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휴가 때, 조카가 묻는다.
“큰아빠는 홍박사님을 아~세요?”
“홍박사님? 그게 누군데?”
“아~모르시는구나~”,
“뭐지? 홍박사가 누군데? 꼭 알아야해?”
“아뇨~ 됐어요!!”
뭐지? 홍박사님이 누군데 왜 물어 보는거지? 그렇게 뜬금없는 홍박사님은 잊고 있었는데,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이 홍박사님을 알려줬다. 아~ 이게 홍박사님이구나. 궁금증이 풀렸다. 그리하여 시골아저씨가 홍박사님을 접했다. 숏츠 영상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이게 요즘 뜨는 밈이었고 상당한 중독성을 지닌 컨텐츠임을 알았다. 사실 호와 불호는 극단적으로 갈릴 컨텐츠다.
홍박사님을 아세요? 요즘 유행하는 밈이고 챌린지다. 최근 각종 SNS나 여러 플랫폼에서 유행중이다. 틱톡이나 유튜브 숏츠, 인스타에 유명인들과 함께 춤추는 챌린지다.
밈(meme)?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여러 플랫폼에서 퍼져나가는 여러 문화의 유행과 그에 따른 파생, 모방의 경향을 통틀어 인터넷 밈(Internet meme)이라고 하고 이런 창작물과 작품들 모두를 밈이라고 부른다. 재밌는 것이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생긴 용어가 아니다. 1976년 동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한 학술 용어였다.
밈(meme)은 인간의 유전자 진(gene)과 같이 자기복제의 특징이 있고, 번식해 대를 이어 전해진다는 개념에서 착안해 패러디되고 변조되고 퍼지는 작품 속 문화 요소라는 의미를 퉁쳐서 부른다. 한마디로 인터넷이 보급된 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 전파 현상을 밈이라고 한다.
초창기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웃긴 그림 파일 또는 합성 파일 이런 것에서 출발해 움직이는 그림 파일 움짤, 짤방 같은 개념에 제한적으로 사용됐고, 어느 순간 인터넷에 나도는 병맛, 중독성 있는 대상이면 바로 밈이란 형태로 표현됐다. 그런데 이게 특정 집단 내에서도 밈이 존재한다. 예로 연예인 팬덤, 드라마 팬덤, 팬카페, 특정 커뮤니티 안에서만 존재하는 밈도 있다. 물론 밈에도 유행이니까 수명이 있다. 서서히 알려지다 폭발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틱톡이나 유튜브가 대중화되면서, SNS를 통해 짧은 동영상 숏츠같은 영상들이 유행하면서 급속도로 밈들이 만들어지고, 스마트폰이 청소년, 청년들 사이에 보급되면서 서로 공유되고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SNS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나 중년층 이상의 일반인이 보기에는 그저 화면 속에서 젊은 사람들이 춤추거나 노래하는 영상에 불과하다.
챌린지?
어떤 행동을 취한 것을 인증한 후, 다음 주자를 지목해 똑같은 행동을 유발하게 만드는 일종의 문화 현상의 밈의 일종으로 봐야한다. 대표적인 것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시작한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있고, 한국에서 챌린지 붐을 일으킨 지코 노래 “아무노래”를 따라 하는 아무노래 챌린지가 가장 대표적이다. 지코의 음원 파워와 틱톡 마케팅의 파급력이 제대로 어우러져 성공한 케이스로 이후 아이돌 그룹들을 중심으로 신곡 나오면 거의 무조건으로 챌린지를 시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결국 대중음악계에 챌린지문화 불을 붙였다고 봐야 한다. 사실 “홍박사님을 아세요”도 이런 챌린지의 연장선상에 있다.
홍박사님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거야?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조훈과 이선민이 면상들이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제작된 컨텐츠다. 조주봉 – ‘홍박사님을 아세요’ 공식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그럼 조주봉은 누구냐? 조훈의 부캐릭터가 바로 조주봉이다. 그가 발표한 노래가 제목이 ‘홍박사님을 아세요’다.
옛날에 한 처녀가 살았는데 가슴이 작은 게 콤플렉스였어요
그래서 이쪽으로 유명한 홍박사님을 찾아갔걸랑요
그랬더니 이 운동을 하면 가슴이 커진다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버스정류장에서 이 운동을 막 하고 있었는데
한 남자가 어깨를 툭툭 치더니 뭐라는 줄 알아요?
그쪽도 홍박사님을 아세요?
홍 홍 홍
홍 홍 홍
아주 단순하고 유머러스한 뮤직비디오에 중독성 있는 음악이라는 것과 재미있는 안무가 곁들어진 한마디로 밈을 위해 만들어진 컨텐츠다. 개그프로그램에 코너에서 봄직한 개그 코드들이 들어가 있는데 처녀는 가슴이 작은게 콤플렉스라 팔을 돌리는 운동을 시작하고 조주봉은 다리를 떠는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왜 다리를 저렇게 떨까? 조주봉의 콤플렉스는…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오는 성인 개그의 코드를 지닌 곡이다. 그런데 왜 이게 유행이됐을까를 생각해 보면 바로 중독성 강한 음악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음악을 만든 과나?
“홍박사님을 아세요?” 이 노래 작사는 부캐 조주봉의 본인 조훈이 맡았다. 그리고 작곡은 이쪽에서 이미 유명한 유튜버 ‘과나’다. 요리, 애니메이션, 브이로그등 온갖 장르의 영상을 올리는데 음악이 대박이다. 국악, 힙합, 트로트, 록, 발라드, R&B, 동요까지 안 다루는 장르가 없을 만큼 음악적으로 해박하고 스펙트럼이 엄청나다. 각 장르별 크로스오버는 기본이고 장르의 특성을 잘 이해하며 붙인 가사는 큰 웃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웃긴 노래가 듣고 싶을 때 가끔 즐겨보고 구독하던 채널이다. 과나 음악의 특징이라면 바로 웃긴 가사와 중독성을 꼽을 수 있다.
“그거 아세요”는 매우 종독성이 엄청나서 인기가 많았고 실제로 과나 노래들은 음원 사이트에도 등록되어 있고 노래방에도 있다. 이런 과나와 조훈이 협업해서 만든 것이 바로 “홍박사님을 아세요?”다.
반응은?
홍박사님을 아세요는 2023년 7월 5일 발매된 노래로 반응은 극단적일 정도다. 극혐하는 이들은 일본 파인애플 아저씨처럼 만들려고 작정했고 억지로 미는 느낌이라는 반응이고 도대체 왜 유치한 노래와 괴상한 춤을 추고 있는지, 왜 사람들이 좋다고 호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에 젊은 층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이다. 컨셉과 뮤직비디오가 참신하고 개성과 중독성이 독보적이라는 의견이다.
개그는 결국 코드다. 유머 코드가 맞는 사람들만 웃을 수 있는 특수성이 분명 있다. 단적으로 젊은 층에서 열광하는 병맛 개그와 중장년들이 좋아하는 아재 개그가 남녀세대불문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 코드가 맞는 사람은 세상 그 무엇보다 웃긴 것들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웃음 포인트가 맞지 않으면 썰렁한 유치한 말장난 같다.