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s In The Sun

Seasons In The Sun 처음 듣다.

1991년 한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온 Terry Jacks – Seasons In The Sun을 듣고 홀딱 반했다. 레코드점으로 달려갔지만, 이 음반은 없었고 단골 가게 사장님이 소장하고 있던 원반을 나름 배려로 공테이프에 녹음해 줬고, 그렇게 아쉬움을 달래야 했었다. 몇 년 뒤, CD 시대쯤 CD로 발매됐고, 그 CD로 소장의 기쁨과 함께 질리고 질릴 때까지 들었다.

사실 이 곡의 원곡은 1961년 초반 쟈크 브렐이 발표한 샹송이었고, 노래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굉장히 가사가 우울한 곡이었다. 그런데 캐나다 출신 음유시인 로드 맥퀸이 우연히 이곡을 듣고 반해 영어로 번안하면서 알려진 곡이었다. 처음 영어곡으로 발표된 버전은 킹스턴 트리오였지만, 난 로드 맥퀸이 부른 우울한 버전과 테리 잭스 버전을 더 좋아했었다.

쟈크 브렐의 원곡은?

벨기에 가수 쟈크 브렐(Jacque Brel)은 1961년에 불어로 “Le Moribond”를 발표한다. 이 제목의 뜻은 영어로 “The Dying Person(Man)” 죽어가는 사람이란 뜻이다. 원곡은 약간은 행진곡풍의 템포로 불렸는데, 곡의 템포와 별개로 가사는 1961년 노래 치고는 다소 어둡고 충격적이다. 실연으로 죽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친한 친구가 자신의 아내와 몇 차례 바람을 피웠는데, 그에게 자신의 아내를 부탁한다는 마지막 작별의 인사말을 가사로 하고 있다. 아내의 애인이 친구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아내를 돌봐 달라는 ‘이건 뭐, 초월한 남자의 슬픈 유언 같은 노래다.’

로드 맥퀸의 번안과 테리잭스 버전

당시 로드 맥퀸은 이 샹송에 꽂혔고 바로 영어로 가사를 번역해 1964년 Kingston Trio 가 처음 영어버전을 녹음해서 불렀다. 물론 이후에 로드 맥퀸 자신도 이 노래를 두 차례 녹음해서 자기 앨범에 실었다.

그런데 테리 잭스는 멜로디나 노래 자체는 좋은데 가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마디로 너무 무시무시하다고 생각해 가사를 수정한다. 당시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를 화자로 내세운다. 죽어가는 남자가 자신의 삶을 함께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다. 테리 잭스 버전은 3부분으로 나뉘는데, 어릴 때부터 알던 가까운 친구, 날 잘 키워준 아버지, 사랑하는 여인에게 각각 전하는 마지막 인사의 내용이다. 챠트 성적만 보면 테리잭스 성적이 가장 좋은 편으로 1974년 3월 빌보드 핫100에서 3주간 1위를 차지한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 노래가 지나치게 감상적이라고 비평을 쏟아내기도 했었다.

웨스트 라이프 외 수없이 리메이크된 노래

1999년에 웨스트라이프도 이 곡을 리메이크해서 큰 사랑을 받기도 했었다. 영국과 유럽챠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었다. 그래도 이 곡만큼은 테리 잭스가 가장 잘 불렀다고 마구 우기고 싶다.

그리고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액션 블록버스터 존윅 4편의 예고편 음악으로 이 곡이 쓰였는데, 감탄하며 볼 수밖에 없었다. 극 중 존윅의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게 가사와 영상을 배치한 미친 편집이었다. 영화의 스토리가 결국 죽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존윅이란 킬러의 상황으로 치환해서 몇몇 가사는 빼버리고 핵심 키워드만으로 만든 예고 영상은 이 영화를 안 볼 도리가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 부른 가수들의 정말 많았다. 적어도 100번 이상은 확실하다. 대표적으로 Black Box Recorder라는 영국인디밴드 버전도 좋아하고, 얼터너티브 록밴드 너바나도 정규앨범이 아닌 박스셋 녹음에 이 노래를 합주하며 부른 버전이 발매되기도 했었다. 커트 코베인 목소리로 듣는 Seasons In The Sun 도 이색적이다. 포츈스란느 그룹과 바비 라이트라는 컨츄리싱어가 발표한 버전도 있고, 찾아보면 정말 많이 녹음 됐고 불려진 노래다.

Terry Jacks 미개봉 LP

사실, 이 앨범은 그리 비싸지도 않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쉽게 인터넷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앨범이었다. 그런데 이 앨범을 미개봉으로 보고야 말았다.

“아니~1974년도 앨범이 아직도 미개봉이 있다니~” 놀랍고, 놀라웠고, 계속 놀랄 예정이다. 아차차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나보다 나이가 많은 거의 50년 가까워지는 이 미개봉 음반을 개봉을 해야 할까?

우선 지켜보고만 있다. 개봉을 할 수 있을까 없을까? 고민이 깊어진다.

그러데 음질이 궁금하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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