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Almond / Jon Mark

유독 손이 가는 애정하는 앨범들이 있다. 좋은 기억과 추억이 함께 하는 앨범이면 더욱더 그렇다. 물론 연주나 목소리가 좋거나 음악이 제일 좋아야겠지만, 앞뒤 따지지 않고 제일 많이 추천해주고 선물한 앨범을 고르라면 단언컨대 이들의 음악을 주저하지 않고 추천해줬고, 선물 했었다. Mark-Almond, Jon Mark Story.

Mark-Almond 앨범들. 그 중에서도 Mark, Jon Mark 다. 

당시 90년대 중고생이 즐겨듣던 팝 음악이면 무엇이었겠나? 당시 유행하던 팝송들 뉴키즈온더블록(New Kids On The Block), 티파니(Tiffany), 데비 깁슨(Debbie Gibson), 듀란 듀란(Duran Duran), 아하(a-ha), 마돈나(Madonna),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신디 로퍼(Cyndie Lauper), 본 조비(Bon Jovie), 알리사 밀라노(Alyssa Milano) 등 빌보드챠트를 줄줄이 꿰고 다니며 ‘월간 팝송’같은 잡지나 ‘핫뮤직’에 나온 신보들을 알차게 챙기던 코찔찔 시절이었고 유로댄스의 황금기 끝물이었기에 모던 토킹(Modern Talking), 런던 보이즈(London Boys), 가제보(Gazebo), 에프알데이빗(F.R David)도 좋아했다.

그런 나에게 일대 전환기를 안겨준 앨범이 있었다. 고1때 자주 가던 음악사 주인이 추천해준 앨범이 하나 있었다. 마크 알몬드(Mark-Almond) <Other Peoples Rooms>이었다.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가서 들어봐~”

속는 셈치고 LP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기존에 내가 듣던 음악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굉장히 고급지고 목소리가 그냥 예술이었다. 흔히 요즘 얘기하는 중저음의 공기반, 소리반의 목소리다.

고삐리에게 술을 권하는 목소리, 분위기를 압살하는 목소리, 정말 판이 마르고 닳도록 들었다.

당시 생각은 ‘팝도 아니고 재즈도 아니고 록도 아닌 도대체 이 정체불명의 음악을 뭐라고 해야 하지?’ 무엇보다 좋아했던 곡은 Just A Friend, Vivaldi’s Song이 당시 최애곡이었다. Vivaldi’s Song은 마이클 프랭스(Michael Franks) 노래를 리메이크했다.

사실 City, Lonely People, Other Peoples Rooms 어느 한 곡 빠지지 않고 전곡이 다 좋았다. A면을 틀어 놓으면 물 흘러가듯 전 앨범을 듣게 되는 마력의 앨범이었다. 연주면 연주, 목소리 분위기면 분위기, 아니 이런 고급진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다니 들을 때마다 감탄의 연속이었다.

사실 존 마크(Jon Mark) 이 양반은 뭘 불러도 다 좋을 것 같은 마성의 목소리다. 그리하여 이 Mark-Almond 의 앨범들을 차근차근 모았고 어느 앨범 빠지지 않고 모든 작품들이 훌륭했다.

Jon Mark 솔로앨범들.

그러던 중 90년대 중반 Mark-Almond의 Jon Mark의 솔로앨범들이 수입되어 들어왔다. 당시 라이센스 CD가격이 13,000원 선이었는데 Jon Mark CD들은 18,000원 정도의 더럽게 비싼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앨범들은 정말 많이 친구들에게 선물을 했다. 추천하고 선물하고 이 수입사 씨앤엘코리아(C&L)는 나에게 상이라도 줬어야 했다. 몇 십 장은 내가 팔아준 거나 다름없었다. 

그리하여 Jon Mark 초기 1,2,3집은 나의 20대와 늘 함께 했던 앨범이다. 정말 선물도 많이 했다. 특히 1집 앨범을 CD로 가장 많이 선물했고 당시 만나던 여친들에겐 1,2,3집 세트로 선물하는 큰 배포를 보였다.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지만, Jon Mark 1,2,3집 CD선물하던 또라이로 아마 기억될 수도 있다.

솔로 1집을 정말 아끼며 좋아했는데 1번 트랙 Signal Hill은 언제 들어도 좋았다. 박해일 나왔던 영화 [국화꽃향기]에서도 이 곡이 쓰였다. Mark-Almond – <Other Peoples Room> 만큼이나 전 트랙을 다 사랑한다. 어느 한 곡 빠지지 않는 나만의 명반 중에 명반이다.

Mark-Almond는 존 마크와 쟈니 알몬드가 만나 결성한 밴드명인데 에릭 클랩튼(Eric Clapton)도 거쳐갔던 존 메이올 블루스 브레이커스(John Mayall And Blues Breakers)에서 존 마크와 쟈니 알몬드가 만나 존 메이올과는 안녕하고 결성한 팀이 마크 알몬드다.

꽤 여러 장의 앨범을 작업 했고, 팀을 꾸려가면서도 존 마크는 자신의 솔로앨범 활동도 병행했다. 그런데 존 마크 앨범은 딱 1,2,3집까지를 추천한다. 이후의 앨범들은 켈틱음악과 명상음악을 들려줬는데 그 마성의 목소리가 빠져있다. 후기작들은 명상을 위한 연주곡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존 마크는 2021년 2월 뉴질랜드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래서 추천하는 앨범은 Mark-Almond 전 앨범과 Jon Mark 1,2,3집을 강력 추천한다. 이 놈 말을 믿을 수가 없다하면 맛보기로 Mark-Almond – Other Peoples Room과 Jon Mark 1집 Songs For A Friend 를 꼭 들어보시라. 혹시 이 앨범들이 보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집어 들어라. 만족도 최상의 앨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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