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ead O’Connor Story

Sinead O’Connor Story

시네이드 오코너 Sinead O’Connor 별세

아일랜드 싱어송라이터 시네이드 오코너(Sinead O’Connor)가 7월 26일 향년 56세 나이로 사망했다. 그녀의 삶이 정말 영화 같다고 해야 할지, 기구하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삶 자체가 저항이고 굴곡이었다. 가수이기도 했지만, 사회활동가에 더 가까운 모습이었다.

시네이드 오코너를 처음 알게 된 때

중학생 때 음악사 사장님의 추천으로 사게 된 테이프가 시네이드 오코너(Sineard O’Connor) 2집 앨범이었다. 크게 몇 가지에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

  • 그 큰 눈에 여자 가수가 삭발하고 나타난 모습에 놀랐다. 그 이전까지 어떤 여자 가수도 삭발한 모습을 보지 못했다. 기억에 영화배우 강수연이 [아제아제 바라아제] 촬영 때 삭발한 모습을 보긴 했지만, 여가수의 삭발은 당시로 문화충격이었다. 이런 파격적인 삭발 스타일은 자신의 음악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외모는 방해가 되고, 성상품화를 반대한다는 이유였었다. 후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유년시절 어머니로부터 받은 아동학대의 트라우마와 반발심도 크게 작용했다.
  • <Nothing Compares 2 U>의 표기에 놀랐었다. 노래 제목에 저렇게 표기한 이유가 있을 텐데, 무슨 기호처럼 숫자와 알파벳 철자만 저렇게 쓰여있을까? 뭘 의미하는 거지?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 곡을 만든 Prince가 워낙 특이한 사람이었고, 자신의 이름 프린스도 나중에 무슨 이상한 기호, 남성도 여성도 아닌 로고 같은 문양을 만들어 썼던걸 감안하면, 노래 제목을 저렇게 한 건 별 의미가 없었다는 걸 알고 허무했다.
  • 노래가 참 매력적이었고, 시네이드 오코너의 보컬은 몽환적이면서 신비하기까지 했다. 목소리 자체가 그녀의 최대의 매력이고 자신감이었다. 그리고 앨범 타이틀 제목인 <I Don’t Want What I Haven’t Got> 이 노래는 앨범 제일 마지막 트랙에 수록된 곡인데,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도 굉장한 충격이었다. 대중음악 앨범에서 반주가 하나도 없는 무반주로 노래하고 녹음한 건 처음 들어봤다. 목소리 하나만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는데 굉장히 경건하고 무거운 느낌의 성가곡 같았다. 또, 가수가 반주 없이 무반주로 녹음을 해도 되는구나? 인식을 깰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이런 무반주에는 굉장한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됐다. 그 비슷한 시기에 접한 수잔 베가(Suzanne Vega)의 <Tom’s Dinner> 무반주도 적잖은 충격적이긴 했다.

시네이드 오코너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은?

1990년 <Nothing Compares 2 U>로 빌보드 정상을 차지하고 1990년 최고의 히트곡이 되고 있을 때, 엘튼 존(Elton John)과 버니 토핀(Bernie Taupin)의 Two Rooms 라는 헌정 앨범에 시네이드 오코너가 참여하게 된다. 거기에 수록된 곡 중에 시네이드 오코너가 부른 <Sacrifice>를 정말 좋아한다.

시네이드 오코너 노래 중에 제일 많이 들었던 곡이 바로 이 곡이다. 아마 몇 백번은 족히 들었던 것 같다. 엘튼 존의 원곡도 좋아했지만, 시네이드 오코너가 부른 <Sacrifice>는 단연 최고다. 원곡과 멜로디와 가사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노래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템포와 곡의 분위기도 180도 바꿔버렸다. 마치 안개 속에 휩싸인듯한 목소리며 신비감마저 들게 하는 몽환적인 목소리로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지만, 그 속에 강한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10장이 넘는 정규앨범과 수많은 곡을 발표했지만, 시네이드 오코너의 목소리로 제일 많이 들었던 노래라 더욱 애정이 가는 트랙이다.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1992년에 발표한 3번째 정규앨범은 굉장히 특이하고 의외의 결과물을 내놓는데, 다른 앨범보다 더 자주 많이 듣게 된 앨범이 바로 이 앨범이다. 재즈 넘버들을 리메이크한 앨범들이다. 엘라 핏제랄드, 도리스 데이, 사라 본, 빌리 헐리데이. 로레타 린 등의 재즈곡들로 12곡을 가득 채워놨다.

다들 너무나 유명한 스탠다드 팝과 고전 재즈 곡들이고 시네이드 오코너가 그동안 듣고 영향을 받은 가수들의 곡들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완성해서 들려준다. <Why Don’t You Do Right?>, <Bewitched>, <Secret Love>, <Black Coffee>,<Love Letters>, <How Insensitive>, <Don’t Cry For Me Argentina>, <Gloomy Sunday> 어느 트랙 하나 빠지지 않고 정말 다 만족스러운 편곡과 선곡, 노래가 이어진다. 카테고리를 재즈 칸에 분류하고 재즈 싱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시네이드 오코너의 논란

안타까운건 10장의 앨범을 내놓는 동안 음악보다는 저항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보여줬다. 거기에 더해 사회적, 정치적 견해를 솔직하게 밝혔기 때문에 더 큰 이슈와 논란이 따라 다녔다. 가장 큰 이슈는 누가 뭐라고 해도, 1992년 SNL 출연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진을 찢었던 장면이다. 당시 생방송으로 그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아동학대에 대한 메시지와 가톨릭계의 아동 성추행 사건 은폐와 인권문제 은폐 의혹에 대한 항의의 포퍼먼스였다고 하는데, 너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내에서 그녀에 대한 항의가 이어졌고, NBC방송사는 그녀를 영구 출연금지 시켰다. 훗날 이 사건에 대해 “전혀 미안하지 않고, 자신의 행동이 훌륭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나중에 이단종파에 들어가 여성 사제가 되기도 하고, 아예 이슬람교로 개종까지 하게 된다.

시네이드 오코너는 페미니스트로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왔고, 반여성적 태도를 보이는 방송이나 시상식, 또는 극단적인인 상업주의를 띈 공연, 시상식은 모두 불참했다. 그래미에서 상을 수상하지만, 시상식에도 출연 거부하고 트로피도 받지 않은 일은 유명하다. 또, 미국 국가를 부르는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거부했다. 미국우월주의와 걸프전에 대한 비판의 의견을 확실하게 피력했다.

굴곡진 삶과 무너진 마음

그녀의 어린 시절은 불우했었다. 부모의 이혼과 어머니로부터 학대는 끔찍했고, 물건을 훔친 혐의로 최악의 소년원 수용소로 보내졌다. 불행 중 다행은 이곳에서 그나마 음악적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릴 때 겪었던 아동학대와 정서적인 문제는 경계선 성격 장애와 외상후 스트레스, 양극성장애 판정을 받는다. 몇 차례의 결혼과 이혼, 아들의 양육권 문제와 몇 번의 자살소동, 그리고 2022년 아끼던 17살 셋째 아들의 자살은 결국 시네이드 오코너를 무너트렸다.

확실히 시네이드 오코너는 파격과 놀라운 존재감만으로도 많은 여성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저항하는 가수며,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은 없다!” 굴곡이 가득한 삶이지만, 음악과 사회활동가로 내야 할 목소리를 전했던 그녀다.

R.I.P Sinead O’Connor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