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e Brubeck Quartet – Time Out

Dave Brubeck – Time Out Story

1990년대 초반, 재즈 잘알못시절 나에게 재즈는 빌리 홀리데이 (Billie Holiday) <I’m A Fool To Want You>,  쳇 베이커(Chet Baker) <My Funny Valentine>같은 보컬 재즈만 생각했었다.

간혹 케니지 같은 섹소폰 연주를 그냥 재즈라고 생각했던 시절이다. (물론 케니지를 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90년대 초반 ‘사랑을 그대 품 안에’라는 드라마에서 차인표가 섹소폰을 멋지게 불어 재끼는 장면으로 재즈라면 그런 이미지와 담배 연기 자욱한 바, 무대에서 흑인들이 모여서 연주하는 그림이 제일 먼저 연상이 됐었다.

그런데, 신해철의 재즈카페라는 노래가 유행할 즈음, 어떻게 된 일인지, 여자들은 거무튀튀한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하며 각종 상품에 재즈라는 이름을 마케팅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재즈라는 이름을 붙이면 잘 팔렸던 모양이다. 재즈를 틀어주지도 않는 재즈바, 재즈카페가 생겨났고 음악사에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재즈 앨범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국내에선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재즈 음반들이 속속 출시 됐고, 그동안 몰랐던 책에서만 보던 유명 재즈인들의 음반을 구해서 들어볼 수 있었다.

그때 음악사에서 추천 받았던 앨범이 바로 데이브 브루벡의 ‘Time Out’ 앨범이었다.

이 앨범을 통해 <Take Five>라는 곡을 처음 들었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지금껏 고등학생이 듣던 음악과는 많이 달랐고, 알 수 없는 리듬감과 귀를 휘어잡는 주 멜로디와 중간에 등장하는 악기별 솔로들 속으로 ‘와~ 이런게 재즈구나!’ 당시 남들은 잘 듣지 않는 남들 모르는 보물 또는 뭔가 엄청난 비밀을 알아챈 듯, 흐뭇해 했었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은 중간 악기별 솔로가 다 애드립이라는 것에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라이센스 음반은 빌리 홀리데이, 쳇 베이커와 함께 재즈 음반 나만의 보물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이 3장으로 재즈를 다 아는 것처럼 썰을 풀며 다녔다. 앗 한 장이 빠졌다. 그루버 워싱턴 주니어(Grover Washington Jr.) ‘Winelight’도 있었다.

1959년 앨범 <Time Out>은 아마도 제일 많이 팔린 재즈 앨범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금도 꾸준히 팔려나간다. 잊을 만하면 각종 리이슈 앨범들이 음질을 보강했다며 음반을 출시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 오디오 바꾸거나 케이블 바꾸면 스탤리 댄(Steely Dan) 앨범을 먼저 들어보고 두 번째로 걸어보는 음반이 바로 이 음반이다.

<Take Five>는 우리가 즐겨 쓰는 박자가 아닌 익숙하지 않은 5/4박자로 연주한다. 그럼에도 곡이 어렵다거나 복잡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산뜻하고 묘한 스윙감을 선사한다. 가만히 듣고 있어도 기분업 되고 손가락, 발가락이라도 까딱이게 만든다.

데이브 브루벡의 음악 중에 두 곡을 특히 애정한다.

<Take Five>,<Unsquare Dance>다.

둘 다 대단한 리듬감과 깔끔한 사운드가 주는 매력이 대단하다.

몇 년 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음반이 너무 많이 들었는지 밑잡음과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거슬려 리이슈 앨범을 한 장 샀다. CD도 있고, DSD 파일로도 열심히 듣고, LP가 땡기면 이 리이슈 앨범을 맷돌에 올려줬다. 그런데, 상태 좋은 재반이 하나 걸려들었다. 식스아이 초반이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하지만 투아이 재반을 보는 순간 이걸 안 사면 영영 후회할 것 같았다.

바로 프로모션용 음반에 데이브 브루벡의 사인이 있는 것이다. 이 사인도 처음에는 못 알아보고 무슨 낙서인 줄 알고 지워버릴뻔 했었다.

그런데 자세히 찾아보니 데이브 부르벡의 사인이었다. 그리하여, 데이브 브루벡 사인이 들어간 재반을 얻었다. 지금도 가끔 돌리는데 초반은 못 들어봐서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몇 안 되는 사인 음반이 되겠다.

평론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이와 같다.

“재즈의 첫 번째 팝스타 중 한 명, 그의 작품 목록은 오라토리오, 뮤지컬, 협주곡은 물론 수백 곡의 재즈 작곡을 포함하고 있다. 이 조용한 재즈맨은 정말 경이로운 사람이었다. Brubeck의 진정한 업적은 매우 까다로운 리듬 구조, 재즈곡 형식 및 즉흥 연주를 표현적이고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혼합한 유럽 작곡 아이디어를 혼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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