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를 아시나요?

가수 최민수 이야기

가끔 이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노래도 너무 잘하고 방금 순정 만화를 막 찢고 나온 것처럼 잘생겼고, 매너 좋고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고 다 좋은데, 아니 그런데, 도대체 왜 못 떴을까? 가수 최민수 이야기.

이 부분에 대해선 깊이 있는 성찰까지는 해 본 적이 없지만 추측해 보건데, 그건 아마도 타이밍과 운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물론 시대적 요구와 분위기도 한 몫 했겠다. 그럼에도 대중들에게 더 알려질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바로 가수 최민수가 이런 경우다. 영화배우 최민수도 노래를 잘 하지만, 80~90년대 록 좀 들었던 분들에겐 반가운 이름일 수도 있겠다.

80년대 헤비메탈이 전 세계를 강타할 때 국내 록 음악계와 헤비메탈씬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부활, 시나위, 백두산, 아시아나, 블랙홀, 블랙신드롬이 그나마 이름이 조금 알려진 팀들이었고, 그 뒤를 잇는 팀이 쇼크웨이브, 아이언 로즈, 하이톤, 대쉬, 크라티아, 아발란쉬 같은 팀이 2세대 정도 되겠다. 물론 70~80년대 영미권의 메탈세례를 받은 메탈키드들이 결성한 밴드들도 전국에 수없이 많았지만, 가요계에 메탈이 자리 잡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대한민국 자체가 록 음악의 불모지임을 감안하더라도

  1. 첫째, 밴드의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마니아 층에 국한된 호응 탓에 제작비에 대한 부담이 컸다.
  2. 그럼에도 어렵게 앨범을 제작해도 둘째, 노래 가사가 영어라는 이유로 방송 및 공연 금지를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다.
  3. 그리고 셋째, 열악한 녹음 환경도 문제였다. 전문적인 헤비메탈 사운드를 담아낼 녹음 기술의 부재도 문제였다.

외국 메탈음반과 비교했을 때 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허전한 사운드와 조악한 음질은 짜증을 유발한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앞서 말한 최민수라는 인물이 있었다. 조금 과장을 더하더라도 김종서가 자신의 라이벌로 꼽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최민수는 크라티아라는 팀의 보컬이었고, 크라티아는 듣기 편하고 대중적인 LA 메틀풍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밴드 크라티아 시절 최민수는 깔끔한 외모로 여성팬들에게 꽤 인기가 많았었다. 하지만, 최민수는 아발란쉬와의 스플릿앨범을 발표 후 그룹을 탈퇴하여 솔로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이제 다시”는 솔로로 발표한 그의 두 번째 앨범이다. 최민수는 이 앨범에서 프로듀서, 작사, 작곡, 보컬, 기타, 키보드 등 거의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의 힘으로 완성했다.

타이틀곡 ‘이제 다시’는 당시 대중적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소속사와의 문제 등으로 인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또 같은 앨범이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93년에 킹레코드에서 발표한 빨간색 쟈켓 버전이 있고, 94년 지구레코드에서 발표한 옆모습 쟈켓 버전이 있다.

거의 수록곡이 비슷하지만, 순서와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음악은 크라티아 음악적의 연속성을 두고 주로 멜로 딕 하드록, AOR 풍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재능과 외모, 음악성을 두루 갖췄지만, 아쉽게도 성공을 거두지 못한 다시 평가받아도 좋을 앨범이다. 특히 이브라는 밴드에서 기타를 쳤던 여성록커 김경희인 소찬휘와의 듀엣곡 ‘그래도 오늘’도 괜찮은 트랙이었다.

최민수는 이후 94년 015B 객원보컬인 김태우와의 프로젝트 앨범 ‘두 남자 이야기’를 발표하는데, 김국진이 나왔던 MBC 테마게임의 주제곡이자 유일한 히트곡 ‘의미없는 시간’을 남긴다. 이 양반 지금은 부산에서 실용음악학원도하고 유튜브에 자신이 부른 노래도 올리고 음악을 하고 있지만

시대를 잘못 만났다고만 말하기에는 아쉬운 가수다. 누구보다 록 음악에 대한 자존심과 욕심, 고집이 있었던 록커로 기억하고 싶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