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in Vearncombe Band Black Story
팀명이 이게 뭐야?
정말 좋은데 딱히 설명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다. 누구나 알만한 노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가수가 대중적으로 유명한 것도 아니지만 개취인 경우가 특히 그렇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취향의 영역 속에 있는 경우다.
그룹명은 정말 성의 1도 없이 대충 지은 것 같은 블랙(Black)이다. 아니 도대체 왜 이름을 이따위로 지은거야? 음악이 어둡나? 무슨 메탈밴드인가? 왜 블랙인거지? 도무지 작명의 의도를 알 수 없는 경우다. 검색조차도 힘든 이따위 이름으로 활동을 했다고? 그냥 검은색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블랙(Black) – 콜린 번컴(Colin Vearncombe)은 누구?
비틀즈(Beatles)의 고향 리버풀 출신이라니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80년대부터 활동을 했으니 그 당시 유행했던 펑크와 뉴웨이브의 세례를 받았을 것이다.
초창기 음악은 종종 브라이언 페리(Bryan Ferry)의 록시 뮤직(Roxy Music)과 비교가 됐다. 블랙에서 모든 곡들을 만드는 인물은 콜린 번컴(Colin Vearncombe)이다. 블랙의 가장 유명한 노래는 단연 <Wonderful Life>이다.
1987년에 발표된 이 노래가 솔직히 챠트 성적이나 모든 면에서 가장 유명한데, 소위 말하는 원히트원더로 기억되는 측면도 있지만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음반활동과 공연을 가진걸 보면 다소 아쉬운 뮤지션이다.
이 노래를 처음 접한 건 성음에서 발매했던 [All My Loving]이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처음 블랙이란 이름을 발견했었다, 이 컴필레이션 음반은 시리즈로 발매했었는데 <I Can Laugh About It Now>, <Sweetest Smile> 같은 곡들도 잔잔하니 듣기 좋다.
처음 목소리를 들었을 때의 느낌은 브라이언 페리(Bryan Ferry)와 모리세이(Morrissey)의 장점만 쏙쏙 뽑은 보이스를 지녔다. 중저음의 고급스러운 팝음악 재즈적인 느낌도 있고 음반은 걸어 놓으면 어느 한 곡 튀지 않고 잔잔하게 물 흐르듯 전곡을 듣게 되는 그런 목소리다.
특히 제일 좋아하는 애정하는 앨범은 1991년에 발표된 세 번째 앨범이다. 쟈켓은 덩그러니 흑백의 땀 흘리는 얼굴사진이 대문짝하게 찍혀있고 블랙이라는 폰트가 전부인 이 앨범은 쟈켓이 정말 성의 없이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서 봐도 절대 질리지 않는 그런 쟈켓이라 하겠다.
사실 1988년부터 1991년 이 앨범까지가 블랙의 이름을 알리고 전 세계적으로 200만장의 판매량을 보였는데 딱 여기까지가 A&M레코드와의 마지막 행보였다. 보통 큰 레코드사와 계약하고 활동하고 투어 돌다보면 개인시간도 없고 힘들었던 모양이다. 이런 생활에 환멸을 느끼며 독립레이블을 설립해서 활동을 이어갔다. 당연히 대형음반사가 아니니 이후의 음반을 찾아 듣기는 더더욱 힘들어졌다.
Black 세 번째 정규앨범 추천곡
지금이야 유튜브로 검색하면 다 찾아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나에게 블랙의 음악의 마지막은 이 앨범 3번째 정규앨범이 끝이다.
3곡 정도를 추천하자면 1번 트랙 <Too Many Times>, <Here It Comes Again>, <Listen>정도를 자주 들었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중후한 영국신사의 중저음 톤이 매력적인 블랙 콜린 번컴이다. Listen은 정말 많이 들었던 노래다.
안타깝게도 2016년 1월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 “나의 노래는 음침하고, 강렬하며 무척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다.” 80년대 영국의 펑크와 뉴웨이브가 판칠 때 은은한 멜로디와 보컬의 비음은 당시 유행했던 음악들과 확실히 가는 길이 달랐다. 그래서 유행을 타지 않고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고 내 라이브러리에 깔끔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는 앨범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