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aters Story,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 사이키델릭 사운드가 최정점에 이른 시기가 있었다. 음악장르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흑인 소울음악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수많은 흑인소울밴드들도 앞다퉈 대곡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 시대의 관점에서 볼때는 긴 런닝타임은 분명 제약이 있는 트랙들이다. 라디오방송에서 플레이되는 곡들은 3분내외의 짧은 곡들만 방송되던 시절이었지만 이를 뛰어넘는 10분에 가까운 노래들이 나오게됐다. 플로터스(Floaters)의 Float On 노래이야기.
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
1965년 산레모 가요제에서 피노 도나지오(Pino Donaggio)의 “Io Che Non Vivo”라는 곡이 입상했다. 영국출신 여가수 더스티 스프링필드(Dusty Springfield)가 산레모 가요제를 시청하다 이 노래를 듣고 단번에 꽂혀버렸다. 그래서 바로 영어로 개사해 부르기로 결심하고 리메이크했다. 다행히 영국차트 1위를 찍고, 빌보드챠트 4위까지 오르며 그녀의 대표 히트곡이 됐다.
이 곡은 이후에도 바비 솔로(Bobby Solo), 토니 달라라(Tony Dallara), 비키 카(Vikki Carr) 등의 유럽 가수들은 물론 스모키 로빈슨(Smokey Robbinson), 브랜다 리(Brenda Lee),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eley)까지 리메이크에 동참하며 스탠다드팝으로 자리매김했다.
R&B 버전의 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를 듣다.
제일 많이 알려진 버전은 더스티 스프링필드와 엘비스 버전이다. 예전에 라디오를 듣는데 이 노래를 흑인 알앤비스타일로 리메이크한 버전이 흘러나왔다. 부른 가수가 누구인지 귀를 쫑긋 세웠는데 플레터스라는 그룹이란다. 당연히 <Only You>를 불렀던 플레터스(Platters)인줄 알고 앨범들을 훑어봤는데 이 곡은 어떤 앨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한참 뒤, 알게 된 팀명은 플로터스(Floaters)임을 확인하고 애써 DJ 발음을 원망했었던 기억이 난다.
플로터스(Floaters)는 누구?
팀명이 재밌다. Floaters는 부유물 둥둥 떠다니는 부유물을 일컫는다. 의학용어로는 안과질환 ‘비문증’이다. Floaters는 1976년 디트로이트에서 결성된 R&B보컬그룹이다. 제일 히트한 곡은 1977년에 발표한 <Float On>으로 빌보드 2위까지 올랐다. 그런데 놀라운 건 11분에 달하는 굉장히 긴 대곡임에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는 거다.
저력 있는 흑인 소울, 리듬앤블루스, 펑크 그룹인데 아쉽게도 이 한 곡을 제외하고는 성적이 저조했다. 대표적인 원히트원더 곡으로 그쳤다. 이 앨범에 후속으로 점지된 곡이 바로 “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였다. 빌보드 R&B챠트 28위까지 올라갔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당시 유행하던 흑인음악들 예를 들면 Manhattans의 “Kiss And Say Goodbye”처럼 중얼중얼 한참을 내레이션으로 떠들고 보컬이 짠하고 등장하는 스타일이다. 3명의 테너와 1명의 바리톤으로 구성돼 마치 모노드라마 한편을 극적인 연기를 하듯 중얼거리는데, 처음 들었을 땐 너무 웃겼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흑인 특유의 가성, 팔세토창법으로 애절하게 구구절절하게 곡을 불렀다. 거의 울면서 흐느끼며 부른다.
호주 시드니에서 구해온 LP
이 음반은 1997년 대학 때 호주에 3개월 작은집에 놀러 간 적이 있을 때 시드니에 있던 LP샵에서 구입한 음반이다.
그때 중고 LP음반을 가격도 너무 싸고해서 보이는 대로 집어 들어 구입했다. 한 3박스 정도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그만 세관에 걸렸다. 진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아무것도 모르고 당당하게 들고 왔는데 세관직원이 어이없어하는 표정과 첫 해외여행이니 몰라서 그럴 수 있다며, 간단한 주의만 받고 무사통과 시켜줬다. 우선 학생이기도 하고, 같은 강릉 출신 직원이었고 본인도 음반을 좋아해서 측은했었다나 뭐라나?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이 노래가 돌고 돌아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노래를 누가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곡은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