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드 하우스 후기

2024년 공개된 액션 영화 <로드 하우스(Road House)>를 봤다. 이 영화는 1989년에 제작된 <로드 하우스>를 리메이크 작품으로 당시 패트릭 스웨이즈(Patrick Swayze)가 주인공이었다. 본 시리즈를 런칭했던 더그 라이먼(Doug Liman)이 감독을 맡았고, 왕년의 제작자 조엘 실버,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과 UFC 출신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가 빌런으로 등장한다. 우선 말만 들어도 감독 주조연 배우들의 궁합이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었더니 도대체 이걸 왜 리메이크 한거야? 유명 셰프가 좋은 재료를 가져와 만든 음식이 결국 라면을 끓여서 내놓은 꼴이다. 왜 극장 개봉 없이 바로 OTT로 직행했는지 짐작이 된다. 쓸데없이 긴 런닝타임과 허접한 스토리와 개연성, 그나마 볼만한 액션씬이 마지막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과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의 액션 정도가 전부다. 그 액션씬 마저도 신선함보다는 진부하다.  

패트릭 스웨이즈(Patrick Swayze)는 우리에게 <더티댄싱>, <사랑과 영혼>으로 유명한 배우로 80년대 스타였다. 가끔 액션영화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와 함께 출연했던 <폭풍 속으로>에서는 멋진 악역을 연기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당시 패트릭 스웨이즈(Patrick Swayze)는 여러 편의 액션영화를 찍었는데 평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심지어 <사랑과 영혼> 캐스팅 단계에서 제작자와 감독이 참고한 영화가 <로드 하우스>였는데 이 영화를 보고 연기가 너무 실망스러워 제작진이 캐스팅에 극구 반대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패트릭 스웨이즈(Patrick Swayze)는 <사랑과 영혼>오디션에 자신의 모든 걸 쏟아 부어 어필했고 최종 낙점됐다. <로드 하우스>가 캐스팅 발목을 잡은 경우다.

<로드하우스>는 그 당시 그저 그런 B급 액션영화였고, 그나마 OST가 좋았던 작품이었다. 제프 헤일리 밴드(Jeff Healey Band)의 음악과 <더티댄싱>때처럼 패트릭 스웨이즈(Patrick Swayze)도 2곡을 불렀고 그냥 사운드트랙이 인상에 남는 정도의 영화였다. 물론 굉장히 미국적인 블루스음악들로 채워져 있어 취향이 갈릴만한 선곡들이다.

UFC 세계 미들급 챔피언 타이틀을 지냈던 주인공 ‘돌턴(제이크 질렌할)’은 경기 중 극도로 분노가 차오르자 상대 선수를 무자비하게 공격해 버리고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엉망진창 인생을 살아간다. 몇 년 후 지하 격투장 한 사람이 그곳에 들어서자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하는데 ‘돌턴’을 알아본 상대방(포스트 말론)이 싸움을 포기한다. ‘돌턴’은 주먹 한번 쥐지 않고 돈을 벌어서 나간다. 그때 플로리다에서 로드 하우스를 운영하는 ‘프랭키’라는 여사장이 ‘돌턴’에게 접근하더니 그에게 로드하우스 경비 자리를 제안하지만 ‘돌턴’은 거절한다.

그리고 삶의 의욕도 없이 망가진 ‘돌턴’은 삶을 끝내고자 철길에 차를 세우고 달려오는 기차를 기다리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돌턴’은 ‘프랭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플로리다 글라스키에 도착한다. 로드 하우스는 예상과 달리 평화로운 분위기였지만 그것도 잠시 취객들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진짜 골칫거리는 따로 있었다. 오토바이 갱단이 가게에 나타나 더 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고 ‘돌턴’은 그들을 가게 밖으로 유인해 한방에 제압한다. 심지어 그들을 병원까지 데려다 준다. 

사실 오토바이 갱단 패거리는 ‘벤’이 고용한 사람들이었다. 벤의 아버지 ‘제럴드’는 글라스키에 고급 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프랭키’가 땅을 팔지 않아 로드하우스가 ‘알박기’ 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을 고용해서 그들을 위협해 땅을 빼앗을 계획이었다. 

감옥에 있던 ‘제럴드’는 아들 ‘벤’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자 해결사 ‘녹스(코너 맥그리거)’에게 의뢰를 맡겼고, ‘녹스’와 ‘벤’은 계획에 방해가 되는 ‘돌턴’을 제거하려한다. 싸이코 싸움꾼 ‘녹스’는 본격적으로 영업을 방해하고 로드하우스는 난장판이 된다. 그리고 ‘돌턴’과 ‘녹스’의 마지막 한판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더그 라이먼(Doug Liman) 감독은 시원시원한 전개와 오락성이 돋보이는 액션영화에 호평을 받는 감독으로 2002년 본 아이덴티티를 성공적으로 흥행시킨 감독이었다. 이 외에도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등의 감독을 맡아 역시 성공시켰다. 2014년에는 톰크루즈 주연의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감독을 맡아서 SF 액션 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감독에 대한 기대감과 예고편부터 많은 사람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이름값이라고 있다.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 역시 <브로크백 마운틴>, <조디악>, <나이트크롤러> 같은 영화에서 연기력 하나로 인정받은 배우 아니던가? 여기에 UFC 페더급,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인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심지어 카메오로 포스트 말론(Post Malone)도 출연한다. 감독, 주연, 조연, 심지어 카메오까지 이름값하는 이 구성으로 기대를 안 하기 힘들게 만들었지만, 결과물은 도대체 <로드하우스> 이 작품을 리메이크 한 이유를 모르겠다. 딱 이름값하기 좋은 조합이 열심히 찍었지만 이름값도 못한 영화가 탄생했다.

과거 원작 스토리와 캐릭터도 그대로이고 다만 카메라 때깔 좋아진 것과 카메라 워크가 살짝 화려해진 것, 음악은 연실 흘러나오지만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포스트말론(Post Malone) “Horsepower” 노래 정도만 귀에 들어온다.

실제로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카메오로 영화 앞부분에 출연하기도 한다. 차라리 짧고 굵게 임팩트있게 줄거리가 흘러가기라도 했다면 킬링타임으로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킬링타임으로 즐기기에게 지루하고 별로다. 마지막에 액션씬 하나 숨겨놓고 질질 끌다가 짠하고 보여주고 성급하게 마무리 짓는다. 

89년에 만들어졌을 때도 매력적인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B급 액션영화로는 그럭저럭 그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하지만 굳이 스핀어프 하거나 프리퀄, 리메이크가 필요한 작품은 아니다. 사실 스토리만 놓고 봤을 때는 진부하고 장점이 없는 평범한 작품이다. 

애써 장점을 찾자면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과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가 펼치는 마지막 액션장면이 그나마 볼만한다. 원래 마른 체형인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은 이번 영화를 위해 벌크업해서 UFC선수처럼 보일 정도로 몸 컨디션을 만들었다는 정도가 그의 노력이 눈으로 확인가능하다. 그리고 빌런 ‘녹스’역의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는 원래 캐릭터 자체가 악동이미지가 강한데 극중 난동피우고 싸이코처럼 등장하는 장면은 맥그리거와 잘 어울렸다. 격투기 선수출신답게 액션장면과 본인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했다. 그렇지만 첫 연기 도전이고 어설프고 아쉬운 연기는 계속 눈에 거슬린다. 그나마 연실 음악들이 흘러나온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시간이 남아돌아 킬링타임이 조금 길게 필요하거나,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과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의 팬이고 평소 볼 수 없는 이들의 모습들 확인하고 싶다면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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