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ss Band : Yello

Swiss Band Yello 소개. 스위스(Swiss)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알프스 산맥, 명품시계, 중립국, 몽블랑, 퐁듀, 스위스 은행이 내가 아는 전부다. 유럽 여행을 계획하면 자연풍광이 아름다워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곳이라는 정도다. 살면서 언젠가 한번은 가보겠지 막연하게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위스(Swiss)의 대중음악에 대해 떠오르는 가수나 밴드가 몇 안 된다. 전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가수나 그룹들이 분명 존재 할 텐데 스위스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가수는 고타르(Gotthard), 90년대 활동했던 형제듀오 Brother And Brother 정도다. 영화 007 카지노로얄에 잠깐 쓰인 “If You Did Not Exist”가 얼핏 떠오르고 기억에 없다. 패트릭 주베라는 샹송가수가 불어권에서 그나마 알려져 있는 것이 전부다. 그리고 음악분야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Montreux Jazz Festival)이 아마도 제일 유명하다. 매년 7월 제네바 해안선 몽트뢰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재즈페스티벌이다. 

Yello 는 스위스(Swiss) 밴드다. 밴드명 자체가 말장난에서 출발했다. “A Yelled Hello” (소리 지르며 안녕하세요) “포효하면서 헬로우”를 외치는걸 줄여서 옐로우(Yello)를 의미한다. 이 팀은 전자음악의 선구자 중에 한 팀인데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70년대 말, 보리스 블랭크(Boris Blank)와 카를로스 페론(Carlos Peron) 이 둘은 자동차 엔진 소음을 기록하기 위해 자동차 실험실에서 처음 만났다.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음반에서 큰 영감을 받아 기계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믿고, 그 소리를 녹음하면서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된 특이한 밴드다. 이 둘은 다양한 장치를 사용해 소음을 녹음하고 이를 노래로 처리하는 실험을 하는데 적합한 반주 목소리를 찾기 위해 수소문해 밴드에 들어온 것이 디터 마이어(Dieter Meier)였다.

초기의 이들의 음악은 굉장히 터무니없었고, 일부는 기괴했고, 일부는 그냥 웃겼다. 팀명에서 말해주는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뭔가 신선하고 그동안 세상에 없던 것들을 음악에 담아서 일종의 실험을 했던 밴드였다. 창립 멤버 카를로스 페론은 1983년 팀을 떠난다. 이후 현재까지 보리스 블랭크와 디터 마이어 둘이 Yello를 유지하고 있다.   

Yello 사운드는 종종 특이한 음악 샘플과 리듬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음악을 작곡하는건 보리스 블랭크고 거기에 가사를 붙이는 것은 디터 마이어의 몫이었다. 

이 팀의 음악을 만드는 실질적인 리더 보리스 블랭크는 악기 연주나 악보 읽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세상의 모든 소리 예를 들면 모터, 시계, 자동차 엔진음 등 각종 소음부터 기계나 일상 소음 등 들리는 모든 것이 음악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음악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 독특한 세계관은 실제로 밴드에게 큰 도움이 되는데 Yello가 녹음을 시작했을 때는 샘플러가 발명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보리스 블랭크는 테이프 루프에 직접 녹음해 부지런히 사운드를 샘플링하기 시작했고 보리스 블랭크만의 라이브러리가 방대하다 못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어쩌면 기계공학도나 사운드 레코더에 더 가까운 이가 보리스 블랭크다.

이전에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기괴한 사운드 샘플과 독창적인이고 독특한 신디사이저 사운드의 끝없는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현재로 음악을 만들고 있다. 이런 샘플링 작업과 작법은 수많은 일렉트로닉 음악에 영감을 줬다. 이런 샘플링들이 어떻게 음악과 비트가 되어 음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이 됐다고 이야기하는 팀들이 많다.

1980년대 Yello의 목소리로 처음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알렸지만 현재는 Yello 그 자체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일렉트로닉 팝 가수 중 한 명이 됐다. 동시에 영화와 비디오 클립 감독으로 활동했고 실제로 밴드 Yello 뮤직비디오 감독이기도 하다. 사실 디터 마이어는 1960년대 후반부터 컨셉 및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유머러스하면서 터무니없는 것을 좋아했고, 급직적인 상황을 예술의 새로운 영역이라고 생각하며 탐구했다. 이런 컨셉과 전시작품들은 Yello 뮤직비디오에서 아이디어로 쓰이기도 하고 활용되기도 했다.

음악가이자 예술가외에도 작가, 동화책작가, 영화제작자, 포커선수, 시계 디자이너, 아르헨티나에 유기농 쇠고기 농장과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박학다식을 넘어 종합예술박물관과 같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스위스에서 디터 마이어는 백만장자 사업가이자 프로갬블러로도 잘 알려져있다. 디터 마이어는 굉장히 어두운 목소리와 중저음 특히 바리톤에 가까운 아주 낮은 저음부터 허스키한 목소리까지 자유자재로 목소리를 다룰 줄 알았다.

가장 유명한 노래는 1985년에 발표된 “Oh Yeah”라는 곡이다. 이 노래는 얼마 전 국내 CF배경으로 쓰이기도 해서 들어보면 알 수도 있는 재밌는 곡이다. 뮤직비디오도 특이하지만 무엇보다도 디터 마이어의 목소리가 굉장히 굵고 밑바닥 끝까지 내려간 저음을 감상할 수 있는 신기하고 재밌는 노래다. 그 당시 이런 비트와 뮤직비디오는 시대를 앞선 느낌이기도 하고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성 있는 곡은 확실하다. 

1985년에 발표된 네 번째 정규 앨범 <Stella>에 수록된 곡으로 이 앨범은 스위스에서 1위를 차지했고 독일에서도 골드 앨범을 획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 노래는 유일한 미국 차트 싱글로 차트 5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에서 지역 양조장의 마스코트인 Duff-Man이 등장할 때 이 노래가 쓰이기도 했었다. 이후 여러편의 영화에 등장했고 국내CF 배경음악으로 쓰이기도 한 것이다. 

1988년에는 <Flag>앨범의 싱글 “The Race”가 영국에서 7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Yello의 여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으로 경주용 자동차 소음 사운드 샘플링이 앨범전체를 지배하는 일종의 컨셉앨범이었다. 이 노래는 포뮬러원의 주제음악으로 독일TV에서 사용되기도 했었다. 90년대 초반 레코드점에서 아무런 정보 없이 이 앨범을 구입했던 기억이 나는데 생각보다 수록된 곡 중에 몇 몇 곡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Of Course I’m Lying”, “Blazing Saddles”,“3rd Of June”을 특히 좋아했다. 

Yello는 이전에 발표된 음악샘플은 다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리스 블랭크는 거의 모든 악기샘플들을 수년에 걸쳐 이름지정하고 분류된 수천 개의 사운드로 구성된 샘플 라이브러리를 구축해서 지금도 활용한다고 하니 가히 샘플링의 대가정도 되겠다. 2020년에 발표된 <Point>가 이들의 공식 마지막 앨범이다. 

Yello 음악은 초기 일렉트로닉 뮤직계를 형성하는데 일조해 왔고 1990년대 중반 유명한 테크노 DJ와 프로듀서들이 두 선구자에 대한 찬사로 Yello 헌정앨범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Yello 스스로 밴드로만 생각하지 않고 일종의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뮤직비디오는 디터 마이어가 직접 감독하고 둘의 가족들이 뮤직비디오에 출연과 참여하는 형태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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