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J Cale – Sensitive Kind

기타계에 방구 좀 뀐다는 양반들이 이구동성으로 “난 이 양반에게 영향을 받았오!” 라고 얘기하는 기타리스트가 바로 J.J Cale 이다. 에릭 클랩튼, 마크 노플러, 닐 영, 존 메이어 등등… 세상에 J.J Cale이란 이름을 알린 곡은 본인 스스로도 아니고 1970년 에릭 클랩튼이 데뷔앨범에 <After Midnight>을 커버해서 실었고 그 곡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사실 원곡은 조금 나른한 스타일인데 반해 에릭 클랩튼은 경쾌하며 신나고 열광적인 버전이라고 하겠다. 또한, 에릭 클랩튼은 <Cocaine>도 리메이크해서 히트시켰다.

J.J Cale 이 양반 얘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털사싸운드다. Tulsa Sound, 오클라호마에 털사라는 곳이 있다.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의 블루스, 컨트리, 로큰롤, 로커빌리 사운드를 혼합한 형태의 사운드인데 J.J Cale이 기타로 이렇게도 쳐보고, 저렇게도 쳐보고 지지고 볶았더니 뭔가 신기한 소리가 났고 그렇게 앨범에 수록하며 발표했는데 어느새 하나의 형태를 띄며 요런 저런 비스무리한 스타일들이 그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J.J Cale을 Tulsa Sound의 개척자로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Tulsa Sound의 제왕은 에릭 클랩튼이다. 실제로 그 지역에 한동안 머물며 클럽부터 두루 섭렵하고 다녔다고 하니 그 지역 출신들보다 더 털사 스러움을 장착하게 이른다. 에릭 클랩튼의 노래 <Tulsa Time>은 대놓고 Tulsa Sound에 대한 찬가다.

여기에 숟가락은 얹은 기타리스트들이 꽤 있는데, 마크 노플러의 노래들도 Tulsa Sound 냄새가 진하게 베어있다. 재밌게도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들이 J.J Cale노래 한 곡을 자기 색으로 제각각 녹음한 곡이 한 곡 있다. <Sensitive Kind>라는 곡인데, 1975년에 발표한 J.J Cale 5집 [5]에 수록되어 있다.

가장 먼저 냄새를 맡은 기타리스트는 Santana다. 1981년에 발표한 [Zebop!]앨범에서 뽕짝뽕짝하면서 라틴록스타일로 편곡해서 색다른 맛을 들려준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리메이크버전은 John Mayall 버전이다. 존 메이올 이 양반만 파도 영국 쪽 록 음악사가 어느 정도 완성될 정도로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거쳐 간 걸출한 아티스트들도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에릭클랩튼, 피터그린, 존마크, 쟈니알몬드, 잭브루스, 믹테일러 등등 영국 쪽 블루스 음악을 꽉 잡고 계셨던 존 메이올이 1990년 [A Sense Of Place]를 발표한다.

초기 껄쭉한 블루스와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깔끔하게 뽑아낸 사운드는 거장다운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노년을 향해가는 존 메이올이 목소리는 힘 빠진 듯 편안하게 불러주고 있지만 그 어떤 절창보다 마음에 와 닿는다. 노련한 그의 연주와 노래가 참 좋다.

에릭클랩튼의 J.J Cale에 대한 사랑은 2008년 공동스튜디오앨범 [The Road To Escondido]앨범으로 이어졌고 다음해 그래미에서 수상하기도 한 바 있었다. 그러던 중, J.J Cale은 2013년 심장마비로 향년 74세에 사망했다. 그 다음해 바로 에릭 클랩튼과 다른 뮤지션들이 참여한 스튜디오 앨범 [The Breeze: An Appreciation Of J.J Cale]을 발표한다.

에릭 클랩튼이 제작했고 본인이 영향받은 J.J Cale에 대한 멋진 헌정앨범인데 톰페티, 마크노플러, 존메이어, 윌리넬슨, 돈화이트 등등이 참여했고 <Sensitive Kind>는 Don White가 재해석했다.

기타리스트의 기타리스트 J.J Cale 활동할 당시보다 후대에 평가가 더 높게 이뤄졌다. 그의 앨범들과 음악성에 대한 찬사는 그의 팬과 추종자들 사이에서 점점 커져갔다. 에릭 클랩튼은 한 인터뷰에서 J.J Cale을 이렇게 평가했다.

“J.J Cale은 음악의 본질이었습니다. 록과 재즈, 포크, 블루스와 같은 미국 음악의 다양한 본질을 너무 많이 요약했고, J.J Cale은 이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세상에 하늘아래 뚝 떨어진 것은 없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서로 주고받고, 또 누군가에게 그 영향력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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