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울프 (Kate Wolf) Story

가끔 요절한 가수가 뒤늦게 입소문을 타고 세상에 알려지는 경우가 있다. 심혈을 기울여 녹음하고 제작된 앨범들이지만 이름을 채 알리지도 못하고, 시대를 잘못 만나 묻혀있거나 일부 매니아들에게만 알려진 경우다. 이런 앨범들은 천천히 세상을 돌고 돌아 더 많은 대중을 만나기 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흘러버린다. 그리고 사후에 재평가를 얻게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며 리메이크되기도 한다. Kate Wolf Story.

클래식 작곡가나 화가 중에서도 이런 경우는 많은데 대중음악가들 중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런 가수들이 또 얼마나 많겠는가? 뒤늦게 알려지며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비운의 가수에 대한 아쉬움만 남기게 된다. 에바 캐시디(Eva Cassidy), 닉 드레이크(Nick Drake), 엘리엇 스미스(Elliot Smith), 제프 버클리(Jeff Buckley)같은 뮤지션의 이름이 얼핏 떠오른다. 여기에 케이트 울트(Kate Wolf)라는 여성 포크 싱어 한 명을 추가하고 싶다. 케이트 울프(Kate Wolf)는 팝스타도 아니고 대단한 히트곡도 없었으며, 백혈병으로 사망한 지 8년이 넘도록 그녀의 음악은 대부분 입소문을 통해 서서히 퍼졌다. 

그리 많지 않은 케이트 울프의 공연 영상이다. 수줍어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케이트 울프(Kate Wolf)는 194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1986년 12월 10일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의 포크 가수이자 작곡가로 44살이라는 짧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경력은 상대적으로 짧았지만, 미국 포크 음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4살 때부터 할머니로부터 피아노 레슨을 받으며 재능을 보였는데 16살까지 피아노를 연주했지만 수줍음 많고 자의식이 강해 고등학교 진학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포크 음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위버스(Wavers)와 킹스턴 트리오(Kingston Trio), 행크 윌리암스(Hank Williams), 밥 딜런(Bob Dylan)을 들으며 포크 음악의 순수함과 솔직한 노래와 가수에 대한 열망을 키웠다고 한다. 

사람들과 만나서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기 시작한 것은 케이트 울프(Kate Wolf)가 애 둘 낳고 살다 느지막한 27살의 나이였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고 음악을 하기 위해 6개월 동안 자신의 자동차에서 생활하며 주말에는 엄마가 되었고, 낮에는 이런저런 일자리를 얻어가며 일했으며, 밤에는 동네 술집에서 공연하며 곡 작업을 했다. 이 시기에 나중에 결혼한 돈 코핀(Don Coffin)과 함께 첫 번째 밴드인 와일드우드 플러워(Wildwood Flower)를 결성해 본격적인 밴드 활동을 이어갔다.

이 밴드 활동을 통해 인지도와 앨범 제작 자금을 제안받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자신의 레이블 Owl Records를 설립하면서 1976년 첫 번째 앨범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의욕적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시작하면서 각종 공연과 무대에 올랐지만, 밴드 활동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1979년에는 밴드와 케이트 울프의 삶에 변화가 생기는데 같은 밴드 멤버이자 남편 돈 코핀(Don Coffin)과 별거하면서 밴드는 해체하게 되고 남은 경력 동안 그녀의 반주자가 될 기타와 만돌린 연주자 니나 거버(Nina Gerber)를 만난다. 그리고 오랜 친구이자 음악적 협력자인 빌 그리핀(Bill Griffin)과 새 앨범들을 발표한다. 

1976년부터 1985년까지 총 6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다. 그녀의 이름을 알린 앨범은 1979년 앨범 <Safe At Anchor>와 1981년에 발매된 <Close To You>였다. 비평가들의 인지도도 높아졌으며 각종 뮤직어워드나 음악협회에서 주는 상을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1986년 4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으며 메디컬센터에서 투병과 회복을 반복했다. 잠시 상태가 좋으면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남은 노래들을 녹음하며 회고록을 작성하며 편집하며 남은 불꽃을 태웠다. 동시에 그녀의 친구와 동료 음악가들은 케이트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 수많은 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했었다. 

1986년 9월 골수 이식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고, 병과 싸워 이길 강한 자신감이 있었지만 수술로 인한 합병증으로 면역 체계가 파괴되어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한다. 그리고 사망한 직후 1987년 1월 회고 앨범이자 유작앨범인 <Gold In California>가 발매된다.

이듬해 NAIRD 독립뮤직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최초의 음악가가 됐다. 또, 1987년 세계민속음악협회는 그녀를 기리기 위해 케이트 울프상을 제정하기에 이르고 심지어 캘리포니아에서는 매년 6월 말에는 케이트 울프 음악 축제(Kate Wolf Memorial Music Festival)가 현재까지 열리고 있다. 이 축제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미국 백혈병 재단에 기부되기도 한다. 축제는 전통적으로 케이트 울프의 노래 “Give Youself To Love”를 마지막 곡으로 마무리된다고 한다. 

케이트 울프(Kate Wolf)의 부드럽고 감동적인 노래는 루신다 윌리암스(Lucinda Williams), 낸시 그리피스(Nanci Griffith), 에밀루 해리스(Emmylou Harris)가 리메이크하기도 했었다. 특히 에밀루 해리스(Emmylou Harris)가 부른 “Love Still Remains”는 1999년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다.

케이트 울프(Kate Wolf)의 음악이 대중들의 귀를 잡아끄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다. 듣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에 슬며시 들어와 자리 잡게 되는 편안한 음악들이다. 포크와 컨츄리음악은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로 특히 컨츄리에 블루그래스까지 더해지면 취향을 제대로 타게 되는데 그냥 잔잔한 포크 스타일의 음악들로만 한정한다면 세상 편안한 목소리로 자꾸 듣게 되는 매력에 빠지게 된다. 짧은 활동 기간과 앨범에 반해 아직도 많은 포크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포크싱어이자 뛰어난 송라이팅은 덤이다. 실제로 그녀의 노래 가사만으로 묶은 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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