰치다. 못생겼다. 고기는 물컹물컹하다. “곰치가 이기래요~”
곰치국 못생겨도 맛은 좋아
“못생긴 외모, 부드러운 속살 시원한 국물맛” 애주가들이 이 곰치국을 좋아하는 이유다. 삼척에서는 묵은지를 넣고 칼칼하게 곰치국을 끊여낸다. 물론 동해안 대부분 고성부터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까지 동해안 바닷가 마을에는 곰치국집들이 굉장히 많다. 그런데 예전에는 횟감도 안 되고 포로도 못 쓰는 이 곰치는 천덕꾸러기 같았는데 언제부턴가 동해안 바닷가 지역의 별미가 되다보니 가격이 오르고 있다.
20년전 가격은 6000-8000원선이었는데 이제는 2배~3배까지 가격이 올랐다. 개인적으로 가성비는 떨어지는 음식이 됐다. 강릉에는 곰치국 현지인 맛집이 하나 있다. 성원식당이라는 곳이었는데 해장하러 자주 들렀지만 이제는 더는 찾지 않는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떨어진다.
삼척 현지인 곰치국 맛집 : 만남의 식당
가끔 삼척에 출장갈 일이 있는데 그때 들르는 식당이 하나 있다. 삼척항 한가운데 위치한 “만남의 식당: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메뉴가 딱 2개밖에 없다. ”곰치해장국“과 ”대구해장국“ 이렇게 2가지 밖에 없다.
솔직히 가격차이가 조금 나는 편이다. 개인의 취향은 곰치보다는 대구해장국을 더 선호하고, 실제로 곰치국과 식감을 비교해 봤을 때 콧물같이 물컹쿨컹한 곰치보다는 씹히는 맛이 있는 대구를 더 선호한다. 당연히 생태탕을 가장 좋아하지만 이제 동해안 그 어디를 가도 생태탕을 맛보기 힘들다. 대안으로 동태탕을 먹기도 하는데, 얼린 동태보다는 차라리 생대구탕이나 대구해장국이 더 신선하고 맛있다.
방문한 날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라 대구탕이든 곰치국을 먹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물론 전날에 간단한 술을 마신후라 해장이 절실했다. 주차장은 근처에 공영주차장이 있어 거기에 주차하고 조금만 걸으면 식당은 쉽게 찾을수 있다. 점심시간에 사람이 몰리는 곳이라 조금 일찍 도착했다.
식당 사방을 둘러보면 각종 사인이 빼곡하다. 맛집 인증의 조건이고 음식시켜놓고 읽는 재미가 있다. 이런 사인들이 많은 집은 왠지 믿음이 가지 않나? 나만 그런가? 암튼 식당에 도착했을때는 조금은 한산했고 대구해장국을 주문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식훈(가훈)이다. “얍삽하게 살지말자” 와~믿음이 그냥간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얍삽하게 장사안할것 같고 뭔가 기대하게 만드는 가훈이었다.
곰치국대신 대구해장국 주문
주문한지 10분정도 지나고 음식이 나왔는데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그릇도 크고 양이 많았다. 예전에 몇 차례 방문했을때는 못 느꼈는데 원래 양이 이렇게 많았나? 아주 푸짐하다 못해, 이걸 내가 다 먹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우선 국물부터 한 입 맛을 보는데 콩나물때문인지 얼큰하고 시원하다. 그래 바로 이맛이지!
곤지와 저 고기 좀 보소. 우선 대구가 아주 큼직큼직하다. 대구 속살이 아주 꽉 차있고 곰치국이랑 달리 식감이 아주 훌륭하다. 조금은 뻑뻑한듯 하지만 국물과의 조화는 훌륭하다. 맛있다. 그리고 입에 꽉찬다. 국물은 처음 떠 먹었을때보다 더 시원하고 얼큰하다. 땀구멍에서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사실 생선탕을 먹을때 제일 귀찮은 것은 생선가시를 발려내는 것인데, 이 놈의 대구는 큼직큼직한지 가시마저도 큼직큼직하다. 열심히 발려서 알차게 고기와 콩나물 챙겨먹었다. 해장으로 역시 최고다. 우선 양이 압도적인데, 먹다먹다 1/3 정도는 남겼다. 고기는 악착같이 먹었지만 국물이 많아도 너무 많다. 국물이 한강이란 얘기는 여기에서 나온듯 하다.
곰치국과 대구탕은 모두 해장에 탁월한 음식이다. 동해안 특히 삼척에 오면 반드시 먹어야하는 음식은 “곰치국”이다. 김치와 어우러진 곰치국의 그 시원함은 두고두고 생각나는 맛이다. 물론 대구탕역시 마찬가지다. 삼척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집은 꼭 방문해 보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