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앨범 : 리베란테(Libelante) 2

플랫폼앨범이란 걸 처음 봤다. 스마트폰 앱에 접속해 QR코드, NFC를 통해 수록된 음악을 듣는 음반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물리적 음반의 장점과 디지털음원의 장점을 합쳐놓은 형태다. 예를 들면 물리적인 테이프나 LP, CD, USB에 음원이 담겨 있는 그런 형태가 아니다. 음원과 영상, 사진 등의 콘텐츠는 어플로 감상하고 포토카드, 가사지 등은 실물로 제공되는 형태다. 리베란테 앨범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포토카드같은 악세사리는 소장하지만, 음원은 영구 소장하는 개념보다는 ‘무제한 스트리밍 쿠폰’을 소유하는 형태다. 어쨌든 앨범을 구매 소장하는 것은 맞다. 지금껏 여러 음원 매체들을 봐 왔지만 나름 신박하다. 

음악을 담는 매체의 변화 : 리베란테

시대가 바뀌면서 언제부턴가 물리적 음반을 보기 힘들어졌다. 테이프, LP, CD, USB에 음원을 담아 판매된 음반까지 이런 것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음원이라는 형태가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음반이 mp3, wav, flac, DSD 이런 파일 형태가 됐고 스마트폰에 컴퓨터에 저장해서 듣게 된 시절이 왔다.

클릭 몇 번, 터치 몇 번이면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됐다. 장점은 무지 편하고 접근성이 높은데, 편한 만큼 빨리 다른 곡으로 스킵해 넘기기도 쉽다는 거다. 접근성은 높은데 집중력은 떨어지는 경우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질이 좋지 못한 단점이 있다.

거기에 한 발 더 나가 음원 스트리밍 시대가 도래했다. 이 음원 파일조차도 저장해 둘 필요가 없는데 인터넷 접속만 되면 언제든 찾는 음악을 검색해서 스트리밍으로 듣는 시대가 왔고,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만 꾸며 놓으면 스마트폰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바로바로 듣는 시대가 됐다.

대표적으로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타이달, 코부즈 같은 외국산 스트리밍업체부터 심지어 유튜브도 음원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에도 멜론, 벅스, 바이브, 지니, 플로 외 업체들이 음원 스트리밍을 하고 있다. 

정말 음원 스트리밍 좋아? 

나처럼 옛날 사람은 자고로 음악은 앨범으로 테이프, LP, CD 같은 물리적 음반으로 들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 mp3, wav, flac파일로 몇 테라의 음원을 가진 친구가 앨범을 몇천 장 가지고 있다고 아무리 자랑해도 전혀 부럽지 않다. 어차피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고장 나면 포맷하고 날리면 그 음원들도 다 사라지잖아?

하지만 이런 걱정도 이젠 필요 없다. 음원 스트리밍의 시대가 되면서 아이디, 비번만 기억하면 내가 구입한 음원이나 앨범들이 클라우드에 저장돼 음원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스트리밍은 음질 면에서 아쉽다. 음원 파일만도 못한 음질을 자랑한다. 고음질 스트리밍을 앞세워 광고하지만, 버퍼링도 가끔 발생하고 대역폭이나 추가 네트워크 장비가 뒷받침돼야 들어줄 만한 수준으로 올라간다. 네트워크 플레이는 기본이고 DAC장비도 좋아야 들을만한 수준이 된다. PC-FI, Head-Fi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다.

그나마 타이달(Tidal) 정도가 음질 면에서 메리트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오픈된 적이 없어 VPN으로 우회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아쉬운 대로 편리함을 선택한다면 그나마 음원 스트리밍의 장점은 직관적이고 편하고,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스마트폰 안에 모든 음원을 넣고 다닐 수 있고 사용 면에서 편하고 쉽다. 적어도 10년 안에는 음질도 많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과연 리베란테 플랫폼 앨범은 어떤가?

이번에 처음 접한 플랫폼 앨범의 첫인상은 영악할 정도로 똑똑하고 좋다. 가수들이 발매하는 디지털음원은 사실 늘 뭔가가 빠진 듯 허전했던 것이 사실이다. 가사집이나 앨범 쟈켓도 가수들의 포토앨범도 없고 액정이나 모니터에만 존재하는 만질 수 없는 음원이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음원 집계의 한계도 있었고, 음원의 가격도 터무니없어서 뮤지션에게 돌아가는 금액 자체도 불합리 했다는 측면도 있었다. 거기에 음원 사재기 논란도 있었지 않은가?

이런 잡다한 문제들인 음원 집계의 한계와 일부 팬들에게는 물리적 음원이 하나의 굿즈 개념으로 인식하며 팬덤 문화를 이끌고 있다는 니즈가 만나서 상호필요 충분조건이 맞아 만들어진 것이 바로 플랫폼 앨범이다. 

하지만 싱글이 아닌 정규앨범은 CD 발매가 정답이다. 음원이나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더라도, 물리적 음반에는 다양한 사진과 굿즈가 포함돼 있는 경우도 많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크레딧 글을 읽을 수도 있어 팬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이런 디지털음원의 한계를 확실히 벗어던진 것이 플랫폼 앨범이다. 상술은 아닌지 의심의 눈총을 받을 소지는 있겠지만 플랫폼앨범은 팬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은 확실하다.

리베란테 플랫폼 앨범을 사용해 본 결과, 많이 편하고 스마트시대에 스마트한 플랫폼은 확실하다. 음질적인 측면도 쏘쏘한 정도이고, 사진이나 제품 만듬새는 나쁘지 않고, 앱설치부터 이용까지 어려운 부분은 전혀 없었다. 물리적 음반과는 확실히 가는 길이 다르고 원플러스 알파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스마트폰안에 넣고 다니는 기분이랄까? 충분히 팬들에게는 서비스이자 선물이다.

리베란테라는 이름으로 내는 첫번째 싱글 곡이라 멤버들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 만든 곡이다. 특히 앨범사진부터 뮤직비디오나 소통에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엿보인다. 리베란테는 팬텀싱어 갈라콘서트 전국투어를 통해 팬들과 만나며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전 말도 많았던 젬버리 케이팝슈퍼라이브에서 프르테나와 함께한 “Musica”는 TV를 통해 봤는데, 존 마일즈(John Miles)의 “Music”원곡을 너무 좋아했는데 편곡과 재해석도 훌륭했다.

두번째 미니앨범도 플랫폼 앨범으로 발매될것으로 예상되는데, 리베란테만의 음악색이 더 녹아드는 곡으로 만들어 주길 희망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두 곡 정도 넣어줬으면 한다. 한 곡은 제일 잘하는 음악과 다른 한 곡은 색다른 변신이 가미된 곡이면 더 좋을것같다. 이왕이면 세계시장을 겨냥한 미니앨범으로 제작하면 더 좋을것 같다.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예고한만큼 리베란테가 어떤 행보를 보여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플랫폼 앨범의 새로운 버전은 앱 개발? 

플랫폼 앨범에서 한발 더 나아 간다면 뉴진스의 예를 들고 싶다. 시대가 스마트해 짐을 이런 곳에서 느끼는데 뉴진스는 Phoning이라는 앱을 출시했다. 한마디로 가수와 팬이 더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메신저를 개발해서 배포하고 있다. 라이브방송, 메시지, 사진, 캘린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 앱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정말 소름 돋을 만큼 영악하다. 가수와 팬이 친구가 되어 언제 어디서나 소통하고 있다는 절대적 믿음을 부여해 팬덤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멤버들의 비공개 셀카나 사진들이 계속 업로드하며 팬들에게 남기는 소소한 메모나 편지들이 수시로 올라오고, 멤버들의 사소한 얘기를 보이스콜이랑 메시지로 받을 수 있어 최고의 팬서비스라 하겠다. 막말로 뉴진스 팬이라면 필수 앱이다. 물론 이것도 돈이다. 유료구독형태로 운영한다.

뉴진스의 이런 케이스는 향후 플랫폼 앨범의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팬들의 욕구를 얼마나 충족시켜 줄 수 있는지는 결국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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