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왜 애플 아이폰 선호하나?

왜 아이들은 애플 아이폰을 선호할까? 아이폰 왕따 당한다는 얘기가 요즘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아이폰을 사달라고 대성통곡하는 아이들도 있고 부모를 조르고 졸라 아이폰을 사는 경우가 심심찮다고 핸드폰 매장 직원들의 얘기들이 많다. 심지어 10대들 만의 얘기는 아니다. 20대들 역시 아이폰을 선호한다. 신조어 갤레기라는 단어까지 나왔다. 갤럭시 쓰는 남자는 별로라 번호도 주고받지 않겠다는 극단적인 언사를 남발하는 경우도 있다. 애플 아이폰 선호현상 무슨일인지 알아보자.

초등학교 저학년들도 학교에서 아이폰 안 쓰고 갤럭시폰을 쓰면 왕따를 당해 아이들 자존심 때문에 아이폰 사주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어찌 보면 이렇게 극단적일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어른들도 있겠지만 절대 과장된 뉴스가 아니다.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중-고등학생 갤럭시폰을 포켓몬이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안드로이드 폰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은 주머니에 폰을 넣고 다녀서 포켓 속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포켓몬, 포켓폰이라는 말이란다. 

10대 20대 사이에서 아이폰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어린 연령층에서 애플 아이폰 선호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국 갤럽이 2023년 7월에 이와 관련된 여론조사를 했었다. 조사에 따르면 1020 세대의 65%가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대목은 부모님이 바꿔 주지 않아서, 집이 어려워서 비교적 저렴한 갤럭시를 쓰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조사 결과였다.

2023년 8월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가 국내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30세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의 85% 첫 스마트폰으로 삼성갤럭시 폰과 같은 구글 안드로이드운영 체제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하지만 스스로 스마트폰을 선택할 나이가 되자 갤럭시를 쓰는 사람들 가운데 53%가 아이폰으로 갈아탔다는 것이다. 

10대들이 처음에 구매력이 없을 때는 부모님이 사 주는 대로 안드로이드 폰을 쓰다가 경제력이 생기면 아이폰을 구매했다는 뜻이다. 또 첫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면 응답자의 92%가 여전히 아이폰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것이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아이들 역시 아이폰 선호도가 더 심했다. 

심지어 영국매체 파이네셜 타임지는 아이들의 아이폰 열품을 ‘아이폰을 가지라는 사회적 압력이 미친 수준이다’라고 헤드라인을 뽑기도 했다. 10대들의 아이폰 선호 현상은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상대에 대한 차별은 하나의 문화처럼 굳어지고 있다. 사실 스펙으로 보아도 아이폰만 좋은 폰은 아니고 라이벌 관계에 있는 삼성 갤럭시도 성능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 

 – 첫 번째 이유는 애플 특유의 폐쇄적인 생태계 때문이다. 

특유의 생태계가 소외되지 않고 서로 유대감 동질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자극한다. 예로 애플기기 사용자가 무료로 주고 받을 수 있는 문자 서비스 아이메시지는 화려하고 유쾌한 이펙트 기능과 파란색 텍스트 풍선으로 나타나는데 아이메시지가 없는 안드로이드 폰에 문자를 보낼 때는 일반 파란색이 아닌 초록색 텍스트 풍선이 적용된다. 이 말은 상대방이 아이폰이 아니라는 점이 표시되는 것이다.

어른들의 눈에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초록색 텍스트 풍선이 아이들이 아이폰을 갖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다. 집단화 경향이 강한 10대 사이에서 나홀로 초록색 풍선이 뜬다는 건 즉 나 혼자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한다는 건 엄청난 소외감이 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초록색 말풍선은 10대들 사이에서 놀림거리 요소이기도 하다. 

– 애플만의 에어드롭이 차별을 만든다.

또 하나 애플만의 근거리 무선파일 공유시스템인 에어드롭 역시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안드로이드를 배척하기는 마찬가지다. 에어드롭 기술을 통해 공유 버튼 하나만으로 사진 등 데이터를 대량으로 보낼 수 있는 근거리 무선 공유 시스템이다. 애플의 전용 기술인만큼 애플기기끼리 사용할 때는 매우 편한 기능이다. 하지만 표준 규격과 다른 운영 체제와는 호환이 되지 않는 기술이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한 아이폰 유저 학생이 “얘들아 사진 보낼 테니까 에어드롭 켜!”라고 한다면 안드로이드 유저 학생은 “난 아이폰 아닌데 톡으로 보내주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성인들은 “이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별거 아닌 것에도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소외감을 넘어서 부끄러움까지 느낄 소지가 있다. 

– 두 번째로 아이들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사진이다. 

아이폰으로 찍어야만 사진이 특히 셀카가 잘 나온다는 게 바로 아이폰을 사고 싶은 큰 이유 중 하나다. 단체 사진을 찍을 때 갤럭시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아이들 사이에서 야유가 나올 정도란다. 

– 아이폰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실 다 떠나서 디자인 때문이다. 

아이폰보다 더 좋은 디자인으로 만들면 될 일 아닌가 싶은데 이마저도 그 이유는 아니다. 아이폰이 디자인을 안 좋게 내더라도 애플 로고 하나 때문에 디자인이 좋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디자인이 아니라 로고 때문이다. 요즘 10대 20대 사이에서 이른바 거울 셀카가 유행하고 있는데 젊은 세대에서는 이 거울 셀카를 찍을 때 아이폰을 들고 있어야 감성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스펙으로만 보면 카메라는 갤럭시폰이 더 좋은 것도 있고 기술력도 전혀 뒤지지 않고 어떤 기종은 앞서 있다고 봐야하는데 갤럭시는 감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10대의 상당수는 부모님이 첫 스마트폰을 사 준다. 이때 사 주는 스마트폰은 주로 저가형 보급형 갤럭시 스마트폰인데 갤럭시의 저가 보급형 모델은 성능이 확실히 떨어지기 때문에 유튜브만 간신히 볼 수 있고 게임같이 고사용 어플을 돌리기는 조금 힘들다. 카메라 화질도 조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갤럭시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저가형 보급형 키즈폰 때문이다.

어릴 때의 경험이 바로 인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아이들에게 물건과브랜드를 판단하는 기준은 가격과 품질이 아닌 경험이다. 이런 아이들의 경험 속에서 안드로이드 갤럭시 폰의 인식을 망쳐 놓은 주범은 바로 키즈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갤럭시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되면서 다음 핸드폰으로는 갤럭시를 쓰고 싶지 않아지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아이들은 어른처럼 행동하고 어른이 쓰는 물건들을 쓰고 싶어한다. 이때 어른이란 부모세대의 어른들이 아닌 20대를 말한다. 아이들에게 20대는 선망의 대상이자 트렌드를 주도하는 이들이다. 20대 대학생들 사이에서 아이폰이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갤럭시를 쓰는 남자는 별로다 라는 말까지 나오니 갤럭시를 싫어할 수밖에 없다. 지금 10대는 앞으로 10년 안으로 사회진출하게 된다. 그때가 되면 자기 손으로 돈을 벌어 원하는 스마트폰을 사게 될 것이다.

그럼 이대로 갤럭시는 몰락하게 되는 걸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트 플립이 출시되면서 그나마 선방을 하고 있다. 갤럭시 Z플립 시리즈의 독특한 디자인과 사용성이 10대 사이에서 힙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마케팅만 잘하면 갤럭시가 적어도 몰락까지 가지 않을 것이다. 

아이폰은 하나의 현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이런 현상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안타까운 것은 어른들의 과시와 보여주기식 문화가 아이들에게까지 내려갔다는 것이다. 일례로 한때 아웃도어브랜드 노스페이스 패딩이 문제였다. 이때도 문제라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계속 흘러나왔고 이런 유행은 또 다른 대상으로 바뀔 뿐이다. 단지 그때는 노스페이스 패딩이었지만 현재는 아이폰일 뿐이다.

예전부터 있는 집 자식과 없는 집 자식의 차이는 있었지만 현재는 훨씬 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말은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가난은 힘든 것이지 부끄러운 것이 아니어야 하는데 언제부터 우리사회는 부끄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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