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생맥주 캔 솔직후기

일본 맥주회사 아사히에서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이란 재미난 제품을 내놓았다. 캔을 개봉하면 온도에 따라 생맥주 거품이 올라오는 재밌는 제품이다. 이 거품 때문에 현재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정도란다. 요즘 굉장히 핫한 제품으로 마트와 편의점에서 몇 개 들어오지도 않아서 들어 왔다하면 바로 나가고 큰 매장에서는 오픈런 하는 곳도 있단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궁금했는데, 며칠전 아주 손쉽게 구입해서 먹어봤다. 아사히 생맥주 캔

결론부터 말하면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다. 거품이다. 거품 때문에 거품이 꼈다.

오픈런을 부르는 제품들

언제부턴가 오픈런을 부르는 제품들이 등장했다. 그 시발점은 ‘허니버터칩’이 아니었나 싶다. 최근에는 ‘먹태깡’이란다. 아직 못 먹어봤다. 먹태깡이 뜨니 ‘노가리칩’까지 등장했다. 거기에 ‘먹태이토’, ‘먹태쌀칩 청양마요맛’, ‘청양마요맛 새우칩’까지 등장했다. 정말 하나도 못 먹어봤다. 먹태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당근마켓에도 먹태깡이 등장했다.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에 되팔이되고 있단다.

‘분명 미친거야? 당근마켓에서 프리미엄을 주고 사서 먹을 정도로 맛있단 말인가?’ 도무지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없으면 그만이지 굳이 이렇게 오픈런 줄까지 서서 사거나 당근마켓에 프리미엄주고 사서 먹을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그 궁금증이 문제다. 여기에 들리는 소문에 맥주 중에 생맥주 캔제품까지 등장하면서 불을 지피고 있다. 조만간 국내 맥주회사도 비슷한 제품들을 내놓겠군? 그러고 보니 ‘원소주’도 처음 이렇게 품귀현상으로 난리더니 이제는 편의점 한쪽 귀퉁이에 늘 있는 소주가 됐다. 이런 오프런 제품들은 관종 상술인가? 

술 취향은?

술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 편이다. 20대에는 소주를 잘 못 마셨고 주로 맥주와 생맥주를 마셨다. 때마침 ‘비어마트’라는 특이한 술집들이 유행하던 시절이었고 맥주만 주구장창 마셨다. 술도 입맛이 변하는지 군 전역이후에는 조금만 먹어도 배부른 맥주보다는 소주가 좋아졌다. 높은 도수들의 소주들이 알코올 도수들을 낮추면서 손짓을 소주가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고, 지금도 맥주보다는 소주를 좋아한다. 늘 1차는 소주 2차는 맥주로 마무리하는 술자리를 선호한다. 

아사히 생맥주 캔 슈퍼드라이

요즘 핫 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던 지라 호기심이 생겼다. 그런가보다 아무 생각 없이 동네 편의점에 들러서 물었더니 난리란다. 당연히 없는가보다 했더니 편의점 사장님이 잠깐만 기다리라고 그러면서 몇 개를 꺼내준다. “오오오 있었군요?”,“운이 좋으신거예요”하신다. 캔 4개를 받아들고 집에 들어왔다. 

온도에 따라 거품 양이 달라진다는 주의사항이 있다. [6시간 이상 냉장보관 후 즐기세요.] 적당한 거품은 4℃ 풍부한 거품은 8℃란다. 방금 편의점 냉장고에서 가져 왔으니 적당하겠네 싶어 뚜껑을 땄는데 와~거품 대환장 파티가 벌어졌다. 캔 뚜껑 따기는 쉬웠는데 거품이 콸콸 넘치고 난리다. 입으로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거품을 쪽쪽 빨아 마신다. 그럼에도 넘치는 거품을 어쩌지는 못하고 방에 맥주냄새가 진동한다. 어느 정도 진정되고 마셔본 첫 느낌은 실키하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 

냉장고 넣어두고 시간이 지나서 두 번째 뚜껑을 열었는데 역시 거품이 넘치고 난리다. 한 캔 비우는 10분 사이에 온도가 얼마나 떨어졌겠는가? 역시 거품 대환장파티가 벌어진다. 나머지 두 캔은 냉동실에 넘어뒀다가 꺼내서 먹었더니 그제야 넘치는 거품은 사라지고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온다. 4℃ 이하일 때는 거품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에 양손신공으로 캔을 감싸쥐면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온다. 그냥 신기하고 재미는 있는데 여러모로 불편하다. 맥주 캔 따위가 이리 예민해야 싶은데 와인도 아니고 살짝 불편하다. 

솔직후기

부드럽고 실키한 목 넘김, 뒷맛은 살짝 알싸한 무난한 수준의 라거다. 예민한 맥주 캔에 비해 맛은 무난하지만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었다. 처음이니까 재미있고 거품 올라오는 것이 신기한데 호프집에서 마시는 생맥주보다 청량감이 넘치는 것도 아니고 맥주 특유의 톡 쏘는 맛과 목 걸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하다. 

개인적으로 카스와 테라를 제일 좋아한다.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칭따오 정도가 입맛에 맞다. 에일 종류나 흑맥주는 아주아주 가끔 있으면 먹을 정도다. 취향의 차이지만 내 입맛에는 아사히 생맥주 캔은 깡통만 요란했고 거품만 가득한 거품뿐인 맥주고 가성비 떨어지고 번거로운 맥주일 뿐이다. 어디 캠핑을 가도 아이스박스에 온도를 맞춰가야 하는 여러모로 귀찮은 맥주에 지나지 않다. 혹시 내가 모르는 이 맥주의 특유의 맛의 비밀을 내 혀는 느끼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일반 맥주 캔을 한두 번만 흔들어줘도 거품은 이 정도는 나오지 않나? 두 번 다시 내 돈 주고 사서 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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