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밴드 : Mezzoforte

노르웨이와 그린란드 중간쯤에 아이슬란드 라는 작은 섬나라가 있다. 북극권 바로 아래에 위치한 나라로 환경자체는 척박한 편이고 황무지와 고원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고 뉴스에 나오는 얘기의 대부분은 화산활동이 내가 아는 전부였다. 나라 면적은 대한민국 남한 영토와 비슷한데 인구는 37만명 밖에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슬란드 음악계 쪽에서는 눈에 띄는 몇 명이 있기는 하다. 기괴하고 난해한 컨셉과 혁식적인 뮤직비디오와 음악을 하는 가수이자 배우인 뷔욕(Bjork)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또 다른 세계적인 밴드로 시규어 로스(Sigur Ros)가 있다.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포스토 록 밴드가 생각이 난다. 그런데 뷔욕과 시규어 로스 이전에 아이슬란드 출신의 퓨전재즈 밴드가 먼저 세계시장에 이름을 알리며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바로 메조포르테 (Mezzoforte) 이야기다. 

재즈의 수많은 사조 중에 퓨전재즈, 재즈록이라는 장르가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재즈를 기조로 록과 라틴음악, 펑크, R&B, 전자음아등을 융합시킨 음악장르가 퓨전재즈다. 부르는 이름도 재즈록, 프로그레시브 재즈라고도 부른다. 대게는 로큰롤이 대중화된 전자기타, 앰프, 키보드가 재즈 음악가들 사이에 널리 쓰이면서부터다. 특히 로큰롤을 듣고 성장해온 이들에 의해 이 장르는 널리널리 퍼지게 된다. 

퓨전 재즈의 역사를 이야길 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인물이 한명 있다. 바로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다. 1969년 재즈와 록 음악의 특징을 혼합해 재즈 록으로 불리는 최초의 퓨전재즈음반이 발매된다. 그 음반이 바로 마일즈 데이비스의 <Bitches Blew> 앨범이었고, 당시는 물론 지금으로써도 매우 실험적인 장르를 고안해내고 시도한 인물이 바로 마일즈 데이비스였다. <Bitches Blew>이전 <In A Silent Way> 앨범에서 이미 이런 시도를 보이기도 했었다.

퓨전 재즈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의 재즈는 다른 음악들에 비해서 비교적 즉흥적이고 자유롭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재즈 나름대로의 정형화된 틀은 있기 마련이었고 이걸 처음으로 깨부수고 나타난 음악이 프리재즈였다. 철저히 연주자의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연주되는 말 그대로 자유로운 음악이었다. 이런 프리재즈의 사고방식이 퓨전재즈가 나타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후 70년대는 퓨전재즈의 전성기였고, 재즈 씬에서는 웨더 리포트(Weaher Report), 칙 코리아(Chick Corea), 밥 제임스(Bob James), 스파이로 자이라(Spyro Gyra),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죠지 벤슨(George Benson),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 리 릿나워(Lee Ritenour)가 재즈씬을 이끌었고 팝씬에서는  스틸리 댄(Steely Dan), 시카고(Chicago) 같은 팀들이 록과 재즈를 융합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었다. 

1980년대가 되면 GRP로 대표되는 퓨전재즈계열의 음악들이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시기부터 재즈가 더욱 대중화된 계기가 됐고, 이름도 스무드 재즈 또는 어덜트 컨템포러리 라는 이름으로 분류가 되기 시작했다. 80년대 일본의 퓨전재즈 앨범들이 나오게 되는데 대표적인 밴드가 카시오페아(Casiopea), 티스퀘어(T-Square), 디멘션(Dimention)같은 팀이 J-Fusion으로 불리며 앨범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퓨전재즈의 거장들이 모여서 만든 포플레이(Fourplay)가 등장하며 그 명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요즘은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때의 퓨전 재즈의 의미는 많이 사라졌고 전기악기나 신디사이저가 굳이 사용되지 않아도 비교적 단순하고 대중적인 형태의 재즈 기반의 음악을 컨펨포러리 재즈로 퉁쳐서 부른다.  

키보드에 에이토르 군나르손 (Eythor), 기타에 프레드릭 칼슨(Fridrik, 베이스 요한 아스문드손(Johan) 및 드럼 굴리(Gulli)는 1977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밴드를 결성하는데 당시 겨우 15살과 16살 이었다. 4명의 10대 소년들은 모두 악기 연주를 좋아했고, 당시 하드록이나 재즈록, 퓨전재즈, 펑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두루두루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열정과 에너지 넘치는 아이슬랜드 10대들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음반 레이블을 운영하던 스테이나 버그(Steinar Berg)의 관심을 끌었고, 1979년 이 양반의 Steinar hf 레이블과 밴드는 계약을 체결한다. 이 아이슬란드 레이블을 통해 초기 기술적인 실험부터 밴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녹음들을 진행하고 초기 3장 정도의 앨범을 발표한다. 결국 재즈펑크퓨전밴드로 거듭났다.

1982년 드디어 밴드의 가장 중요한 앨범 네 번째 앨범인 <Surprise, Surprise>를 런던에서 녹음한다. 이때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로 Geoff Calver, 호른과 보컬 편곡자 Chris Cameron, 타악주자 Luis Jardim과 팀을 이루게 된다. 이 네 번째 앨범을 통해 젊은 아이슬란드 친구들은 자신들의 스타일을 형성하고 팀의 방향성을 확실히 정하게 된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강렬한 그루브, 신나는 솔로가 핵심요소였다. 

1983년 Steinar 레코즈 UK에서 첫 번째 싱글 “Garden Party”가 발매된 후 런던 클럽과 디스코텍에서 플레이되기 시작하더니 BBC 라디오와 TV에 출연하게 된다. “Garden Party”는 영국 팝차트 17위까지 오르게 된다. 당시 연주곡으로는 상당히 놀라운 성적이었다. 유럽과 미국시장에도 곧 반응이 왔고 세계시장을 겨냥한 앨범까지 발매됐다. 그리고 국제적인 페스티벌에 초대되어 Weather Report, Al Jarreau, Spyro Gyra와 같은 재즈 및 퓨전재즈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투어를 돌기 시작했다. “Garden Party” 이곡은 미국의 트럼펫터 Herb Alpert가 원곡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Mezzoforte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곡은 “Gazing At The Clouds”였다. 이런 퓨전재즈 연주곡들은 방송용 BGM으로 종종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의 음악이 유럽 라디오방송에서 시그니처 곡으로 방송 시그널로 자주 쓰이기 된다. 

Mezzoforte는 투어와 주목할만한 앨범들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Obsevations>,<Rising>,<No Limits>,<Playing For Time>,<Daybreak>까지 모두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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