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는 인기가 많은 메뉴다. 바지락 칼국수, 해물칼국수, 강릉에서는 특히 장칼국수가 유명한데 개두릅이 들어간 장칼국수집이 있어서 방문해 봤다. 강릉과 주문진 중간지점에 사천이 있다. 사천 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집이 바로 개두릅 장칼국수 집이다.
개두릅은?
두릅(드릅, 두룹, 드룹으로 쓰기도 하지만 표준어는 두릅)으로 불리는 봄나물이 있다. 보통 4월부터 5월 사이에 채취해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무치거나 찍어 먹기도 하고 두릅순을 쪄먹기도 하고 튀겨먹기도 하고 다양하게 먹는다. 두릅은 대부분 두릅나무 끝에 달린 새순 참두릅을 많이 알고 있다. 보통 엄나무(음나무) 새순을 개두릅이라 하며 땅에서 나는 두릅을 땅두릅이라고 한다. 두릅은 사포닌과 비타민C 성분이 많아 암예방 효과도 있고, 당뇨 개선, 염증 완화, 변비 예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개두릅은 강원도, 땅두릅은 강원도와 충청북도 지역에서 많이 재배한다.
그런데 강릉에는 사천 해살이 마을이 개두릅 축제도 하고 두릅으로 유명한데 이 사천에 가면 두릅을 이용한 개두릅 장칼국수집이 하나 있다. 강릉에서도 개두릅 장칼국수를 하는 곳을 본 적이 없다. 당연히 전국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메뉴가 바로 개두릅 장칼국수다. 쉽게 상상도 안 되고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강릉 사천에 위치한 개두릅 장칼국수집을 방문했다.
개두릅 장칼국수집
벽에 아주 큼직한 드릅과 장칼국수 그림을 붙여 놓은 것이 눈에 띈다. 식당 실내는 정갈하고 깔끔한 식당이다. 그냥 크지도 않고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이다. 주방도 넓게 뻥 뚫려있어 훤히 안이 다 보인다.
개두릅 장칼국수는 강릉 살면서도 처음 들어봤다. 강릉 사천지역이 개두릅으로도 유명하고 개두릅 축제도 하는데 개두릅이 들어간 장칼국수다. 메뉴를 보면 개두릅 장칼국수와 개두릅 해물칼국수가 있는데 방문한 날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개두릅 장칼국수가를 선택했다.
그런데 개두릅을 데쳐서 먹다 보면 약간 쓴맛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개두릅 장칼국수 먹기 전에 쓴맛이 느껴지지 않을까 살짝 염려됐는데 전혀 쓴맛은 없었다. 그리고 개두릅나무인 엄나무의 효능을 동의보감에 실려있는 내용도 훑어봤다.
개두립을 말리고 건조시켜 분말 형태로 제조한 뒤 밀가루와 함께 반죽한다. 어떻게 보면 녹차 분말 같기도 하지만 쓴맛도 안 나고 풋내도 안 난다. 보통 칼국수나 면을 먹을 때 트림이 올라오고 밀가루 특유의 풋내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분말 형태로 개두릅 분말로 반죽을 하면 밀가루 특유의 냄새도 잡고, 생목도 전혀 안 올라온다.
개두릅 장칼국수 맛은?
개두릅 장칼국수는 일반 장칼국수보다 살짝 국물이 빡빡한 느낌이다. 국물이 좀 걸쭉한 느낌이 있다.
반찬도 먹을 만큼 담아서 먹는 구조고 겉절이가 맛있다. 국물을 봤을 때 된장베이스 국물이다. 밑간이 잘돼있고 삼삼하게 된장 맛을 느낄 수 있다. 두릅의 약간은 쌉쌀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국물 너무 개운하고 구수하다. 약간 녹차 느낌의 맛도 느껴지고 고명으로 올린 개두릅의 맛이 살짝살짝 느껴진다.
국물 맛이 한 젓가락 한 젓가락 먹다 보면 끝에 남는 맛이 살짝 매콤한데 기분 좋은 매콤함이다. 이런 장칼국수는 해장각이다. 보통 고추장 베이스 장칼국수는 칼칼하고 자극적인 반면 된장 베이스는 속이 편하게 어떤 걸 집어넣어도 자극적이지 않은 편이다.
두릅은 크게 세 종류다 참두릅, 개두릅, 땅두릅이 있는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감과 맛은 개두릅을 더 많이 찾는 편이다. 향이 좀 짙은 편이고 쌉쌀한 맛도 느껴지고 먹고 나면 입속이 상큼해지기도 한다. 이 두릅이 생으로 먹기에는 약간 독성이 있다. 그래서 반드시 데쳐서 먹어야 한다.
사장님에게 쌉쌀한 맛을 어떻게 뺏는지 물어봤더니 찬물을 번갈아 가면서 오래도록 담가두면 쓴맛이 빠진다고 한다. 칼국수에는 묵은 김치 보다는 겉절이 또는 채김치를 많이 먹는 편인데 다 이유가 있다. 겉절이의 양념 맛이 밀가루 특유의 냄새를 잡아준다.
방문한날 배가 고팠는지 맛있게 개두릅 장칼국수를 흡입하고 공기밥까지 말아서 먹었다.
강릉 사천에 두릅이 많이 난다. 사천 해살이 마을에서는 개두릅 축제도 하고 있다. 강릉 사천 지역에서 나는 개두릅 특산물을 이용해 개두릅 장칼국수를 개발했는데 진짜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전국 어디에서도 개두릅 장칼국수를 하는 곳은 없을거다. 개두릅을 산삼 나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개두릅에는 사포닌 성질이 인삼보다도 16배가 높다고 알려졌다. 면역력도 높여주고 식이섬유가 많아서 다이어트에도 좋다. 이색 장칼국수를 먹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