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긴 앨범 쟈켓 한번쯤은 봤을수도, 처음 접했을 수도 있다. 1969년에 발표된 King Crimson(킹크림슨)의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이다.
이 앨범에는 Epitaph(묘비명)이란 곡이 제일 유명하다. 예전 음악다방에 실제로 있었던 얘기로 손님들이 킹크림슨의 에펠탑을 틀어달라고 했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있다.
사실 이 앨범에선 어느 한 곡 버릴 곡이 없다. 69년에 시대를 앞선것 같은 곡구성이나 쟈켓디자인과 내용물은 프로그레시브락 또는 아트락으로까지 분류되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앨범 커버는 공포에 질린 듯 한 얼굴을 표현한 것 같지만 공포가 아닌 편집증적 피해망상과 정신 분열을 포착한 것이다. 이 앨범 저변에 깔린 주제 의식과 음악들이 망상과 정신 분열이라는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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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Crimson 앨범 커버
배리 고드버라는 아티스트가 앨범커버를 맡아 작업했는데,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고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배리 고드버는 다음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 이 그림은 그가 남긴 유일한 회화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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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앨범을, 드디어 69년 미국 초반을 영접했다. 위에 두 장의 앨범이 있는데, 하나는 미국초반 하나는 국내 예음에서 제작한 라이센스반이다. 때깔로 봤을때 어느 쪽이 초반일까?
좌측이 미국초반인데 사진상으로는 우측 라이센스가 더 깔끔한 인쇄 상태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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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물로 보면 미국초반은 캠버스에 물감으로 그린것처럼 물감이 묻어나는 느낌이고 라이센스반은 코팅된 쟈켓이다. 쟈켓을 만졌을때 촉감은 실제로 물감재질로 되어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다. 이 앨범이 발매되고 52년이 지났는데 상태가 이리 좋을수 있을까 새삼 감탄스럽다. 판상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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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NM, 라이센스 NM 다. 정말 깔끔하다. 관리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다. 사놓고 한번도 안 들었거나, 딱 한번 듣고 애지중지 모셔 놨을거나 둘 중 하나다.
음질은 라이센스와 초반 비교불가다. 깊이와 다이나믹, 모든 면에서 장막이 몇 개 벗겨지는것 같다. 같은 노래는 맞지만, 아예 다른 곡인것 같은 느낌. 사람의 귀는 간사하다. 왜 초반을 귀신같이 찾아다니고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지 명확하다. 오리지널 초반과 재반, 리이슈, 라이센스와 빽판까지 무수히 많은 프레스가 존재하지만 어느 하나 같은 소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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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한 차이가 존재하고 알지못하는 매카니즘이 존재하리라. 미국 초반 애타게 찾던 앨범을 드디어 찾았으니 열심히 사랑해줘야겠다. 개인적으로 21st Century Schizoid Man 강력 추천이다. 중독적이고 강력한 기타리프와 색소폰, 마구 두드려대는 드럼까지 정신을 쏙 빼놓는다.
심난할때 들으면 실타래처럼 얽힌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곡으로 음악 듣다 짜증이 배가 되거나 미쳐 버릴수도 있다. 힙합가수 Kanye West가 Power 라는 곡에서 이 이 곡을 샘플링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