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Vinicius De Maraes)

브라질을 대표하는 음악은 누가 뭐래도 삼바(Samba)다. 브라질 사람들은 1년에 1주일 삼바축제를 즐기기 위해 1년을 일을 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삼바에 진심이다. 그리고 이런 삼바를 베이스로 재즈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음악장르가 바로 보사노바(Bossa Nova)다. 삼바와 리듬은 유사하지만 속도는 삼바에 비해 느리며 음율도 잔잔하다. 

보사노바(Bossa Nova)가 세상에 나올 때

보사노바는 1950년대 후반 리우데자네이루에 사는 중상층 학생들과 거리의 뮤지션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나라 레앙(Nara Leao),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Vinicius De Maraes), 카를로스 리라(Carlos Lyra), 호앙 질베르투(Joan Gilberto), 루이스 봉파(Luiz Bonfa)가 보사노바를 창시하며 세상에 알린 인물들이라고 보면 된다.

이후 세계적 유행을 이끈 건 스탄게츠(Stan Getz)다. [Getz/Gilberto] 앨범은 대박이 나면서 현재도 보사노바 최고의 명반으로 꼽힌다. 브라질 만의 음악이 세계로 뻗어나간 계기가 됐고 지금 들어도 참 세련된 음악이고 현재도 보사노바 곡들은 꾸준히 만들어 지고 있다. 

보사노바를 작사하다.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Vinicius De Maraes)

여기에 음악적 형식을 만든 인물이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호앙 질베르투라고 한다면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는 텍스트 내용을 담당했다. 서사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이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라는 인물이 재미있고 대단하다. 본질적으로 브라질의 서정 시인인데 문학, 연극, 영화, 음악 등 방대한 스펙트럼을 자랑했지만 그럼에도 그는 항상 시가 그의 첫 번째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그의 작품들은 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는 보헤미안이었고 애연가이자 위스키 애호가로도 유명한데 평생 결혼을 9번했고 알코올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학창시절은 장학금을 받으며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브라질로 돌아와서 영화평론과 기자 일을 시작했었다. 그러다 외교관이 되어 전세계 중요 요직을 담당했지만 브라질에 군사 정권이 들어서면서 알코올을 문제 삼아 강제 퇴직된다. 아마도 그의 음악활동과 대외적인 콘서트 활동이 군사정부가 보기에는 눈엣 가시였다. 역사에서 이런 사례는 많았고 군중들에게 입바른 소리를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을 것이다.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Vinicius De Maraes)의 음악활동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을 비롯해 정말 많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음악 파트너들과 함께 작업을 했고 보사노바(Bossa Nova)음악의 탄생과 세계 시장에 소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유명한 예술가들과 협업으로 곡을 쓰고 수많은 앨범을 녹음했던 인물이다. 

보사노바 앨범의 시초라고 불리는 앨범이 한 장 있다. 당시 여가수 일리제트 카르도주(Elizeth Cardoso)에서 모라에스의 음악 경력이 시작되는데 조빔과 모라에스의 공동 작업과 솔로 작곡으로 구성된 앨범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 [흑인 오르페 Orfeu Negro] OST는 보사노바의 매우 중요한 작품이자 음악 앨범인데 이 영화의 세계적인 인기는 보사노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앨범이 됐다. “Manha De Carnaval”가 수록되어 있다. 이 곡을 부른 가수가 바로 일리제트 카르도주였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바로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의 희곡을 각색한 것이었다. 그리스-로마신화의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현대 브라질 리우를 배경으로 바꿨고 리우 카니발을 배경으로 한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각색한 희곡이었다. 이 희곡을 영화한 작품이 바로 [흑인 오르페]였고 이 영화는 1959년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고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사노바의 황금기를 함께 했던 인물이다. 보사노바의 아버지라 불리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을 전세계 히트곡으로 만든 앨범은 Getz/Gilberto 앨범이었고 거기에는 “The Girl From Ipanema”가 있었다. 이 노래의 가사를 쓴 것도 바로 비니시우스였다. 조빔의 작사가로 알려졌고, 실제로 그와 수많은 작품들에서 가사를 담당했다. 그리고 비니시우스 자신도 작곡도하고 잘하지는 못하지만 노래도 불렀다.

멋진 음악파트너 토퀴뉴(Toquinho)

모라에스 음악 활동에서 70년대에는 토퀴뉴(Toquinho)라는 별명을 가진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인 안토니오 페치 필뇨와 음악적 파트너 관계를 꾸준히 유지했고 토퀴뉴(Toquinho)와 앨범들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동시에 브라질 최고의 여성 가수였던 마리아 베타니아, 마리아 크레우자와 함께 녹음한 앨범들도 큰 사랑을 받았다. 

1970년 조빔과 토퀴뉴와 함께 리오데자네이로에 있는 공연장에서 1년 동안 공연을 진행했었다. 이때 브라질 여가수 마리아 크레우자(Maria Creuza)와 협업을 하게 되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고 실제로 음반으로도 여러 장의 앨범이 발매됐다. 이후에 마리아 크레우자를 대신해 마리아 베사니아가 보컬을 맡기도 했었다. 특이하게도 모라에스가 참여한 앨범이 브라질을 제외한 아르헨티나쪽에서 열광했었고 이웃 남미국가에서도 큰 사랑을 받기도 했었다. 

O Grande Encontro LP를 구하다.

1980년 7월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는 사망했고 그의 음악파트너 토퀴노와 앨범작업 막바지상태였었다. 사후에도 그의 음악작품을 기리는 공연과 앨범들이 꾸준히 발매됐고 1988년에 발표된 [Toquinho, Vinicius e Maria Creuza – O Grande Encontro]가 발표됐다.

바로 위의 이 앨범을 지난 5월 즈음 어렵게 구해서 여름내 들었던 LP음반이었다. 2023년 여름 나만의 최고 여름 앨범은 단연 이 앨범이었다. 브라질의 낭만이 가득 담겨있는 보석 같은 앨범으로 70년대부터 토퀴노, 비니시어스, 마리아 크레우자가 함께 했던 노래들만 모아 놓은 베스트 앨범형태로 어느 한 곡 버릴 곡 없이 전곡이 다 좋다. 이 음반을 구할 수 있으면 꼭 구해서 들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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