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와 스트리밍 음원서비스, 그 선택은?

아날로그의 끝판 LP, 디지털 음원의 끝판 스트리밍, 선택은?

요즘 CD는 거의 안 듣는다. 각 잡고 들을 때는 LP, 흘려들을 때는 스트리밍 플레이리스트로 듣는다. LP 만큼이나 Tidal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음원 스트리밍에 대한 불신이 있었지만 직접 들어보니 많이 편하고 음질도 나쁘지 않다. 예전에는 자고로 음악은 앨범으로 CD나 LP, TAPE으로 들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mp3, flac 파일로 몇 테라의 음원을 가진 친구가 그 앨범 있어 라고 말하면 난 비웃었다.

디지털 음원을 앨범의 범주에 넣기에 난 지금도 각박하다. 라디오나 TV에서 듣고 반한 음악을 어떻게든 앨범으로 구해서 소유해야 직성이 풀렸고 못 구하면 구할 때까지 찾아서 꼭 소장하고 빽판이라도 구해야 직성이 풀렸다. 앨범 재킷을 보며 담긴 음악을 상상하며 들었던 시대가 있었다. 지금도 그걸 선호한다. 한마디로 구시대적 옛날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은 음악의 실체는 점점 사라지고 디지털로 된 무형의 음원만이 남았다.

음악이 소장의 개념에서 저장의 시대를 맞이했고,

이제는 이마저도 귀찮은지 스트리밍 시대를 맞았다.

나같이 물질을 우선순위에 놓는 사람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화면에 보이는 음원이 과연 음악인가? 소장할 수 없는 음악이 음악일 수 있을까?

차라리 mp3. flac, DSD 파일까지는 최대한 양보해 소장이라고 인정할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이런 사고와 철학들이 모여 현재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아날로그의 끝판왕은 적어도 지금은 LP다. (릴 테이프에 녹음한 마스터 믹스테이프가 진정 끝판왕이겠지만…)

그래서 LP가 다시 붐을 맞이했고 거기에 LP 가격도 오르고 CD 판매량을 LP가 앞질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데 인간은 원래 귀찮은 것 불편한 걸 싫어한다. 쉽고 편하면 그쪽으로 눈이 가길 마련이다.

몇 년 전에 음원 스트리밍 시대에 애플 뮤직을 구독했었다. 애플 뮤직은 단지 호기심에서 듣게 됐고 그 방대한 라이브러리에 놀랄 수밖에 없었지만 결국 내가 찾는 음원이 없는 경우도 많았고, 음질은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럼 그렇지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어떻게 쫓아와?

그런데 최근에 타이달을 만나게 됐고, 깜짝 놀랐다.

음원 스트리밍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직관적으로 편하고 음질도 좋다. 그리고 앨범을 굳이 소유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졌다. 가요는 애플 뮤직도 약하지만 팝이나 재즈 클래식에선 그 라이브러리가 만만찮다. 괜찮은 DAC 하나만 물려주면 CD 음질보다 좋게 들린다. 거기에 플레이리스트 기능이 압권이다. 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마음껏 넣을 수도 있지만 취향대로 알아서 골라준다. 친구와 지인의 플레이 리스트를 공유할 수도 있다.

물론 애플 뮤직이나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하지 않냐고? 다 이런 서비스는 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음질이다. 스트리밍 시스템에선 현재까지 내 귀에는 타이달이 최고다. 맥 오디르바나에 타이달 연동해서 DAC로 듣는 음원이 아무 생각 없이 듣기에는 좋다. 그래서 CD는 더 이상 듣지 않고 있다. 똑같은 디지털 음원이라면 CD보다 스트리밍이 편하고 좋다.

당연히 각 잡고 감성을 느끼고 싶을 때는 LP다. LP는 여러 가지 방해요소가 분명 존재한다. 턴테이블 세팅 문제부터 카트리지 바늘 문제까지 넘어서야 하고,

더 들어가면 포노 케이블, 포노 앰프의 성능까지 변수로 작용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LP 판의 상태와 프레스 녹음 상태까지 귀찮은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제대로 세팅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LP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한동안 마음을 울린다. 귀찮지만 자꾸 듣게 되는 이유다.

나는 각 잡고 LP를 주로 듣고, 대충 흘려들을 때는 스트리밍을 듣고 있다.

참고로 요즘 즐겨듣는 타이달 플레이리스트 하나를 공유해 본다. 펑키, 디스코, 브라질리안, R&B 음원들로 즐겨듣는 리스트다. 타이달 계정이 있다면 한번 들어보시라. 뽕짝뽕짝 기분을 업해준다.

https://tidal.com/browse/playlist/3604989a-43e8-4a59-8731-c9ca141587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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