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영화보다 사운드트랙이 더 유명한 경우가 있다. 영화는 못 봤지만 음악은 들으면 바로 알 법한 사운드트랙이다. <The Harder They Come>은 페리 헨젤(Perry Henzell)이 감독하고 트레버 디 론(Trevor D.Rhone)이 공동 각본을 맡은 1972년 자메이카 범죄 영화다. 주연은 레게 음악가 지미 클리프(Jimmy Cliff)가 맡았는데 사실 영화보다는 이 영화 사운드트랙이 더 유명하다. 1972년에 레게음악을 전 세계에 퍼트린 결정적인 사운드트랙이었다. 자메이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 영화는 국제 시장에도 진출했으며 아마도 자메이카 영화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이자 카리브해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 중 하나로 여겨진다.
자메이카 영화 : The Harder They Come 영화는?
가수 지미 클리프(Jimmy Cliff)가 맡은 역은 이반이란 시골 소년 역이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유명한 레게 스타가 되고 싶어 자메이카 수도 킹스턴에 온 멍청한 시골 소년 이반은 킹스턴에 오자마자 모든 걸 빼앗기며 빈털터리가 된다.
그럼에도 꿈인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이반은 뭔가 수상한 음악 프로듀서와 그의 젊은 재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엮이게 되고, 가수에 대한 꿈이 생각보다 쉽지 않자 결국 범죄자의 길로 빠져들고 범법자가 되어 경찰과 라이벌 갱단과 싸우면서 마리화나 거래에 휘말리게 된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일어나는데 이반의 악명을 이용해 이반의 레게 노래가 라디오 히트곡이 되고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다. 이반의 노래는 점점 유명해지고 그럴수록 갱과 경찰은 그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고 이반은 쫓기며 쿠바로 탈출을 시도하다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는 영화다.
자메이카 빈민가를 배경으로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시골 청년이 도시에 와서 그 지역의 악당과 겨룬다는 진부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지만 갱스터 영화에 바치는 저예산 오마주 영화로 매우 효과적인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질 만큼 거친 자메이카의 현지의 배경과 꾸밈없는 연기에 힘입어 사실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날 것의 느낌과 빠른 속도감이 장점이다.
The Harder They Come 사운드트랙은?
사운드트랙의 핵심은 영화의 주연이자 레게 음악가 지미 클리프(Jimmy Cliff)였다. 지미가 기존 발표했던 노래 중에서 2곡을 가져왔고 타이틀 트랙 “The Harder They Come”만 영화 사운드트랙을 위해 녹음했다.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노래들은 1967년부터 1972년까지 자메이카에서 발매된 레게음악들 특히 싱글 모음집에 조금 더 가깝다.
감독이 좋아하는 레게 가수들의 노래를 모아놓았다고 보면 맞다. 결국 “The Harder They Come”만 이 사운드트랙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였고, 나머지는 당시 자메이카에서 인기있었던 일종의 레게음악 모음집에 가까웠다. 범죄로 빠져드는 음악가에 대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감독 페리 헨젤(Perry Henzell)은 1969년 가수 지미 클리프(Jimmy Cliff)를 만나면서 영화 주연으로 캐스팅까지 한다.
영화는 2년에 걸쳐 촬영됐는데 촬영 동안 지미 클리프(Jimmy Cliff)는 영화의 상황과 딱 떨어지는 대사를 하나 만들어 내는데 그게 바로 “The Harder They Come”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또는 ‘그들이 더 힘들어 질수록’ 이었다. 감독은 그 대사가 마음에 들었고 좋은 영화 제목이 될 것 같다며 “The Harder They Come”으로 영화 제목을 정하고 내친김에 지미 클리프(Jimmy Cliff)에게 주제곡을 따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그래서 이 영화 사운드트랙 중에 유일하게 사운드트랙을 위해 만들어 노래가 됐다.
사운드트랙에서 지미 클리프(Jimmy Cliff)의 노래는 3곡이 나온다. 첫 번째 트랙에 수록된 이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히트한 “You Can Get It If You Really Want”가 있는데 이 노래는 TV 광고 음악이나 각종 BGM으로 이미 많이 알려진 노래로 들으면 바로 알만한 트랙이다.
그리고 1969년 당시 25살이었던 지미 클리프(Jimmy Cliff)가 작곡하고 녹음한 굉장히 소울풀한 노래 “Many Rivers To Cross”가 수록되어 있다. 이 노래는 정말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했는데 대표적으로 해리 닐슨(Harry Nilsson), 존 레논(John Lennon), 조 카커(Joe Cocker), 애니멀스(Animals) 등등 셀 수 없는 많은 가수들이 불렀다. 음악가로 성공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고 매 순간순간 어려움이 찾아올 때 불현듯 가사가 생각이 났고 이 노래를 썼다고 한다.
사운드트랙에는 지미클리프(Jimmy Cliff)뿐만 아니라 투츠 앤 더 메이탈스(Toots & The Maytales), 데스몬드 데커(Desmond Dekker)등과 같은 다른 초기 레게음악의 전설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Toots & The Maytals는 “Sweet And Dnady”와 “Pressure Drop”이 들어있고 특히 “Pressure Drop”은 영국의 펑크(Punk)밴드 클래쉬(Clash)가 커버하기도 했다. 스쿠티(Scotty)의 “Stop The Rain”는 부드럽지만 흥겨운 그루브가 느껴지는 트랙이다. 이외 슬리커스(Slickers)의 “Johnny Too Bad”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보니 엠(Bonny M)이 1978년에 발표해 대박이 난 레게음악 “Rivers Of Babylon”의 원곡인 멜로디언스(Melodians)의 오리지널이 수록되어 있다.
초기 레게음악에 관심이 있는 일반 청자나 애호가 모두에게 강력하게 권할만한 최고의 컬렉션으로 밥말리(Bob Marley) 이전의 최고의 레게 앨범이자 사운드트랙이며 밥 말리(Bob Marley)의 불길을 불러일으킨 불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