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t Reynolds – Ask Me What I Am

버트 레이놀즈(Burt Reynolds) 그를 처음 본 건 80년대 초반 성룡의 헐리웃 진출작 “캐논볼”이라는 영화에서였다. 콧수염에 전형적인 마초 이미지였다. 근육질 몸매에 털북숭이 가슴과 찌푸린 얼굴로 액션 영화의 주인공 딱 그런 이미지였다.

실제로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의 그의 인기는 최고였다. 이시기 5년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을 만큼 성공가도를 달렸다. 존웨인 이후 가장 잘 나가는 흥행사였으며 이 시기 전후 10년 동안 흥행에 실패를 경험해 보지 못한 헐리웃의 제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버트 레이놀즈는 다소 뒤늦은 나이에 스타가 됐다는 점이다. 60년대에는 주로 텔레비전 시리즈의 주연으로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고 서서히 TV에서 하향곡선을 그을 즈음, 1972년에 코스모폴리탄이란 잡지에서 서른여섯이란 나이에 전라누드 사진을 재미삼아 찍었는데, 이때부터 남성 섹스심볼로 떠오르며 헐리웃 최고의 스타가 됐다.

바로…이 사진이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이게 뭐지? 하겠지만, 1972년에는 이 사진 한 장으로 판매부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고 한다.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탄 왕년의 스타 버트레이놀즈, 7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 흥행스타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버트 레이놀즈는 흥행 실패의 동의어가 되면서 그 당시 찍은 영화는 모두 흥행에 참패하는 쓴 맛을 봐야했다. 그는 다시 원래 활동하던 텔레비전으로 복귀해 버렸다. 다행인건 90년대 초반 에미상까지 수상하며 아직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1997년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Boogie Nights’에서 극 중 포르노 감독역을 멋지게 소화하며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이때 그가 남긴 명언이 하나 있다.

“무언가를 아주 오랫동안 고수하고 있으면 다시 멋지게 여겨지는 때가 돌아온다. 나처럼 말이다”

이런 버트 레이놀즈가 음반을 한 장 발표한 적이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앨범은 딱 한 장, 싱글은 4~5장 정도이다. 1973년 [Ask Me Whta I Am]이란 앨범인데 추측하건데 1972년 누드사진을 찍고 섹스심볼로 떠오른 그 시점에 발표한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 물 들어왔을 때 노젖자는 심정은 아니었을까?

이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 하나 있다.

<There’s A Slight Misunderstanding Between God And Man> 기본적으로 연기자들은 발성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내레이션을 했을 때 듣기 좋은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노래 또한 잘하는 배우도 많은 편인데 버트 레이놀즈도 이에 해당했던 것 같다. 노래 시작은 주절주절 고해성사하듯 중얼거린다. 노래인지 대사인지 헷갈릴 정도의 창법을 구사하며 노래를 하는데 처음에 들었을 땐 이게 뭐지 싶다가도 몇 번 돌려 듣게 되는 묘한 곡이다. 그러다 들으면 들을수록 좋은 노래로 남게 됐다.

버트 레이놀즈의 작품중에 사운드트랙에서는 단연 1981년 작품 “샤키머신(Sharky’s Machine)”을 빼놓을 수 없다. 본인이 감독주연까지 맡았고 영화 OST는 전체적으로 버릴 곡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선곡에 심혈을 기울였다. <My Funny Valentine>을 쳇 베이커(Chet Baker)버전과 쥴리 런던(Julie London)버전으로 각각 들을 수 있고, 사라 본(Sarah Vaughan)과 랜디 크로포드(Randy Crowford)의 <Street Life>곡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맨하탄 트랜스포(Manhattan Transfer) – <Route 66>도 좋고 전체적으로 어디 추천해도 욕 들어 먹지 않고 엄지척 받을 정도의 훌륭한 OST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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