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네일(Jimmy Nail) Story

예전에 음악사에서 일할 때, 이것저것 새로 들어온 앨범들을 모니터링하다 얻어걸린 앨범이 한 장 있다. 약간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존 레논(John Lennon)의 “Love”를 리메이크해서 부른걸 들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구입한 음반이었다. 후반부에 휘파람소리가 예술이었다. 순간 ‘이 사람 누구지?’ 찾아본 가수가 바로 지미 네일(Jimmy Nail)이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정확하게 어떤 가수이고 어떤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지 알려진 바는 없었고 나중에 영화 에비타(Evita)에 출연한 배우라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Jimmy Nail Story.

지미 네일(Jimmy Nail)은 1954년생으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배우, 영화 제작자 및 TV작가로 알려진 만능 엔터테이너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영화는 1996년 마돈나(Madonna)가 에비타로 나온 <Evita>에서 기름지고 느끼한 가수 아구스틴 마갈디(Agustin Magaldi) 역을 맡아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지미 네일(Jimmy Nail)은 말썽꾼이었다. 중학교에서 커튼에 불을 질러 학교에서 퇴학당하기도 했고, 술을 마시고 싸우는게 일상이었으며, 축구 경기 후 싸움에 휘말려 감옥에 갇히기도 했었다. 좋게 말해 권위에 반항하는 데 시간을 보낸 인물이었는데 막말로 불평불만이 많은 싸움꾼이었다. 감옥에서 석방된 뒤 유리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이기도 했다. 이 당시 밤에는 킹 크랩스(King Crabs)라는 록밴드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나름 로컬에서 인기를 얻었다. 

1982년 배우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친구의 권유로 TV 쇼 오디션을 보게 되는데 뜻밖에 역할을 맡게 된다. 코미디 드라마였는데 처음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점점 좋아지더니 1,700만 명이 시청한 드라마로 자리를 잡게 된다. 1989년에는 BBC  TV드라마 <스펜더(Spender)>가 작가로 참여했고 1994년에는 BBC TV 드라마 <Crocodile Shoes>의 제작과 각본 주연을 맡으며 성공적이 TV드라마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 지미 네일(Jimmy Nail)은 영국 컨트리 음악 작곡가 역을 맡았었다. 

드라마 <Crocodile Shoes OST>는 스토리라인 전반에 걸쳐 각본과 녹음된 맞춤형 작곡을 통합한 경우였다. 이때 공동작곡한 “Ain’t No Doubt”,“Crocodile Shoes”,“Love Don’t Live Here Anymore”로 히트를 기록한다. 이때 본격적인 음악 앨범 작업도 진행하는데 1992년에 <Growing Up In Public>앨범이었다. 이 앨범에는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Gary Moore), 데이빗 길무어(David Gilmour), 죠지 해리슨(Geroge Harrison)이 참여했다. 1994년에는 자신이 제작과 각본, 주역까지 맡은 드라마의 음악들을 <Crocodile Shoes>라는 타이틀로 앨범까지 발매하는데 영국에서 100만장 이상 팔렸다고 한다. 

이 여새를 몰아서 기타리스트 마크 노플러(Mark Knopfler)를 참여시킨 앨범 <Big River>까지 발표하면서 영국 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앞서 음악사에서 일할 때 들었던 앨범이 바로 이 <Big River>앨범이었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허스키한 보이스, 담배와 알코올에 찌든 것 같은 혹은 잠에서 덜 깬 목소리의 소유자다. 생김새를 보면 선이 굵은 악역에 딱 어울리는 마스크다.

역시 카리스마 있는 표정으로 앨범사진을 찍었는데 저 앨범 사진 표정을 보라. 이 앨범에서 크게 3곡을 좋아했는데 앨범 타이틀 “Big River”를 좋아했다. 이 노래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홈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킥오프 전에 자주 들려주는 노래이기도 하다. 

또 다른 곡은 바로 존 레논(John Lennon)의 “Love”를 리메이크했는데 기존의 존 레논의 색깔과 전혀 다른데 원곡보다 목소리와 분위기 해석이 개인적으로 더 좋다. 특히 노래 중반에 들려주는 휘파람은 신의 한수였다. 가을 낙엽 떨어지는 도로를 천천히 드라이브하며 들으면 분위기 자체가 한편의 CF배경음악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에 수록된 “I Wonder (Will I Ever Love Again?)” 이 곡을 특히 좋아했다. 분위기도 그렇지만 시련당한 한 남자의 애절함이 구구절절 묻어난 노래다. 영국 내에서 히트성적만 놓고 보면 “Big River”가 가장 높지만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많이 자주 듣게 된 노래다. 

1996년 영화 에비타(Evita)의 출연하면서 영화 사운드트랙에 직접 노래를 불러 OST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 2001년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들을 부른 리메이크앨범 <Ten Great Songs And An OK Voice>앨범까지 발매했다.

2014년 드라마나 영화쪽에서는 은퇴를 했는데 뜻밖에 스팅(Sting)의 뮤지컬 <The Last Ship>에 출연하면서 연기하고 노래를 함께 했다. 실제로 지미 네일(Jimmy Nail)은 어린시절 조선소에서 일을 했고 그 아버지도 조선소 노동자였다. 브로드웨이에서 이 뮤지컬은 공연됐고 스팅(Sting)이 지미 네일(Jimmy Nail)을 투입해서 티켓파워를 기대한 부분이 있었다. 사실 이외에도 연극과 영화에 꾸준히 참여해서 연기했는데 세계적인 히트작은 단연 마돈나가 주연을 맡았던 <에비타(Evit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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